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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도, 네팔/네팔

푼힐 트래킹 4일째

by 개굴아빠 2013. 2. 24.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는 결국 우리에게 맨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나보다.


새벽에 잠이 깨긴 했지만 역시나 비다.


6:30'에 일어나 보았지만 그래도 비.


시바에게 바로 내려가자고 얘기하고 2박 3일간의 숙식비를 계산했는데 얼마인지는 기록이 되어 있지 않지만 생각보다 좀 많이 나왔었는데 대략 3 - 4만원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아마 방값이 600Nrs.라서 그랬던가 보다.


다른 배낭 여행자들에 비해 영 돈이 없어보이지는 않았던지 비상식량(건조 비빔밥)에 넣기 위해 조금 얻었었던 뜨거운 물까지도 모두 뜨거운 물 한 병 값으로 계산이 되어 있었다.



7시 출발.


안나푸르나의 일출은 커녕 그냥 안나푸르나도 못보는 것이 확실한 터에 굳이 더 이상 지체할 필요는 없었기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래빠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스투파 앞에서 기념 사진 찍는 일.



올라갔던 코스와 반대편으로 내려가게 되면 따또빠니에 들러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고 하지만 여기는 1박을 해야되는 코스라고 하니 포기.


온천이라고 해도 그다지 청결한 상태는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


고래빠니, 따또빠니......


"빠니"라는 말은 네팔어로 "물"이란 뜻이란다.


"고래"는 "말", "따또"는 "따뜻한"이란 뜻.


그러니까 고래빠니는 말에게 물을 먹이던 곳이란 뜻이고, 따또빠니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곳이란 얘기다.



출발을 하고 조금 있으려니 하늘이 개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참으로 매정하고 야속한 날씨였다.


내려가면서 만나는 팀들에게 "당신들은 아주 운이 좋아.  우리는 이틀 동안 머물렀지만 결국 산을 보지 못했어."라고 얘기하고 뒷날 아침에 일출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해주는 수 밖에.



이런 길에서 거머리가 잘 붙는다.




올라가는데 세 시간 이상 걸렸던 길을 두 시간만에 걸어 울레리 조금 위쪽의 롯지에 도착을 했으니 상당히 빨리 걸은 셈이다.



네팔 라면과 스프라이트를 주문해놓고 앉아 있으려니 그냥 보내기는 아쉬웠었던지 마차푸차레가 살짝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화창하게 갠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온 산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


하루만 날짜를 늦춰 잡았었더라도 푼힐에서 보는 히말라야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아쉬움만 그득.



올라갈 때는 비 때문에 근처가 보이지 않아 몰랐었는데 주변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이 마치 2년 전에 보았던 스위스의 융프라우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 와중에 언뜻언뜻 얼굴을 보이던 마차푸차레.


"잘 가, 메롱 메롱."


이런 느낌?  ㅡㅡ;;





울레리 마을 근처에서 본 다랭이논.


경치 한 번 참 시원~~~하다.


이런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나마 만족해야......하는 신세.  ㅠㅠ



이 사람들은 그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일상으로 보였다, 별로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질 않았으니.






울레리 마을 길 가에서 우리를 바라보던 꼬마 아이.


카메라를 대니 잠시 쳐다보다가 한 장 찍혀주고는 숨어버렸었다.



계단, 계단, 계단......


만 하루가 넘게 고래빠니에서 쉬었다고는 하지만 다리에 무리가 간 것은 분명했던 터.


울레리에서 티케둥가까지 가는 지옥의 계단 중간 쯤에서 왼쪽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겨우겨우 티케둥가 도착.


가까운 롯지에 들어가 물과 음료수부터 시켰다.


산을 오를 때 초코렛보다는 소다수나 콜라같은 당분이 많이 든 음료수가 피로 회복에는 훨씬 낫다.




시바와 솔이.

Shiva & Sol.


시바 이 친구가 상당히 괜찮은 친구다.

This guy is quite a some lad.


가이드로서 역할도 잘 해주었고(당연히 그래야겠지만) 딱 봐도 성실하고 착하게 보였는데 가난한 국가의 젊은이답지않게 다른 나라도 몇 곳 가 보았으며 지금은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는 등 아주 성실하게 살고 있었다.

He is conscientious in his duty as a guide.

He said that he is studying French and also had traveled a few other countries.

I think, he tries to pursue better quality of life in spite of his all poor environment.


솔이가 저런 것을 좀 본받아 주었으면......

I want my son resemble him.


아직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곤 한다.

He is one of my important friend on FaceBook.


푼힐까지 트래킹을 하기 위해서는 포터를 고용해서 함께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포터조차 없이도 트래킹이 가능하지만 가이드를 고용하면 가장 안전한 트래킹이 보장 된다.


단, 하루 가이드비가 17$이라는 게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그중 13$만 가이드에게 간다.


나머지는 에이전시의 몫.


직접 컨택을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혹시 컨택을 하고 싶다면 http://www.facebook.com/jhon.basnet 이 시바의 페이스북 주소이다.




올라갈 때 묵었던 힐레의 롯지에서 바라본 같은 풍경인데 날이 개니 그 초록에서 흘러넘치는 청량함이 안개 속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타르초인가 싶었더니 빨랫줄. ㅎㅎ



힐레에서 나야풀로 가는 길 옆 집 마당에서 곡식을 말리는 모녀.


한 컷 찍고 나니 더 찍지 말랬다. ㅠㅠ




몇몇 곳에는 산사태가 나 있었는데 여름철에 가끔 길이 막히기도 한다고.


이쪽 근처 어디였나 길바닥을 보니 맑은 쑥색의 돌들이 보였는데 딱 보니 옥돌이었다.


가공하면 어느 정도가 될지 모르지만 잘만하면 돈이 될 수도 있으려나?


시바에게 얘기는 해 줬는데 별로 관심은 없는 듯했다.



길 옆의 초등학교.


휴일이거나 방학인 모양인지 학교가 아주 조용했다.


아이들이 보였다 하더라도 망가져가는(!) 다리 때문에 못 들어가 보았을 거다.



집집마다 옥수수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당연히 겨울 양식이겠지.



무릎도 아프고 종아리와 허벅지도 힘이 없어 서 있기도 힘든 상태.


한 쪽 발이 앞으로 던져지면 다른 쪽 무릎이 꺾이는 그런 움직임.


걷는 게 아니라 발이 마리오네트처럼 움직여서 아래쪽으로 억지로 움직여지는 상태이다보니 자꾸 뒤처지기 시작했다.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 나쁜 놈들.  :(



팀스와 퍼미션 센터를 거쳐 겨우겨우 나야풀에 도착을 했다.


팀스에서 쉰내 팍팍 풍기는 젊은 한국 친구를 만났는데 ABC 트래킹을 하고 오는 중이라고 했다.


무릎에 문제가 생겨서 걷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ABC 트래킹을 하면 무릎 망가지는 건 기본이라고 했다.


수 개월 여정으로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고 했는데 인도를 다니다가 여행 경비를 모두 잃어버려 한국에서 긴급하게 300만원 정도 공수받아 여행을 다닌다고 하는데 잃어버린 돈이 500만원 이상 되지 않을까 싶다.


해외 여행에서 돈 관리, 특히 지갑 관리는 필수다.


술도 안전함이 완전하게 확보된 상태가 아니라면 맥주 한 병 정도?


택시를 타는 곳까지 도착하니 대략 2:20'.


올라가는데 이틀 걸린 길을 7시간 20' 정도만에 내려간 셈이다.


시바가 불러둔 택시를 타고 포카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커브를 한 곳 도는데 아래 사진과 같은 풍경이 눈 앞에 들어오기에 택시 창 밖으로 카메라를 대고 찍으니 택시 기사가 차를 길 옆에다 대어주었다.





최대 줌으로 당긴 사진인데 페와 호수와 포카라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


포카라에 도착해서 택시비를 물어보니 1,800을 달라고 했는데 깎아서 1,700Nrs를 줬다.


아무래도 좀 많이 준 느낌이다. ㅠㅠ


샤워하고 빨래를 손세탁 맡겼는데 1kg 당 100Nrs라고 했다.


모두 2.5kg.


참고로 세탁기는 60Nrs인데 태국 치앙마이에서 정글 트래킹 후 빨래를 맡겨본 경험이 있어 세탁기는 No!


저녁먹으러 낮술로 갔다.


근데 사장이 없어 기다리다보니 시바 저녁까지 사게 되었는데 식사비가 무려 인도 루피로 1,630이 나왔다. ㅠㅠ


시바에게 준 팁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팁으로 10$인가 더 줬었으니......


시바가 숯불 고기는 먹어봤지만 쌈은 처음 먹어본다면서 아주 잘 먹었었는데 상추는 잘 먹었지만 깻잎은 향이 강한 모양이었다.


한 번 먹고는 포기.


숙소로 가서 침구 냄새가 심해 잠자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그렇잖아도 침구를 바꾸어 놓았다고 했다.


숙면을 취할 수 있을 듯 싶었는데...... ㅠ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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