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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미얀마/바간

3천개의 불탑을 가진 도시 바간(3/3)

by 개굴아빠 2015. 3. 15.


[2015년 1월 1일의 일출 & 왕 실패 ㅠㅠ]


2015년의 첫 날.


쉐산도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5시 20분에 일어났다.


그리고 6시에 전날 예약해 둔 e-bike를 타고 쉐산도로 향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으니......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배터리를 충전기에 꽂아 놓은 채 카메라만 들고 나왔을 뿐 아니라 보조 배터리를 두 개나 더 가져갔으면서도 그것조차 챙기질 않았으니 말이다.


보조 배터리는 보조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 이날은 일출만 보고 올 것이라 보조 가방을 가져가지 않았으니 완전히 답이 없어진 것이다.


숙소로 다시 되돌아갔다 오려면 일출은 보지못하게 될 것이라 그냥 멍하니 일출만 볼 밖에.


캐논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잠깐만 배터리를 빌려서 사진을 찍어 보려고 했지만 배터리 모양이 달라 그것도 실패.


어쩔 수없이 폰카로 이날의 기록을 남겨야만 했다.


물론 뒷날 일출 사진을 멋지게 찍기는 했지만 이날의 일출은 정말 멋졌었다.


하늘이 거의 핏빛.





7시 30분 정도에 숙소로 복귀한 후 9시 30분까지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 식당으로 가 식사를 했다.


식사는 역시 토스트, 계란, 바나나, 수박, 커피.



[밍글라 쩨디, 민카바 마을 인근의 사원들]


10시에 숙소를 출발해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순서대로 돌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간 곳은 밍글라 쩨디.




벽면에 장식되어 있는 것은 세라믹으로 보였는데 원래는 상당히 아름다웠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밍글라 쩨디도 어느 정도 올라갈 수가 있는데 주변이 그리 시원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수학 여행을 온 듯한 한 무리의 학생들이 뒤쪽으로 가서 잠겨진 철창을 옆으로 넘어 가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았는데 누구나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되어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 올라가지 않았다.




구바욱지 파고다였지 싶은데 모래그림을 그리는 소녀가 있어 카메라를 들었더니 포즈를 취해 주었다.


그림을 볼 거냐고 묻기에 한 바퀴 돌고 다시 오겠다고 했더니 이 소녀, 절대 안 믿는다는 표정으로 "정말?"이라고 되묻는데 그게 여행객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나도 결국 다시 되돌아 가지는 못했다.



사원 바로 옆에 학교인듯한 곳이 있었는데 열린 공간이라 시원하기는 하겠지만 집중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보인다.


목소리 전달도 잘 안될 것이고.


그 다음 간 곳은 마누하 파고다.



광각 아니면 사진 찍기가 그리 쉬운 곳이 아니다.


그런데 전날도 거의 그랬지만 가이드 북에 제시된 사원을 별 생각없이 순서대로 도는 것일 뿐 사원들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되거나 의미를 부여하면서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듯하다.


워낙이 많은 사원을 돌다보니 그렇게 되지 싶다.


하기야, 앙코르왓도 마찬가지 아니었던가.


사원들에 대해 상세히 적어둔 자료를 가지고 가서 구석구석 살피면서 사원들을 보았지만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따프롬이나 앙코르왓, 그리고 뭐냐 그... 멀리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멋진 사원.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입장이 아닌 이상 오래된 사원들도 여행자에게는 그냥 풍경의 한 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어쨌든, 희미한 기억에 의하면 민카바 파고다부터 마누하 파고다, 난 파고다, 아베야다나 사원, 나가욘 사원 등은 민카바 마을이나 인근에 있었던 사원으로 기억된다.


민카바 마을은 칠기로 유명한 마을인데 여러 개의 공방이 있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고 방송에서 안내를 해 주었는데 왜 내가 갔던 곳은 가격이 그렇게나 비쌌을까?


민카바 마을을 조금 지나가니 오른쪽으로 여러 개의 탑군이 보여 가이드북에는 없지만 들러 보았다.





두상 자체만 놓고 보면 외계인 비슷한데 이것도 마야 문명의 외계인 두상(?)과 비슷한 것일까?









이 사원에서는 복원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사원의 이름은 기억에 없다.


나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나가욘 사원을 갔다가 학생 하나가 한국에서 복원 작업을 했다는 사원을 소개해 주었다.



입구에 한글로 된 복원 기념비가 있었는데 내용에 의하면 사원의 이름은 "레미엣나"이고 2000년 1월 9일 대한불교 조계종의 한 사찰에서 불사를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사원도 위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주변 풍광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괜찮은 곳이다.






학생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고 얘기도 하는데 결국은 자기 사촌 형이 판매하는 모래 그림을 사라는 것.


살 생각이 없음을 밝히자 그 다음은 자기가 수집해둔 외국돈을 보여주면서 한국돈이 있으면 하나 주었으면 한다는 레파토리로 옮겨갔다.


이후에도 몇 번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처음 해외 여행을 할 때 마닐라 공항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나게 했다.


마닐라 공항에 밤 12시가 거의 다 되어 도착을 했는데 나이가 좀 든 깡마른 사람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1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픽업 차량에 가방을 옮겨다 주는 것이다.


팁을 줄 필요는 없다고 하기에 그냥 고맙다라고 했더니 자기가 외국돈을 수집한다면서 한국 돈이 있으면 하나만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천원 짜리 한 장을 주었었는데 이게 가만히 생각해보니 웬만한 팁 이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한국돈은 하나도 없다고 얘기해 버린다.



나가욘 사원이 거의 끝 지점이 되므로 다시 자전거를 돌려 민카바 마을로 가서 제일 커 보이는 칠기 공방을 잠깐 들러 가격대를 살펴보니 장난이 아니다.


소줏잔으로 할만한 각국의 잔을 수집 중인데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미얀마의 칠기 잔이 가장 비싼 품목이 될 판이다.


작은 잔 하나가 7천짯이라니. 헐......


포기하고 올드 바간으로 가 점심을 먹었다.


조금 고급스럽다는 사라바 II.



볶음밥 5,000짯, 파인애플 주스 1,500짯.


미얀마 물가로 따지자면 상당히 고급 식당인 것이 맞다.


그냥 싼 것을 먹을 걸 그랬나?


사실은 이때쯤 해서 계산을 해보니 달러를 너무 많이 환전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었다.


양곤에서 500$을 환전하고 바간이나 냥우 정도 가서 200$ 정도 환전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돈이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배낭여행자 코스프레 치고는 좀 황당한(?) 식사를 해 버린 것이다.


식사 후 가이드북에서 제시한 순서대로 또 방황을 시작했다.


사원에 들어가도 사원보다는 다른 것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미얀마 전통 마리오네트.



그리고, 기념품으로 많이들 사는 달에서 낚시하는 사람.




제법 큰 사원이었는데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찍어보았지만 별로다.


장비 문제도 있지 싶다.


담마얀지 사원인가 보다.




그런데 왜 이 미얀마 아가씨들은 이 서양 꼬마 아가씨와 사진을 그렇게 찍으려고들 했을까?


일고여덞 명이 순서대로 사진을 찍는데 나중에는 꼬마 아가씨가 좀 황당해 하는 눈치더만.



담마얀지를 나와 간 곳은 술라마니 파고다.


상당히 아름다운 사원이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작은 루비"라는 뜻이라고 한다.










술라마니 파고다는 외관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안쪽에 엄청난 양의 벽화가 있었는데 벽화도 아주 섬세하면서 정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