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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조지아

메스티아로 가는 색다른 방법(1) - 길을 찾다

by 개굴아빠 2020. 4. 4.

 

조지아만이 아니라 코카서스 여행에서의 마지막 행선지인 메스티아로 가는 날.

 

트빌리시에서 메스티아로 가는 방법은 아래의 세 가지가 알려져 있다.

 

1.트빌리시공항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주그디디역으로 가서 다시 메스티아까지 마슈르카를 타는 방법(많은 여행자들이 선택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2.바닐라항공 경비행기를 타고 메스티아로 가는 방법(그리 비싸지는 않으며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리지만 비행기 티켓 구하기가 많이 어려우며 날씨에 따라 결항이 될 수도 있다고 함.) 

3. 트빌리시에서부터 마슈르카를 타고 메스티아로 가는 방법(기차보다는 빠르지만 8시간을 앉아 가야 함. 네팔에서 버스 타 본 사람들은 그까이꺼 할 수 있으나 기차보다 많이 힘듬.)

 

그래서 기차를 타기 위해 이틀 전부터 알아봤지만 1등석은커녕 2등석조차 자리가 없었다.

마슈르카도 알아보았지만 새벽 5시 출발이니 민박 형식의 트빌리시의 숙소 사정상 새벽 체크 아웃이 쉽지 않을 거고 된다하더라도 새벽부터 바리바리 짐싸들고 움직이고 싶지 않아 포기.

 

그러면 메스티아를 포기한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을 해 보았다.

 

서울에서 부산을 갈 때 기차를 타고 한 방에 가거나 비행기로 한 방에 가거나 버스로 한 방에 갈 수도 있지만, 세 가지 방법 모두 자리가 없다면 대전까지 버스 타고 가서 다시 갈아타고 대구 정도 가서 다시 버스나 기차를 갈아타고 가도 되는 거 아닌가.

 

조지아에서도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까?

 

지도를 보니 트빌리시 - 보르조미 - 쿠타이시 - 주그디디 라인을 타면 될 것 같았다.

 

그래, 가보자.

 

더 검색을 해보니 보르조미 근처에 아할치헤라는 도시가 있고 아할치헤 근처에 바르지아라는 곳이 있는데 동굴 도시가 있다고 되어 있네.

 

어차피 도중에서 어느 도시든지 하루는 묵어가야 하니 아할치헤에서 하루 묵고 바르지아도 가보는 거지 뭐.

 

바르지아 관광하는 방법

1. 트빌리시의 디두베 터미널에서 아할치헤행 9시 마슈르카 탑승.

2. 아할치헤 도착하면 12시 20분발 바르지아행 마슈르카 탑승.

3. 바르지아 도착하면 동굴 도시 둘러볼 시간이 얼마 안되므로 최대한 빨리 둘러본 후 3시 막차를 타야 함.

4. 나처럼 짐을 함께 가져갔다면 바르지아 정류장의 가게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고 짐을 맡기도록.

5. 동굴 도시 올라갈 때는 매우 가파르기도 하고 시간을 아껴야 하므로 반드시 다시 동굴 입구까지 가는 미니버스를 타야 함.

 

입장료 7라리, 미니버스 1라리(올라가는 것만 가능, 내려갈 때는 못 탐)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푹 잔 덕분인지 6시 조금 넘어 깨 체크아웃 준비를 했는데 7시 조금 넘어 숙소 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7시-9시 사이에 나간다 그랬는데 7시 되어서 나간다는 줄 알고 그런 모양이다.

여하튼 호텔이 아니면 체크인 아웃이 많이 불편하다.

짐을 챙겨 7시 30분 정도에 숙소를 나와 지하철을 타고 디두베 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 3분 전.

아할치헤행 버스와 보르조미행 버스가 각각 한 대씩 있는데 보르조미행 버스는 사람이 좀 있고 아할치헤행 버스는 텅 비어 있다.

보르조미행이 몇 시냐고 물으니 9시 출발이란다. 

아할치헤행도 9시.

 

보르조미행은 8시였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할치헤행 버스에 짐을 싣고나니 1시간 정도 남았기에 아침을 먹기 위해 근처를 헤매다 케밥 가게에서 손짓으로 케밥 작은 거 하나, 펩시 한 병을 주문했다.

 

 

그런데 의외로 아주 맛이 있었다.

 

매콤한 것이 아주 맛있어 반만 먹으면 아침 식사로 충분했을 건데 다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

 

아할치헤에서 바르지아 가는 마슈르카는 12시 20분에 출발한다.

 

그런데, 트빌리시에서 출발한 마슈르카가 아할치헤에 도착한 것 또한 12시 20분.

 

바르지아 가는 것은 포기하고 숙소 잡고 점심도 먹고 푹 쉬려 했더니 바르지아행 마슈르카가 막 출발하려 하고 있었다.

 

잠깐 고민하다 수트케이스와 함께 몸을 던지듯 실은 후 바르지아로 향했다.

 

아, 이러면 점심은 못 먹는데...... ㅠㅠ

 

마슈르카는 완전 시골길을 달리고 달려 1시간 40분만에 바르지아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수트케이스를 들고 관람을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다 정류장의 가게 하나에 짐을 혹시 맡아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해 주겠단다.

 

얼른 짐을 맡긴 후 미니버스를 탔더니 바로 출발을 해 주었다.

 

미니버스는 사람이 차면 출발하는 듯하다.

 

대략 5분 간격?

 

시간이 없으니 후다닥 관람을 했는데 터키의 동굴도시 가 본 사람은 굳이 안가도 될 듯하다.

 

비슷한 느낌이며 규모도 좀 작다.

다만 천주교인은 동굴 성당의 프레스코화를 보기 위해 가도 될 듯.

최후의 만찬, 12사도 등의 아주 오래된 프레스코화가 있다.

 

자, 이제 내려가야할 시간.

 

시간과의 전쟁.

 

 

40분 만에 보는둥마는둥하고 달리듯 내려가니 막차 시간이 딱 5분 남았다. 

길을 헤매지 않기 위해 들어갔던 쪽으로 나갔는데 동굴 도시에서 관람하는 코스를 따라 계속 가면 주차장 쪽으로 나가는 길이 있는 듯하다.

 

사람들이 그쪽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자칫하면 시간 못 맞출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아할치헤에서 묵기로 생각했으므로 버스를 타고 아할치헤로 향하는 동안 숙소를 검색한 후 잠깐 졸았다.

 

보르조미가 유명한 탄산수의 도시이자 휴양 도시이므로 그곳에서 머무르면 더 좋았을지 모르지만 아할치헤도 아주 좋았었다.

 

보르조미에서도 하루 묵을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