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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조지아

조지아의 첫 도시 - 시그나기에서

by 개굴아빠 2019. 10. 24.


어쩌다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시그나기를 두 번 가게 되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넘어가면서 한 번, 그리고  여행에서는 시그나기를 두 번 가게 되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넘어가면서 한 번,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에 텔라비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한 번 더 가게 되었는데 두 번 모두 시그나기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에 가지를 못했다. ㅠㅠ


어쨌든, 셰키에서 국경을 통과한 후 잠시 만난 중국인 2명과 영국인 1명과 함께 시그나기로 택시를 타고 갔으면 했지만 세 사람은 기어코 마슈르카를 타고 가겠다기에 나 혼자 국경 옆의 마을인 라고데키로부터 시그나기까지 택시를 타 버렸다.


약 50km 거리를 35라리(약 1.6만원)에 편하게 가기는 했는데......


가끔은 구글맵이 다소 불친절한 구석이 있어 문제다.


특히나 코카서스 지역에서는 구글신이 자주 심통을 부리는 바람에 고생을 했었는데 시그나기의 숙소로 갈 때 제일 애를 먹었다.


셰키에서 출발하면서 정해 둔 숙소는 Emillia 라는 이름의 숙소였는데 구글맵에서는 숙소 이름으로 검색이 불가능했다.


다행히 주소가 있어 택시 기사에게 보여주니 자기도 위치를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시그나기의 중심에 도착한 후 택시 기사가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는데 구글맵이 알려주는 방향과는 다르다.


그래도 위치를 모르는 택시 기사보다는 구글맵이 정확하겠지 싶어 구글맵이 가리키는 곳까지 무조건 가 달라고 했는데 이게 실패.


택시에서 짐을 내리니 바로 앞에 호텔이 보였다.


이건가 싶어 기사에게 택시비(원래 35라리이지만 거리상 40라리가 맞겠다 싶어 결국 40라리를 줬다.)를 주고 보낸 후 물어보니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Emillia라는 이름의 호텔은 들어본 적이 없단다.


하......


구글맵에 표시된 방향을 보니 언덕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는 길은 숙소 방향이 아니라 왼쪽으로 90도 방향이다.


택시 기사도 보내 버렸으니 나 혼자 길을 찾아야 할 판.


어쨌든 길을 따라 수트케이스를 끌고 내려가는데 이거 도저히 숙소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안보인다.


길을 가다보니 자그마한 숙소 겸 카페가 보여 들어가보니 다행히 영어가 통하기는 하지만 자기도 위치를 모르겠단다.


다만, 주소로 봐서는 어디 정도라고 알려주었다.


완전히 갈짓자로 길을 내려가 30분 가량 헤맸지만 Emillia 라는 간판은 발견 불가.


구글맵 위치는 맞지만 도저히 아니다 싶은 곳에서 혹시나해서 두어 군데 물어보니 그제야 한 아주머니가 바로 옆이라고 하며 알려주는데 아파트형 숙소다.


당연히 간판 따위는 없는 거다.


덕분에 30분 가량을 수트 케이스 끌고 헤맸다.


구글맵도 너무 무조건적으로 믿을 건 아니다.


숙소는 중심에서 조금 많이 떨어져 있는 점만 제외하면 2만원도 안되는 숙소치고 아주 괜찮았다.






최하 4인이 묵을 수 있는 숙소인데 혼자인 걸 알고는 주인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주인이 숙소를 안내해 주는데 영어가 아예 안된다.


그래도 만국 공통 언어인 손짓 발짓으로 설명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나도 구글맵을 보고 여기 찾느라 30분 가량 고생했다고 손짓발짓으로 설명하고 혹시 마실 물이 있느냐고 했더니 시원한 물을 가져다 주었다.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신 후 볕이 너무 좋아 간단하게 빨래를 해서 널고 있으려니 주인이 다시 오는데......



이렇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가.


멀리서 온 여행객이 점심 시간이 지나도록 30분이나 헤맨 것이 안스러운 것이거나 아니면 이 나라 사람들이 가진 친절함 때문이거나 둘 다이거나......


뒤에 알게 되었는데 계란만 없을 뿐 이나라의 기본 식사다.


뒤에 있는 접시의 검은 것은 간장 맛이 나는 조리된 음식이었는데 뭔지 모르겠다.


많이 먹지 않는 편이라 오이, 토마토만 먹고 시내 구경을 나섰다.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간 터라 우선 여행 안내소부터 갔는데 관광객요 동네 지도가 없다.


여행객이 만만치않게 방문하는 마을인데 말이다.


영어로 몇 자 적어놓은 지도를 보여주며 사진을 찍으란다. ㅠㅠ


보드베 수도원이 가장 유명한 곳이라기에(이 정도로 이번 여행에서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갔다. ㅠㅠ) 근처에서 택시 기사에게 요금을 물어보니 20라리에 대기 시간은 15분이라고 했다.


걸어서 가면 40-50분 가량 걸릴 듯해서 택시를 타고 갔다.


1박만 하는 도시에서는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보드베 수도원 성당.


이곳에 성녀 니노의 무덤이 있다.


그런데 나야 아무것도 몰랐으니 사람들이 성당 제단 오른편의 공간에 들어가서 무언가 무덤으로 보이는 곳에서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추는 행위에 대해 뭐지? 했을 뿐이다.


그래서, 여행을 갈 때는 어느 정도라도 알고 가야 하는 법이다.


뒤에는 새로 건립한 성당이 있다.






이곳에서도 결혼 사진을 많이 찍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여러 곳에서 결혼 관련된 사진을 찍는 것을 보았다.


므츠헤타의 스베티츠 호벨리 성당에서는 결혼식 후 젊은이들이 단체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들었더니 그것을 보고는 제대로 찍었는지 물어보기도 했었다.



이 날은 새로 지은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이 사진은 아마도 원래의 성당 안쪽이지 싶다.


어디든 동방정교회 특유의 그림들(이콘)이 많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15분만에 나오기는 했는데 나로서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뒷날 텔라비로 갈까 한다고 택시기사에게 말했더니 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시그나기가 큰 도시라 텔라비 가면 볼 게 아무 것도 없으니 가려면 1시간 정도만 구경하고 카즈베기로 바로 가란다.


돌아오면서 와인 테이스팅 하는 곳 중에 괜찮은 곳 내려달라고 했더니 내려주기에 들어갔더니 4가지 와인을 제공해 주었다.


화이트 2, 레드 2.






입가심을 할 수 있도록 빵과 해바라기씨 기름을 주었는데 빵을 찍어먹으니 맛이 괜찮았다.


와인 테이스팅에 30라리니 결코 싸지는 않다.


거기다 팁으로 2라리를 더 주고 나왔는데 나와서 보니 다른 곳보다 비쌌다. ㅡㅡ;;


여하튼 마지막에 맛있는 보드카 1잔을 서비스 받았는데 뒤에 알고보니 보드카가 아니라 차차라고 하는 조지아의 전통주.



구글맵을 보고 스테판 처치가 평점이 높아 갔더니 입구 지키는 할매가 1라리 달라고 해서 주고 들어 갔다.


성당 내부는 볼 것은 없었다.


성당 위로 올라가 사진 몇 컷 찍고 나오는데 한국인 가족이 올라오기에 입장료 얘기하니 할매가 4명에 2라리만 달라고.


완전 엿장수 스퇄인데 며칠 후 현지 투어로 다시 갔을 때는 없었다.


아마도 동네 할머니가 여행자들 삥뜯는 것인 듯. ㅋ






뒤에 알고보니 시그나기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한다.


시그나기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해지기 전까지 시내를 어슬렁 거렸지만 크게 볼 것은 없었다.


모자가 예쁜 게 있어 사려고 흥정을 하다 여행 마칠 때 사려고 했었는데 귀국 직전에 트빌리시에서 같은 것이 보여 집어 들었다가 포기.


왜냐고?


마데 인 지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검색해보니 블로그에 골든 라이언 이라는 식당을 아주 멋지게 묘사해 놓아 그곳으로 갔다.





닭고기 구이와 그리스식 샐러드.


음식은 soso였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고 와인은 달콤하니 여자들 마시면 뿅 갈 듯했다.


남은 와인은 pet병에 담아 주기에 가지고 숙소로 향했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숙소 바로 옆에서 주인과 아줌마 셋이서 해바라기씨 놓고 담소 중이었다.




어렸을 때 동네 사람들끼리 여름철에 평상 위에서 함께 옥수수나 감자 함께 먹으며 얘기 나누던 생각이 떠오르는 장면.


반갑게 초대를 해 주기에 함께 참여하여 말이 전혀 안통하는 가운데서도 이런 저런 얘기 나누었다.


무슨 얘기냐고?  기억은 안난다. ㅎㅎ


그냥 어디서 왔는지 몇 살인지 가족은 어떤지 등등이었을 거다.


얘기 도중 영어가 아주 약간 되는 아줌마가 추가로 참석해서 덕분에 텔라비까지 택시로 70라리 달라는데 60라리로 낮에 보드베 갔던 택시 기사와 예약을 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