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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아르메니아

기독교 국가에 웬 로마 신전?

by 개굴아빠 2019. 11. 4.


게하르트 수도원을 둘러본 후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가르니 신전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에 체리를 팔고 있는 곳이 많아 그 중 한 곳에서 체리 1kg을 1,000드람에 샀다.


1kg만 달라고 했는데도 5,000드람 짜리 돈을 들고 있어 그런지 체리를 봉투에 자꾸 담기에 1kg만 살 거라고 했더니 거진 반을 덜어낸다.


혼자서는 과일 1kg도 사실 무리라고요.


가르니 신전 입구 역시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인들도 제법 보였다.


입장료는 1,500드람인데 학생은 150드람이다.


국제교사증 같은 건 안통하기 때문에 입장료를 다 내어야 한다.


평생 대학 아니면 노인 대학 학생증 같은 거라도 구해볼 걸 그랬나? ㅋ


수도원이 입장료나 관람료가 없는 대신 불편한 점은 화장실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숙소를 나선지 두어 시간은 지난 터라 화장실에 갔었으면 했는데 다행히 신전 매표소를 지나니 화장실이 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것은......



세계 최대의 주상 절리라고 하는 가르니 계곡의 주상 절리다.


저기를 내려가야 하는데 날도 덥고 내려갔다 다시 올라올 걸 생각하니 아득하다.


걱정은 미뤄두고 일단 눈 앞의 가르니 신전부터 구경하자.



아르메니아는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이다.


따라서, 다신교의 상징인 로마 신전이 있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만 이곳을 로마가 1세기 경 지배를 했고 그 때 아르메니아 곳곳에 로마 신전이 지어졌다고 한다.


4세기 초 기독교를 받아들인 후 이곳을 제외한 아르메니아의 모든 신전은 파괴되었다고 한다.


이후로는 왕가의 별장으로 사용되었다고.


아직 그리스는 못가 봤기에 그리스 신전의 열주들과 장식들이 주는 느낌은 사진으로 밖에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여기서 그리스 로마 신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이색적이었다....만 신전이 너무 깨끗하고 낡았다든지 하는 세월의 흔적을 발견하기가 어려워 조금 생뚱맞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신전 안쪽에서는 아르메니아 전통 악기인 듯한 목관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관광객을 위한 퍼포먼스인가 보다.


이런 공간 안에서는 어지간히 연주를 못하지 않는 이상 소리가 가득 차게 마련이다.


로마 신전과 아르메니아 전통 악기 연주가 무슨 연관이 있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마 신전 가득히 울려퍼지는 음악 소리에서 신비감을 느끼게 하려는가 보다.


다들 손을 모으고 경건하게 듣고 있더라고.


사진 봐, 연주 끝났는데도 다들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한 자세로 있잖아.


나?


나야 연주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휘적휘적 구경하고 나왔지.


신전 뒷편으로 가면 사람들 방해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여 뒤로 돌아 갔더니 또 주상 절리의 모습이 보였다.



100m도 넘어 보이는 계곡을 내려갔다 와야 한다니......


그냥 여기서 본 걸로 만족해버릴까?


내려가는 길은 어디지?


사진에 있는 저 길인 것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누군가의 블로그에는 신전에서 내려간다고 되어 있었으니 이 근처에 있는 건가?


모르겠다, 나중에 생각하자.


역시나 신전의 뒤쪽은 사진 찍기가 좋았다.




점프샷을 셀프로 찍는 건 아무래도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다.


셀프에도 연사가 있으려나?


신전 뒤편을 보니 계곡 아래로 난 오솔길이 보이기는 한데 아무리 봐도 그리로 내려가는 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