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3 터키, 불가리아 외/일본(홋카이도)

겨울의 오타루 여행

by 개굴아빠 2014. 12. 4.


드디어 50회 정도의 포스팅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작년 12월 30일 출국을 하였던 것이니 거의 일년이 걸린 셈이다.


부산-북경-비엔나-부다페스트-비엔나-이스탄불-괴레메-파묵칼레-셀축-이스탄불-소피아-이스탄불-비엔나-동경-삿포로-동경-부산


비행기 탑승 12번, 공항 노숙 3번, 야간 버스 1번.



[오타루로 가는 길]


빙설의 문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서둘로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시계탑을 한 번 더 찰칵.


배낭을 찾아 삿포로 역으로 가 3:15' 기차에 올랐다.


원래 계획은 2시 조금 넘어 있는 기차를 타려고 했었는데 빙설의 문을 찾는데 40분 이상이 걸려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 걸렸다.


오타루를 가는 거니 당연히 오타루역에서 내리려고 했었는데 인터넷 정보 중 한 곳에서 오타루 역 가기 전인 미나미오타루에서 내려 오타루역까지 가는 게 좋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에 미나미오타루에서 내려 방향을 잡아 걸었다.



그런데 잘못 했다 싶은 것이 가는 길에 눈이 겁나게 쌓여있었을 뿐만 아니라 20kg 가까운 배낭도 지고 있다보니 이동이 꽤나 힘들었다.


미나미오타루역에서 오타루역까지의 거리는 2km가 되지 않지만 눈이 겁나게 많이 쌓인 길을 배낭을 지고 가려니 장난이 아니다.


거기다 금새 눈보라까지......


거기다 역에서 내려 이놈의 스맛폰 지자기 센서 문제로 인해 정 반대 방향으로 200m 정도나 갔으니......  ㅠㅠ



[오르골당]


조금 과장해서 눈보라로 길을 잃기 직전에 마침 오르골당으로 보이는 건물이 보여 들어가보니 신세계다.






구경은 많이 하고 싶었지만 배낭을 메고 이동하려니 다리에 무리가 가기도 했고 시간도 많이 모자란다는 생각에 수연이와 승현이 선물, 그리고 솔이 선물로 오르골을 세 개 구입하고 서둘러 빠져 나왔다.



오르골당을 벗어나니 눈이 점점 더 많이 내렸다.



[사카이마치 거리]


맞은 편을 보니 운치있게 보이는 거리가 있어 따라갔는데 사카이마치 거리가 맞는가 보다.





1950년대가 생각난다고나 할까 상당히 운치가 있는 거리였다.



이런 느낌.





몇몇 가게 앞에는 눈고양이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재미있게 보였다.



[오타루 운하]



오타루 운하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이미 매직아워가 넘은 시각인데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원하는 그림은 만날 수가 없었다.



서둘러 증명 사진만 찍고 오타루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타루에서는 아무리 모자라도 세 시간은 넘게 시간이 있어야만 할 것 같다.


미나미오타루에서 내린 것이 4시 조금 넘은 시각, 오타루 운하에 도착한 시각이 5시 40분이니 1시간 20분 남짓한 시간에 오르골당, 사카이마치 거리, 오타루 운하를 거친 것이다.


차라리 홋카이도 신궁을 가지 않는 것으로 스케줄을 짰더라면 더 좋았지 싶다.



[삿포로 공항으로]


오타루 역에서 18:04' 기차를 타고 삿포로 공항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는 해야겠기에 어쩔까하다 오타루 역에서 에끼벤을 하나 구입했다.  980엔.



제트스타는 신치토세 공항의 끝 구역을 별도로 쓰는 모양인데 검색도 자체적으로 하는 모양이다.


물병도 확인 후 반입 되었는데 이런 경우를 못 봐서 꽤나 신기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후 2터미널에 내렸는데 혹시나 하고 경비에게 물어봤더니 역시나 2터미널에서는 노숙이 불가하다고 한다.


겨우겨우 마지막 셔틀 버스를 타고 1터미널로 이동했는데 조금 늦게 물어봤으면 공항 내에서 밤길을 걸어야 했을 듯.



노숙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은 후 에끼벤을 열어보니 썩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은 아니었는데 이것도 의외로 꽤나 맛이 있었다.



[나리타 공항 노숙, 그리고 ]



만남의 광장 주변이 노숙지인 모양인데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경비가 모든 사람들의 여권을 확인하고 행선지 묻고 나서 11시 넘으니 불도 꺼주고......


맘 놓고 잘 수 있는 것 같다.


거기다 와이파이도 빵빵하게 터져 서울에 있는 두석이와 카톡폰으로 한참이나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여정 중에서는 비엔나 다음으로 노숙하기에는 좋은 공항이었다.


그런데 12시 정도 잠들었다 4시경 시끄러운 남녀 얘기 소리에 갰는데 역시나 중국놈.


다 자는데 둘이서 남 신경 안쓰고 얘기하고 있었다.


하기야 내 코도 칼칼한 거 보니 코를 좀 곤 모양이다.


5시 정도 되니 미해군에서 근무하다 퇴역했다는 필리핀인이 말을 붙여 왔다.


애틀란타에선가 마닐라로 가는데 나리타서 갈아타야 됐는데 나리타서 내리고보니 자기 마누라 좌석은 있는데 자기 건 없어서 하루 밤 새고 오후에 간다고.


30분 정도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떼우다가 6:40'에 첫 셔틀 버스를 타고 터미널 2로 다시 이동했다.


pp카드를 그냥 두기는 아까우니 라운지로 가긴 했는데 삿포로로 갈 때의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이놈의 나리타 2터미널의 pp라운지는 그냥 휴게실이다.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새벽부터 맥주 한 캔 때렸다, 다른 먹을 게 없으니 억울해서. 쳇!


그나마 그것도 한 캔까지만 무료.  한 번 더 쳇!


남은 2,000엔으로는 과자 한 박스와 인형 두 쌍을 구입한 후 뱅기 탑승.


기내식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도시락.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맛은 그냥저냥.


쓰는 나도 지겨운데 읽는 분들은 얼마나 지겨울까?


그래서 귀차니즘이 물씬물씬 묻어나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해서 28일간의 여행기 끄읕.



[에필로그]


귀국한 뒤 사흘 후에 서울 식구들도 내려왔고 해서 교육종합복지관에서 함께 1박하면서 이번 여행에서 사온 것들을 함께 맛 보았는데,




서양 3대 미식 중의 하나인 거위간 요리 푸아그라.



역시 서양 3대 미식 중의 하나인 철갑상어 알 절임.


다른 말로 캐비어.



그리고, 불가리아에서 샀지만 먹지 않고 그대로 가져왔던 불가리아 치즈.


한국 서민이 언제 푸아그라와 캐비어를 먹어봤으랴.


그래서 그런지 다들 캐비어는 거의 먹어내지를 못하고 그나마 푸아그라는 아주 약간씩만 먹긴했는데 내 혀에도 느끼함이 줄줄 흐르는 맛이니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했을까.


신기한 게 해외 여행을 한 번도 가지 않은 형수님이 푸아그라를 맛있다고 해서 형수님과 나만 푸아그라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는 거.


먹다보니 맛있더만.


익숙해지면 다시 찾을 그런 맛.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역시나 치즈였다.


불가리아 마지막 포스팅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치즈는 정말 맛있었다.


담에 가면 푸아그라와 치즈는 꼭 사와야겠다는 생각이다.


참, 불가리아의 장미 제품도 함께.


진짜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