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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만난 사람들

by 개굴아빠 2019. 9. 17.



타이틀 만들지 말까하다 결국 또 대충 만들었다.


역시나 마음에 안든다.


순서상 2018년 1월에 간 유럽 여행기부터 써야 하는데 게을리즘의 압박에 의해 미뤄두고 미뤄두다 결국 순서 상관없이 쓰기로 했다.


동유럽 여행과 그 다음의 싱가폴,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여행 그리고, 지난 겨울의 오사카 여행은 여행 일지가 없지 싶다.


여튼 미얀마 여행 때보다 더 준비하지 않고 대책없이 떠났던 코카서스 여행기를 시작하기로 하자.





지방 사람은 인천 공항 출발일 경우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많다.


아침 11시 비행기이지만 전날 밤에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비몽사몽 상태에서 체크인 후 비몽사몽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고.


이번에 처음 이용해본 아스타나 항공은 카자흐스탄 국적기이다.


따라서 알마티나 아스타나 또는 두 곳 모두 스톱 오버를 이용할 수 있다.


더우기 4성급 호텔을 1박 1$에 이용할 수 있는 stopover holiday 란 제도가 있어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카자흐스탄은 현재 수도가 아스타나이긴 한데 알마티가 예전의 수도이며 대부분의 관광지도 알마티에 모두 있기 때문에 알마티에서 스톱오버를 하는 것이 좋다.


아스타나는 단점도 몇 가지 있다.


웹 체크인이 가능하지만 위탁수하물이 있는 경우 짐을 미리 부칠 수가 없기 때문에 하나마나다.


야간 버스를 타고 여섯 시간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체크인이 안되기 때문에 라운지를 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스케줄 변경에 따른 차지가 변경을 포기할 정도로 상당하다.


귀국 스케줄을 이틀 당기려고 했더니 60만원을 더 내란다. **;;


홈페이지에 요청을 해도 반응이 굉장히 느릴 뿐만 아니라 아예 답변을 받기도 힘들다.


물론 스케줄 변경이 없다면 이런 문제는 무시해도 될 것이다.



어쨌든 3시간 전에 체크인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얼른 들어가 라운지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잠시 쉴 수 있었다.


라운지 근처에 샤워실이 있어 이용하려고 하니 환승자만 무료란다.


그럼 내국인은 쓰지 말란 거야 뭐야?


3천원을 내고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비행기를 탑승했다.


기내식은 별다를 것 없고 저렴하게 보이지만 파우치에 담아주는 어메니티가 있어 약간 도움이 되었다.


손크림, 귀마개, 안대, 이어폰, 목베개 등이 있었는데 목베개는 알마티 가는 비행기에서는 주지 않았다.


1회용 실내화도 함께 들어 있으면 딱일텐데......


그래도 1회용 실내화는 늘 준비하는 거라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발이 불편하지 않았다.



알마티에 도착한 후 유심 카드를 사는데 이놈의 삐끼들 때문에 눈뜨고 눈탱이 맞았다. ㅠㅠ


하기야 별로 신경 쓸 정도의 데미지는 아니니 액땜이라 생각해야지.


입국장 왼편에 bee line 가서 가격 물어보고 심 카드를 사든지 아니면 시내 가서 사길 추천한다.


게다가 호텔까지 픽업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뭔가 이상한 놈들이 호텔로 데려다 준다면서 무조건 승용차를 타란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공항 밖으로 나가려는 차를 세워 물어보니 택시비가 얼마니 어쩌구......


다시 차를 돌려 공항으로 들어가니 홀리데이 스톱오버 신청자들이 모이는 곳이 따로 었었다.


이 정도로 사전 조사 없이 출발했다는 얘기다. ㅠㅠ


일행은 나까지 합쳐 모두 네 명.


총각 하나, 아줌마 둘.


총각은 다음날 바로 조지아로 이동하고 아줌마 둘은 알마티에서 3박을 하는데 하루만 숙박한 후 2일은 다른 숙소를 이용헐 거란다.


나는 숙소를 옮기기 싫어 4박을 모두 4성급 호텔로 예약을 했다.


대충 1박에 6만원 정도로 이용하는 셈이니 평소에 비해 엄청 호강하는 것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경비에 대해 크게 구애받지 않기로 했던 이유가 크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동안 차 안에서 저녁 스케줄로 콕토베를 다 함께 가자고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호텔에 체크인 후 짐을 방에 넣어둔 채 바로 길을 나섰다.


가는 길이고 뭐고 연구해 온 것이 없었는데 이건 아줌마 두 사람도 마찬가지.


다행히 총각이 연구를 해 왔단다.


러시아 동방정교회 성당(Zenkov's Cathedral) 근처 지하철에서 두 구간을 가면 된다고 해서 젠코브 성당부터 들렀다.





동방정교회이다보니 역시나 성당 내부가 성화(이콘)들로 가득 차있다.


하지만 건물 자체는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라 그런지(1907년 축성) 성화들도 소피아에서 만났던 것들과 같은 세월의 흐름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순전히 나무로만 지어진 건물인데 못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눈이 번쩍 뜨일만한 관광지가 없는 알마티에서는 그냥저냥 가볼만한 곳이다.



젠코브 성당에서 5분 가량 걸어 가 지하철을 탔다.



동구권이나 소련의 위성국가들의 지하철은 방공호를 겸했기 때문에 매우 깊다.



콕토베로 가는 케이블카 탑승장 앞의 아바이상.


아바이라기에 북한과 관련있나 싶었는데 아바이 쿠난바예프 라는 사람이란다.


19세기 초 카자흐스탄의 사상가, 음악가이자 문학자라고 한다.


케이블 탑승료는 오아복이 2000 탱게(약 6천원)이다.


가성비?


아깝다.




하.......


지독하게 볼 거 없다.


내려갔으면 싶은데 총각이 고급 레스토랑으로 보이는 곳에서 저녁을 먹거나 커피라도 마셨으면 하는 눈치다.


가성비가 안 좋을 거라고 했더니 그러면 석양을 보고 내려 가잔다.


하.......






서양이 다 그렇지 뭐.



호텔로 돌아가며 저녁 식사를 함께 할까 했더니 총각이 삐친 건지 아니면 비용에 대한 부담이었는지 자기는 따로 먹겠다기에 아줌마 두 사람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구글신을 호출해 맛집을 여쭤보니 숙소인 mercure almaty city center 에서 900m 가량 떨어진 식당을 추천해 주었다.


가면서 혹시나 하는 염려를 했었는데 다행히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식당 이름은 Шашлычная N1 (샤슬리치나야 N1)이다.




샤슬릭과 샐러드, 만두(?)를 비롯해 생맥주 타워 하나까지 포함해 다섯 가지 정도 요리를 시켰는데 7800 탱게가 나왔다.


1인당 대략 8천원 정도에 음식들도 괜찮았고 맥주도 넘칠만큼 마셨으니 첫 식사치고는 대단히 성공적인 셈이다.


아줌마 두 사람은 여행 타입이 비슷한 듯하여 뒷날 빅 알마티 호수에 동행하기로 했다.


이날 통성명을 했었나?


아마 그럴 거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했으니까.


이렇게 또 여행이 주는 예기치않은 즐거움 중의 하나인 만남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만남은 조지아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