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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조지아

메스티아로 가는 색다른 방법(3) - 어? 이게 아닌데......

by 개굴아빠 2020. 4. 5.

 

[ 트빌리시에서 메스티아까지 마슈르카로만 움직인 동선 ]

트빌리시 --> 아할치헤(바르지아 투어 포함) --> 쿠다이시 --> 주그디디 --> 메스티아

 

트빌리시 --> 아할치헤: 아침 9시

아할치헤 --> 쿠다이시: 아침 10시 30분(전날 미리 예약해두기를 권장)

 

아할치헤에서 쿠다이시로 이동하려 계획한 날이다.

 

일어나서 짐을 확인하는데 세면 도구를 넣어 놓은 파우치가 보이지를 않는다.

생각해보니 전날 트빌리시에서 새벽에 문 두들기고 하는 바람에 짐 챙기다가 화장실에 그대로 두고 온 것이 생각 났다.

 

부킹닷컴을 통해 메일을 보내도 읽지를 않기에 호텔 주인에게 부탁해서 전화 넣어 4-5일 후 찾으러 가겠다고 연락을 해 두었다.

 

 

8시에 식사를 마친 후 호텔 아래에 있는 성당에 들러 내부를 구경하고 오니 호텔 주인이 터미널까지 차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다음에 꼭 오라 그러기에 나도 집사람과 함께 꼭 다시 오겠다고 하니 다음에 올 때는 자기 집에 친구로서 초대할 거라고 한다.

 

메스티아 같이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은 (안좋은 의미의)물이 들대로 들어버렸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아직 시골 느낌의 친절함과 친근함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다시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아할치헤 터미널에는 버스 시간인 10시 30분 보다 20분 일찍 도착했는데 자리가 없다.

 

꼭 가야 한다면 등받이도 없는 간이 의자(시골 장터 식당 의자 비슷한 거)에 앉아 가야만 한단다.

 

뒷 시간에 차가 있는지는 알아보지 않았지만 이 걸 못타면 하루는 더 늦어질듯하여 타고 가기로 했다.

 

두어 시간이 지나 잠시 멈춘 후 다시 조금 더 가서야 겨우 자리가 났다.

 

다시 1시간 정도 지난 후 쿠다이시에 도착했는데 원래 계획은 쿠다이시에서 메스티아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그런데, 메스티아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는 모양이다.

 

어? 이게 아닌데......

 

지도상으로 보면 쿠다이시에서 주그디디를 거치지 않는 짧은 경로가 있는데 추천 경로를 보면 주그디디를 거치게 되어 있다.

 

아무래도 도로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그런가보다.

 

어쨌든, 쿠다이시에서 내리자마자 주그디디로 가는 마슈르카에 거의 반 강제로 태워져버린 거다.

 

주저하거나 망설일 시간도 없이 막 출발하려는 마슈르카로 토스 당한 거. 헐......

 

쿠다이시에서 하루 묵을까 고민도 했었는데......

 

주그디디로 가는 마슈르카에서 젊은 조지아 친구 둘이서 영어로 말을 붙여 오기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주그디디에 도착하면 같이 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자기들도 여행 중인데 조지아 지역마다 나름 음식이 다르다고 이쪽 동네 음식 전문 식당 갈 거라네.

내가 볼 땐 조지아 음식이란 게 그게 그건데. ^^;;

어쨌든 주그디디 가서 메스티아 가는 버스 있으면 타고 갈 거고 아니면 같이 저녁 식사하려 했더니 메스티아 가는 버스는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차역 앞에서 출발한다고 버스 기사가 다시 타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젊은 친구들과 헤어져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에서 40-50분 가량 기다린 후 출발을 했는데 점심을 못 먹었기 때문에 근처 가게에서 하차푸리를 처음 사 보았다.

 

고소하니 맛있네.

옆에 있던 중국애들도 나따라 사먹었는데 걔들은 맛 없다고.

먹고 있는데 동네 개들이 총집합해서 침 흘리며 빵만 쳐다보는데 어차피 빵은 절반 이상은 먹지를 못해 남은 것을 다 줘버렸다.

 

기차를 타면 밤 시간을 사용하여 주그디디에 도착한 후 아침에 내가 탈 메스티아행 마슈르카를 타게 되는데 나는 대략 24시간 정도 더 쓴 셈이지만 여행이란 게 이런 거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