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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스페인, 포르투갈/스페인

그라나다 대성당, 집시 박물관, 알함브라 야경

by 개굴아빠 2019. 4. 15.

 

그라나다로 가는 날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직선 거리로만 700km 정도이니 기차로 이동하기에는 아무래도 많이 먼 거리라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저가항공으로 15만원 정도.

 

도미토리는 함께 있는 사람들의 매너가 중요한데 이틀 동안 새벽에 알람을 맞춰둔 사람들 때문에 아침 잠을 설쳤지만 공항에 여유있게 가는 것이 좋으니 6:30'에 일어나 준비를 하였다.

주식을 확인하니 한 종목이 거의 상한가였을 거다.

얼른 처분하고나니 오늘은 비싼 거 막 먹어 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내가 원해서 배낭 여행을 하는 거지 사실은 굳이 아낄 필요는 없는 거니 상황 봐가며 쓰면 되는 거다.

아침 식사는 나쁘지 않게 나온다.

기업형에 가까운 민박이다보니 이런 점은 좋다.

샤워 후 식사를 마치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공항은 많이 붐볐다.

라운지가 어떤지 살펴볼 겸 잠깐 들러 라운지 놀이를 했다.

하몽도 있고 아이스크림도 있고 에스프레소도 있어 간단히 식사도 할 수 있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으니 커피만.

탑승이 오래 걸리나 싶었는데 탑승만이 아니라 이륙도 조금 지연이 되었다.

도착도 원래 예정이던 11:30'보다 조금 더 늦었지만 낮 시간이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공항에서 나가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옆에 공항 버스가 있다.

12:25' 출발. 3유로.

13시 조금 넘어 숙소에 체크인 했는데 바르셀로나와 달리 아주 상세히 브리핑을 해 주었다.

여러모로 한인 민박들 중에서 가장 지내기 좋은 곳이었달까.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맛집을 소개하기에 그곳으로 가서 메뉴델디아를 시켰다.

가파차(스페인 냉야채스프), 구운마늘을 곁들인 치킨, 아이스크림.

그라나다1925 맥주 한 병 2.5

모두 합쳐 11유로 정도 나왔나?

가파차는 입맛에 조금 안맞지만 먹을만했고 치킨은 살짝 냄새가 나는듯했지만 마늘과 먹으니 괜찮았다.

100배였나? 여하튼 스페인 여행은 이 책을 기준으로 해서 여행을 했었는데 지금(2019) 준비 중인 코카서스 지역은 참고할만한 책이 없어 걱정. ㅠㅠ

식사를 마친 후 근처에 있는 알카이세리아로 향했다.

아랍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재래 시장인데 딱 거기까지만이다.

살만한 물건은 보이지를 않았다.

알카이세리아를 지나 바로 옆의 그라나다 대성당으로 향했다.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했었나?

여하튼 하도 많은 유럽의 성당들을 보아서 그런지 그리 깊은 감동은 없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면서 유럽의 다른 성당들을 보았다면 꼭 입장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뭘 할까 하다 시간이 애매해서 집시 박물관(사크로몬테 쿠에바 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의 초입은 길가에 물도 흐르고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서 장유에 있는 친구(그 당시는 무직 상태)와 통화를 했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그냥 나를 따라 나설 걸 하고 후회가 든다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워낙이 마음이 맞는 친구라 함께 다녔으면 무척 좋았을텐데......

통화를 마치고 집시박물관으로 계속 걸었는데 하... 이거 참......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버스를 탔으면 됐을 건데 버스 시스템을 정확히 모르는데다 그다지 멀지 않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했더니 땀으로 범벅이 되어 버렸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땀이 흐르기도 전에 말라버리고 등짝에서는 고기 타는 냄새가 난달까.

멀리 건너편에 알함브라 궁전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저녁에 들를 계획인 니콜라스 전망대 근처인가 싶었는데 맞았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던 탓에 같은 방향으로 두 번 걸음을 했다는 얘기다. ㅠㅠ

박물관(?)에 도착하니 다행히 시원한 콜라를 팔기에 원샷해버리고 입장료 5유로를 낸 후 관람을 했다.

제일 마지막 빈 집에 아주 싸구려임에 분명하지만 그런대로 음정이 맞는 기타가 있기에 유일하게 연주 가능한(?) 아침 이슬을 연주하며 땀을 좀 더 식힌 후 관람을 마쳤다.

이곳은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집시들이 살던 동굴집들을 그대로 보존해 둔 곳이다.

5유로 주고 보기에는 좀 많이 아깝다.

관람을 마친 후 구글맵을 사용해 C2 버스를 타고 시내로 복귀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타파스 거리로 가서 타파스 바에 들러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술을 한 잔 시킬 때마다 타파스가 따라 나왔는데 그다지 맛있다고 하기에는 좀 그랬다.

식사를 마친 후 C1 버스를 타고 알바이신 지구로 향했는데 여기에 니콜라스 전망대가 있다.

니콜라스 전망대에는 사람이 워낙이 많아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조금 일찍 오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8시 30분 정도에 도착한 것으로 일지에 기록이 되어 있는데 해가 아직 산정에 걸려있을 때였을 것이다.

이 정도 시각에는 가야 해가 지는 동안의 알함브라 궁전을 좋은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전망대에서 자리를 못잡았다면 근처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핸드폰에 저장해간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들으며 한참을 구경하다 10시 30분 정도 되어서야 언덕을 걸어 내려갔다.

숙소로 되돌아가는 길에 그라나다 대성당 앞에서 쓰잘데기 없는 셀카를 여러 장 찍어 살아있는지 궁금해 할 사람들에게 전송 후 숙소로 복귀해 취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