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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조지아

메스티아 - 우쉬굴(메스티아 개 실망)

by 개굴아빠 2020. 4. 9.

 

"개실망" 이런 식의 표현은 절대 써 본 적이 없는데 이런 말을 썼다는 건 개인적인 느낌을 벗어나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도저히 추천하기 힘들 정도로 메스티아가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풍경 얘기가 아니다.

 

[ 메스티아에서 우쉬굴 가기 ]

메스티아 정류소 가면 길 건너 양쪽 편 모두 모객하는 곳이 있음.

주그디디 가는 마슈르카도 여기서 예약.

 

2019년 여름 기준 40라리

 

메스티아의 첫날 숙소는 깔끔하고 주변 환경도 참 좋은데 센터에서 멀어 활동을 하기가 불편했다.

검색을 해보니 센터에서 100m 이내 거리에 있는 svan-ski 평이 좋아 그곳을 예약하고 식사를 했는데 숙소인 mountain star in mestia 의 아침 식사는 나름 괜찮은 편이었다.

 



8시 식사 후 택시나 마슈르카를 타고 센터로 이동하려고 주인에게 물어보니 말이 잘 통하지 않는데 마슈르카가 그 앞으로는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걷다 히치 하이킹 하자 싶어 조금 걷다 차를 세우니 두 번 만에 성공. 

센터 앞에 세워줘 조금 걸어가 숙소를 찾은 체크인을 시도했다.

마침 쓸 방이 정리되어 있어 짐을 정리하고 나서 얘기를 나눠보니 주인장이 영어를 잘 하고 숙소 안내와 지역 안내도 친절하게 잘 해 주어 안심이 되었다.

 

다만 조식은 제공이 안되는 점이 불편하긴 한데 어떻게 되겠지.


짐만 넣어두고 얼른 센터로 가 우쉬굴 버스 티켓 있는지 알아보니 다행히 있어 40라리를 주고 구입 했다.

그런데, 2년 전 요금은 30라리.

 

2년 만에 30% 이상 요금 인상이 거다.

 

전날 택시비도 어이 없을 정도였지만 이 동네 사람들 돈독이 잔뜩 오른 듯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지아에서 대학 졸업한 회사원 평균 연봉이 600라리, 약 24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사나흘만 택시 뛰면 한 방에 벌 수 있으니 무언가 잘못되어도 좀 많이 잘못된 듯한 느낌이다.

메스티아의 필수 코스 중 하나라고 하는 코롤디 호수까지는 200라리니 8만원인 셈이다.

폐차 수준에 가까운 승용차로 사흘만 뛰면 시골 영감님의 수입이 회사원 초봉이 되는 거다.

어쨌든 점심 식사가 어려울지 모른다 싶어 바로 옆 마트에서 물 작은 것, 웨하스 하나 샀더니 5라리.

 

헐...... 트빌리시라면 아마 2라리도 안 되었을 것인데.

 

메스티아의 모든 가게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만 여하튼 메스티아에 대한 인상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 센터 지역에 있는 타마르 여왕의 동상 ]


거기다 10시에 출발한다기에 시간 맞춰서 가 앞 자리에 앉으려고 했더니 영감탱이 기사가 안된다네.

그러더니 여자를 앉히려고 하기에 무슨 짓이냐 사진 찍으려고 한다 여기 앉겠다고 하고 말하니 일행이 있는 이 여자도 영감탱이 옆에 앉는 게 싫었던지 친구들과 앉겠다고 하니 그제야 앞 자리 앉으라고 한다.

 

다 늙은 영감탱이가 젊은 여자 옆에 앉히고 뭔 짓을 하려고 그러는지.

 

하, 이거 완전 개판이다.

여하튼, 마슈르카는 기름 넣고 몇 번 미적거리다 10:30‘에야 출발을 했다.

 

 

한참을 달리던 마슈르카는 도중에 tower of love 라는 물가에 있는 코쉬키에 정차를 했다.

 

 

여기도 아무 것도 없지만 입장료가 그냥 1라리다.

 

여긴 그럴 수도 있긴 하다고 볼 수도 있다.

 

2-30분 정도 머무른 후 마슈르카는 다시 출발했다.

길은 험하지만 그렇게까지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한국인 아줌마들이 길이 너무 위험하다고 해서 포기하려 했었는데 적어도 여름철에는 그런 게 아닌 듯이 보인다.

 

물론 포장 도로는 아니다.

 

2시간만에 도착했는데 3시까지 돌아오라고 한다.

 

주어진 시간은 2시간 30분.

 

마을을 돌다보니 많은 코쉬키들이 보인다.

 

코쉬키는 일종의 방어용 타워인데 내부는 한쪽 폭이 약 3-5m 정도의 공간에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적이 쳐들어올 때 안으로 들어가 싸웠다고 한다.

 

 

말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는데 아마 빙하 트래킹을 위한 것이지 싶다.

 

 

마을 뒤쪽으로 주욱 가면 야트막한 언덕이 있는데 그곳이 마을을 살펴보기에 좋다.

 

그리고 이곳에서 셀카 놀이를 했는데......

 

 

셀카 놀이를 조금 무리하다시피 한 것은 여기가 이번 코카서스 여행의 최종 행선지였기 때문이다.

 

"이제 다 보았다." 또는 "이제 다 이루었다."라는 느낌이랄까.

 

 

마을로 내려오니 반대편에 조금 높은 곳이 보여 그리로 올라갔다.

 

거기서도 마을의 모습이 멋지게 보였다.

 

 

우쉬굴도 메스티아도 가볼 만은 하다.

 

하지만, 이미 그곳은 여행지가 아니라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내려가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숙소에서 좀 쉬다 7시 정도 되어 식사를 하러 나갔다.

 

맛집을 검색해서 나갔는데도 많은 곳이 영업을 하지 않거나 자리가 없다고 하여 old house cafe에 갔더니 입구에서 아가씨가 혼자라서 곤란하다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오면 자리가 어쩌구 저쩌구......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더니 나중에 사람이 많이 오면 합석을 해야 한다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아무데나 앉으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메뉴판을 안주네.

그러더니 옆에 온 2명의 여자들에게는 메뉴를 갖다 준다.

어떻게 하나 보자 싶어 30분 정도 지나서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하기에 그냥 나오면서 구글맵에 평점 테러만 해주고 말았다. 

근처에서 복숭아를 세 개 샀는데 3라리. 

 

트빌리시에서는 1라리도 안될 건데.

이 동네 돈독이 올라도 단단히 오른 듯.

 

여행지가 아니라 관광지다.

 

저녁은 먹어야 했기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서 자리가 아예 없던 sunseti restaurant 옆의 자그마한 식당에 가서 먹고자 했던 오자쿠리 있냐고 했더니 있다기에 그곳에서 오자쿠리와 와인을 주문했다.

 

오자쿠리는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감자와 다른 채소를 함께 요리한 음식이다.

 

조지아 음식이 대체로 내게는 안맞아 맛있게 먹은 것이라고는 알마티의 여인들과 함께 했던 식사가 거의 전부였었는데 이것은 꽤나 괜찮았다.

 

짜지 않게 해달라고 했더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와인은 괜찮았는데 추가로 주문한 맥주는 별로였다.

 

역시 와인의 나라.

 

25라리가 나왔기에 2라리를 팁으로 놓고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던 듯하다.

팁은 포함되어 있다고 했고 walk in에서는 바비큐 두 가지에 맥주, 와인까지 해서 20라리 조금 넘었었는데 말이다.

숙소 와서 해먹에 누워 조금 쉬다가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 이곳저곳 헤매다 겨우 구한 도시락 봉지 라면 하나에 물 부어 먹었는데 맛이 이상하다.

살펴봤더니 역시나 유통 기한이...... 올해 3월까지인 듯.

겨우겨우 하나 구한 도시락 사발면은 다행히 유통 기한이 남은 듯하니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남겨 두었다.

여정은 거의 마쳐가고 일정은 아무리 계산해봐도 이틀이 남게 되기에 아스타나 항공에 페이스북 메신저와 홈페이지를 통해 일정 변경을 문의해 두고 취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