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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조지아

카즈베기 - 주타 트래킹

by 개굴아빠 2020. 2. 3.


카즈베기 가면 주타 트래킹은 꼭 해야 한다.


주타 트래킹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주타에서 하루 숙박을 하는 방법과 카즈베기에서 출발하는 단체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



주타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간 곳이다.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떠난 여행길에서 카자흐스탄에서 만난 아줌마팀이 주타에서 1박을 했다는 정보에만 의지해 무작정 주타로 간 것이다.


트래킹을 하고 밤에는 별 사진을 찍을 예정이었으므로 손잡이 달린 파우치에 짐을 최소한으로 챙긴 후 수트 케이스는 카즈베기의 Sunny Guest House에 맡겨두고 주타로 향했다.


아침 식사 때 식빵이 나왔기 때문에 치즈와 오이를 넣어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준비했는데 혹시 트래킹 도중 식사를 못할 때를 대비한 것.


이게 아주 도움이 되었다.


주타까지는 택시로 왕복 50라리(2만원)인데 어찌될지 몰라 편도로 40라리를 주고 갔다.


카즈베기로 돌아갈 때는 어찌 되든 되겠지.


택시 기사인 Xiwi(기위라고 발음하는 듯)에게는 10시에 다시 오라고 하긴 했는데 확정이 되면 연락하겠다고 하고 전화번호만 받아두었다.



가는 길은 2/3 정도가 비포장.


주타 마을 근처에 자그마한 폭포가 있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택시 기사가 잠시 세워 주었다.



이 지점부터서는 여러 가지 꽃들이 제법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해 주었고 트래킹에 대한 기대도 높여 주었다.


부킹닷컴을 통해 예약한 평점 9점 이상의 Lali’s GH는 공용화장실 하나 짜리 방.


카즈베기 sunny house에 비하면 가성비 완전 빵점이다.


이곳보다 환경이 좋은 카즈베기에서는 깨끗한 욕실 딸린 호텔 같은 방이 70라리인데 주타 마을에서는 여인숙보다 못한 방이 60라리. ㅠㅠ


주타의 방들은 카즈베기와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짐을 놓아둔 후 카메라와 아침에 만들어 둔 샌드위치, 바나나 한 개와 물을 챙겨 트래킹을 시작했다.


숙소에서 올라가는 길을 물어보았는데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되었을 듯한데 여하튼 인터넷의 정보처럼 트래킹 처음 4-500m 정도는 상당히 가팔라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그 구간만 통과하면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내가 선택한 길은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 길인 듯했다.


사람들이 많이 걷지 않은 산길.


오히려 사람이 없는 그 길이 좋았다.



터널처럼 뚫여있는 저건 분명히 눈일 거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멀리 산장인 듯한 곳이 보였다.


뒤에야 알게 되었는데 저 곳이 Fifth Season 이라는 곳이며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텐트조차 치기 힘들다고 한다.


아줌마 팀은 저곳에서 텐트 치고 1박 하며 쏟아지는 별들을 본 거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마을에서 숙박한 거.



어디를 보든 히스꽃들이 지천이었는데 스위스의 그린델발트 못지 않았다.



산장 근처에 이르러니 이정표 겸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오른쪽 팻말 중 위엣 것이 산장 표지판이다.



그쪽 길로 걸어가면 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 싶다.


여기서부터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지 싶다.


다만, 올라가다 시냇물에 포대로 된 징검다리가 보이면 건너서 가는 편이 좋다.


아래에서 설명할 예정.
















이건 설정샷.


10초 눌러두고 뛰어간 후 다시 되돌아 와 맘에 들 때까지 반복.




그리 경사가 급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트래킹은 트래킹이다.


높은 곳이라 공기가 꽤 차지만 제법 땀이 난다.


준비해 간 샌드위치와 바나나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산길을 올랐다.




더 이상 가기는 힘들겠다 싶은 곳에 이르니 자그마한 쉼터가 있는데 그곳에 혼자 있던 젊은이에게 호수가 어디냐고 물으니 다시 내려가라고 했다.


호수까지가 목표였으므로 이제부터는 하산하는 코스.


1-200m 정도 더 내려가니 멀리 옥색 호수가 보였다.








2500m 지점.


한라산이 1947미터이니 그보다 높은 곳이다.


당연히 여름철 한라산 등반하면 느낄 수 있는 공기 온도보다 차다.




처음에 잠깐 언급했는데 가다 보면 이렇게 포대로 만들어진 징검다리가 보이면 건너는 편이 좋다.


아니면 신발과 양말을 벗고 시냇물을 건너야 하는 수가 생긴다.


뭐 균형 감각만 있다면 그냥 건널 수도 있긴 하다만......





당일 단체 패키지 트래킹을 온 한국 사람들도 만났는데 트래킹에 3시간 정도를 준다고 한다.


아마 적당한 시간일 것 같다.


나야 주타에서 1박을 할 것이니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


느긋하게 셀카 타임.















다 내려와 마을 산길에서 이 녀석을 만났다.


순하게 보이기는 했는데 길을 안 비켜 준다.


이 녀석을 지나서 가야 숙소로 가는데......


그냥 옆으로 지나갈까 하다가 뒤통수라도 채일까 싶어 어쩌지도 못하고 10분 정도 대치하고 있다가 이 녀석이 옆에 있는 풀을 먹으려 옮긴 사이에 겨우 통과.



하늘에 달이......


돌아갈 때 쯤엔 보름달이 되어 있겠지.



내려오니 숙소 아줌마가 차와 비스켓을 내어 주었다.


고맙게 생각했는데 비스켓이 눅눅하고 냄새가...... ㅠㅠ


한 입만 베어먹고는 차만 마셨다.


저녁(20라리)은 8시에 달라고 해서 먹었는데 하...... 이것도 좀...... ㅠㅠ


8시 30분 정도에 별 사진을 찍으러 다시 올라 갔다.


초반 길이 아주 힘들지만 그래도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볼 수 있다 해서 올라갔는데......



하늘엔 구름만 잔뜩. ㅠㅠ





카메라를 B셔터로 놓은 후 후레쉬를 이용하여 장난 좀 치다 내려와서는 남은 화이트 와인과 감자칩을 먹고 자려는데 좀 춥다. ㅠㅠ


자다가 옆 침대에 있던 담요까지 끌어다 덮었더니 겨우 잠들만.


주타 트래킹은 꼭 가기를 권하긴 하는데 주타 마을에서 1박하는 건 재고를 해보는 편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