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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아르메니아

창의 수도원 게하르트

by 개굴아빠 2019. 11. 4.


전날 숙소 문제로 조금 고생한 탓인지 잠은 푹 잤나보다.


식사를 하러 갔더니 콘티넨탈식이기는 한데 좀 빈약하다.




대충 챙기니 터키식이랄까.


블랙 올리브가 있는 것이 그나마 반갑다.


아마 이때 쯤인가보다, 이 동네 음식에 살짝 질리기 시작한 것이.


소련 연방에서는 조지아쪽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아르메니아가 조지아 바로 옆 나라라 그런지 그다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느낌이다.


거기다 고수를 거의 모든 음식에 넣다보니 고수를 일부러 찾아먹지 않는 내게는 아무래도 별로.


식사 후 복숭아 하나를 간식으로 챙겨넣은 후 오늘의 투어를 위해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게하르트 수도원, 가르니 신전, 주상절리.


세 곳이 근처에 있고 이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통칭 벤츠 매장이라고 하는 터미널로 가야 한다.


숙소인 comfort 호텔에서 맞은편으로 건너가 44번 버스 타고 30분 가량 이동하면 벤츠 매장으로 갈 수 있다.


구글맵으로 잠깐잠깐 확인하면서 가는데 거의 다 되어가니 옆에 있던 사람이 "가르니?"라고 물어보기에 그렇다고 하니 다음에 내리라고 하네.


그리고 오른쪽 방향을 가리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버스가 있다는 모양이다.


터미널 이름은 정확하게는 Gai Bus Station이다.


노란 266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사람 블로그에 보면 286번도 간다고 되어 있다.



266번 버스를 타고 가니 외곽쪽으로 빠지는데 완전히 시골 분위기다.


몇 군데 섰다가다를 반복하며 가는 길이 약 50분.


Goght(고트)가 종점이다.


거기서 게하르트 수도원까지는 4km가 넘는다.


걸어서 가면 1시간 정도 만에 갈 수는 있을지 몰라도 내게는 안 그러는 게 좋다는 판단.


당연히 택시를 타야 하는데 마침 같이 내린 현지인이 게하르트까지 1,000 드람이라고 얘기를 해 주기에 내가 알고 있던 가격보다 훨 싸다고 생각했더니 역시나 옆에 있는 동네 택시(라고도 할 수 없는 완전 폐차 직전의 차) 기사인 듯한 친구가 게하르트까지 왕복 + 가르니 신전까지 해서 4,000 드람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현지인(1,000 드람이라고 얘기해 준)이 그 말을 듣더니 완전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데 자기들도 황당한 듯하다.


하지만, 어디든 현지인 가격과 여행자 가격은 다를 수 있는 법.


자기들도 동네 사람들 영업을 방해할 수가 없으니 더 이상은 말을 못하고 미안하다는 표정만 짓고는 가버렸다.


3,000드람으로 계약을 하고 가는데 게하르트에서 30분을 준단다.


그런데 가보니 30분으로는 많이 모자란다.


편도는 1,000이라 그랬는데 혹시나 되돌아오는 차를 구하지 못할까하여 왕복으로 했더니 편도만 할 걸 그랬나보다. ㅠㅠ




미사가 진행 중인 모양이었는데 신부님의 노래도 만만치 않았지만 신부님과 주고 받는 성가대인듯한 여성 4명(지휘자 1명 포함)의 화음이 끝내준다.


말 그대로 A Cappella.(아카펠라:성당 풍으로 - 무반주로 화성을 넣어 부르는 것을 뜻함)




뒤에 들은 이야기인데 동방 정교회의 성가대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노래 연습을 하고 미사 등의 행사 때 봉사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여행에서도 평일 낮에 성당에서 노래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었다.



궁창을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이 성당 내부를 더욱 경건하게 만들고 있었다.



뭔가 의미가 있을 법한 동물 조각이긴 한데 작품성은 떨어지는 것 같다.







이 성당에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른 로마 병사의 창이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에치미아진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긴 한데 그로 인해 이곳 수도원이 Geghard vank(창의 수도원)이 되었다고 한다.


https://narses.tistory.com/443


30분에 맞춰 빠듯하게 성당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은 후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기사가 기다리고 있긴 했는데 시간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해 보였다.


좀 더 구경하다 갈 걸 그랬나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