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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불가리아 외/일본(홋카이도)

국제 왕거지로 시작한 홋카이도에서의 첫 날

by 개굴아빠 2014. 11. 18.


이쯤해서 이번 여행의 주목적지가 터키이면서도 여정에 일본이 추가된 이유를 다신 한 번 더 복습해야 할 것 같다.


남미를 계획하다 혼자 가는 것도 내키지 않고 시간도 빠듯한데다 마눌님의 방해 작전도 있고 하여 다른 루트를 검색하다 레이더에 딱 포착된 항공권이 부산<->터키를 연결하는 오스트리안 항공.


부산 - 북경 - 비엔나 - 이스탄불 - 비엔나 - 나리타 - 부산 의 코스인데 고맙게도 갈 때와 올 때 두 번 스톱오버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다.


완전 땡큐.


그래서 갈 때는 비엔나에서, 올 때는 나리타에서 각각 한 번씩 스톱오버를 했던 것이다.


환승 시간이 22시간이었던 북경에서 잠깐 시내를 둘러보는 것은 덤.


참고로 요일만 바꾸면 갈 때 나리타, 올 때 북경을 거치거나 둘 다 나리타, 혹은 북경을 경유할 수도 있다.


어쨌든, 시차도 있고하여 이스탄불에서 출발한지 2박 3일만에 나리타에 도착했고 물 한모금 서비스하지 않는 짠돌이 저가항공 제트스타를 탄 것까지가 지난 포스팅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신 치토세 공항 jr역의 외국인 카운터]


홋카이도의 주 공항인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후 가장 급한 것은 엔화 확보.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분명히 있다고 했던 시티 ATM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땡전 한 푼 없는 국제 왕거지 신세가 계속되는 상태. ㅠㅠ


신용카드만 믿고 공항 jr역으로 가니 외국인 카운터가 보였다.


거기로 가서 미리 알아봐 두었던 15,000엔짜리 3일권을 물어보니 한국말 좀 하는  아가씨가 어디어디 갈 건지 물어보더니 그럴 필요 없다며 구간별로 끊어서  12,700엔 정도에 발권해 주는 것이다.


거기다 메트로 패스 1일권도 1장 생기니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대략 3만원 정도가 절약되는 셈.


다행히 카드로 계산이 되었다.



[삿포로 시내를 헤매는 국제 왕거지]


하지만 여전히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는 상태.


기차표만 가지고 무작정 삿포로행 열차를 탔다, 어떻게든 되겠지.


숙소를 관광지가 많은 곳에 정하려다 삿포로 역 가까운 곳에 정해두었으니 걸어가면 될 것이고 숙박비는 카드로 결제하든지 하면 될 것이고......


삿포로 역에 내리니 이놈의 나침반이 또 말썽을 피운다, 반대편 가리키는 듯하다.


얼마 전에 팬택 서비스 가서 워런티 서비스를 받아보았는데 물이 조금 들어간 흔적이 있어 그렇다고 했다.


하기야, 변기에 퐁당한 것을 순간적으로 건져낸 적이 있긴 하지.  아마 그때 물이 약간 들어갔을 게다.


어쨌든 배가 고프니 라면을 먹으려고 라면공화국이 있다는 에스타 백화점이 바로 왼쪽에 보이기에 생각없이 10층으로 올라갔는데......


가서 생각해보니 헐... 돈이 없음.  ㅡㅡ;;  ㅠㅠ


안내판에 ATM 표시가 1층에 보이기에 내려가서 인출하려니 스토리 전개상 인출이 될리가 없는 거다.


우 쒸......


그냥 호텔 방향인 듯 한 곳으로 가늘게 내리는 눈발과 살을 에는 바람(기분상)을 뚫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제 미아 또는 삿포로의 겨울에 노숙해야 하는 사태가 생길 조짐이다.


스맛폰에 저장해둔 삿포로 상세 지도 캐쉬가 삭제되어 정확한 현재 위치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ㅠㅠ


호텔 이름도 기억이 잘 나질 않고.


잘못하면 동사자로 뒷날 삿포로 신문 귀퉁이에 실릴 판이다.


길 가는 사람을 두어 번 잡아 물어보고 방향 맞다는 것만 확인한 채 가면서 스맛폰의 와이파이 시그널만 계속 확인했다.


살 길은 그것 밖에 없으니까.


참고로 일본 애들 거진 영어가 안된다. ㅠㅠ


다행히 좀 걷다보니 근처 호텔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는 거다.


얼릉 이멜 접속한 후에 예약메일 번역해서 호텔 이름 확인 후 위치도를 확인하니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으로 나온다.


메일을 확인하고 위치를 확인하다가 우연히 호텔 뒷 편 쪽으로 눈길이 갔었는데(이건 분명 신의 계시였을 거다.) 바로 한 블록 건너편에 호텔 이름이 딱 보이는 것이 아닌가.


네스트 호텔 삿포로.


오! 지쟈스!


더 다행인 것은, 카운터에 가서 현금없다고 하니 내일 결제 해도 된다고하는데다 시티은행 위치를 물어보니 바로 한 블럭 옆.


방에 짐을 대충 놓아두고 은행 가서 예상 소요 경비로 넉넉하게(?) 25,000엔을 인출했다.


유럽에서도 1일에 평균 7만원 정도 사용했으니 3박 4일간 일본에서 쓸 돈으로 기차비까지 포함해 40만원이면 넉넉하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었다.


물론 모자랐지만.



[라면공화국의 백화산장에서 주린 배를 채우다]


호텔로 다시 돌아가 숙박비를 결제 후 민생고부터 해결해야겠기에 라면 공화국으로 다시 걸어갔다.


네스트 호텔은 삿포로역과 오도리 거리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양쪽을 다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위치라 나처럼 걷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편리한 위치라고 할 수 있겠다.


양쪽으로 각각 500미터 정도 된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백화산장으로 가니 역시나 다른 곳과는 달리 줄을 서서 기다리고들 있었다.




미소라면 780엔에 100엔 더해서 양 많게 하나,거기다 교자 350엔에 하나 시켰는데 배가 줄어 그런지 양이 많았다.


거기다 라면도 생각보다 맛이 별로, 짜기만 하고......


교자도 내 입에는 썩 맛있다고 하기에는 좀 무리인 듯.


일본 고유의 맛이니 그 나름대로의 맛은 있을게다, 내 입맛에 맞지 않았을 뿐이지만.


다음에 가게 되면 다른 라면을 시도해 봐야겠다.


숙소로 돌아와 와이파이 신호를 확인하니 잡히지를 않는다.


물어보니 로비에서만 된다네. 헐.


유선 LAN 선은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노트북도 휴대용무선공유기도 없으니 무용지물.


방에 물이 없어 근처에 있는 세븐일레븐으로 가 물 큰 거98엔 , 삿포로 한정 산토리 맥주 작은 거 215엔 주고 사와서는 맥주 마시고 그대로 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