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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불가리아 외/오스트리아(빈)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by 개굴아빠 2014. 3. 22.


한국에서 북경을 거쳐 비엔나까지 가는 40시간 동안 잠을 잔 시간이라고는 겨우 두어 시간이기 때문에 전날 밤은 잠을 푹 잘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바로 아래 침대에서 들려오는 폭풍 코골이 소리에 새벽 1시 30분 정도 되어 잠이 깨어 버렸다.


뒤척거리다 5시 30분 정도 되어 샤워를 한 후 다시 침대에서 뒹굴거리는데 해가 뜰 생각을 하지 않는다.


8시가 넘으니 겨우 창 밖이 밝아오는 정도.


비엔나로 이사한 사람이 겨울 때문에 1년만에 우울증 걸렸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럴만하겠다 싶다.


숙소인 민박 클라식하우스에서는 8시 30분에 아침 식사가 나왔는데 식사 내용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는데 설날이라고 떡국까지 끓여주었다.



부다페스트로 가는 11시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에 아침 식사 후 짐을 챙겨 나섰다.


가는 길에 슈테판 성당을 미리 봐두면 비엔나에 다시 돌아와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슈테판 성당을 보기 위해서 조금 일찍 나선 것이다.


유로라인을 타기 위해서는 숙소 근처의 지하철역인 Zieglergasse 에서 Stephansplatz 까지 가서 U3호선을 타고 Erdberg 역까지 가면 된다.


하지만, 유럽의 새해 거리도 걷고 싶었고 숙소에서 슈테판성당까지는 걸어도 되는 거리임을 전날 밤에 확인했었으므로 - 참고로 내게 '걸어도 되는 거리'는 지하철 다섯 정거장 거리이다. - 랜드스트라셰까지 걷기로 했다.



새해 아침의 비엔나 거리.


불을 밝혀 놓은 상점도 보이긴 하는데 아마 밤새 불을 켜놓은 곳이지 싶다.



그리고, 유럽풍의 건물들.



오페라하우스 외관.



왼편에 보이는 건물은 미술사 박물관(Museum of Art).



호프부르크 왕궁(Hofburg Imperial Palace) 뒷편.








호프부르크 왕궁도 둘러볼만한 곳인 것 같은데 이번 비엔나, 부다페스트 여행의 주목적은 오페라 관람이라 시내 관광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났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간 후에 만난 슈테판 성당.




그런데 성당에 도착하니 이미 10시.


성당 측면에 자그마한 문이 보여 들어가려고 하니 가드인 듯한 사람이 혹시 미사에 참여를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묻기에 미사 참여할 시간은 부족하다고 했더니 그러면 오후 1시에 다시 오라고 한다.


부다페스트에서 돌아와 슈테판 성당을 다시 와야하나 고민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성당을 겉에서라도 한 바퀴 둘러보려고 몇 걸음 걷다보니 정면의 문으로는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성당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나 했더니 그게 아니라 자그마한 문은 미사에 참여하려는 신자들만 들어가는 문.



성당에서는 미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고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과 일반 관광객들을 구분하는 구역이 따로 있었다.


그러니까 철책으로 구분된 앞쪽을 보려면 미사 시간이 아닐 때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겠지.



11시에 유로라인 버스를 타야 했으므로 서둘러 지하철로 가서 U3호선을 타고 Erdberg 역까지 갔다.


버스 터미널 찾기가 어렵지 않다고 하더니 개뿔, 5분 정도 헤맨 후 버스 떠나기 5분 정도 전에 겨우 탈 수 있었다.


원래는 오렌지웨이 버스를 타려고 티켓팅까지 마쳤지만 차가 불시에 운행을 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등의 극악한 후기들을 보고 아깝지만 오렌지웨이에 지불한 버스비를 포기(20%만 환불해 준다고 했다.)하고 유로라인을 다시 예약을 했다.


여행에서는 안전빵이 최고.


어쨌든 미리 예약하고 티켓을 인쇄해 갔더니 그냥 바로 체크인 하라고 한다.


그런데 부다페스트까지 3시간 30분 가량 걸리게 되니 점심을 버스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버스 타기 전에 먹을 것을 조금 사려 했는데 서두르느라 사지를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처럼 버스 터미널 편의 시설이 친절한 것이 아니라 자판기에서 과자(그것도 좀 많이 비싸며 종류도 얼마 안되는)나 겨우 살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슈테판 성당 근처 샌드위치 가게에서 샀었어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민박에서 준 웰컴 초코릿으로 버티면서 부다페스트까지 가야만 했다. ㅠㅠ


버스에는 무료 와이파이가 있어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다는 점은 편했다.


버스에서나마 잠이 올까하여 눈을 붙였지만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