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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불가리아 외/일본(홋카이도)

북해도 비에이 겨울 여행

by 개굴아빠 2014. 12. 1.


네스트 호텔은 둘이서 방을 사용한다면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크기이지만 혼자서 사용하는 터라 큰 불편함이 없었다.


노보리베츠에서 온천을 하며 20여일간의 여독을 풀었기 때문인지 쾌적한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다만, 4시에 더워서 잠이 깬 건 빼고.


기차 시간에 맞추려면 조금 일찍 나서야 했기 때문에 6시 알람에 맞춰 기상을 했다.


대충 씻고 식당 오픈 시간을 기다리며 로비에서 잠깐 대기하다 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찬을 옮겨 닮다가 접시를 손에서 놓치는 바람에 하나 깨 먹었다. ㅠㅠ


이러니 아들 녀석이 아부지가 칠칠맞다고 같이 안 다닐 거라고 하는가보다.


스탭들이 전혀 신경쓰지 말라면서 불편하지 않게 배려는 해 주지만 그래도 신경이 안쓰일 수 있나.


얼른 먹고 방으로 가 기차표와 시간 등을 재확인한 후 7:35' 정도에 역으로 향했다.



[비에이로 가는 기차 안]


비에이로 가기 위해서는 아사히카와까지 가서 다시 비에이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삿포로 역에서 10분 전에 기차를 타니 빈 자리가 별로 없어 통로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다행히도 한 구간 후에 창가 쪽 자리가 나서 옮겨 앉아 눈구경을 실컷 했다.






우리 나라의 가장 따뜻한 동네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풍경이다.



가정집들은 지붕에 경사를 많이 두어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고 있었지만 공장 건물 같은 곳에서는 지붕에 쌓이 눈을 쓸어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었다.



지나는 길에 본 역무원.


일본 영화 철도원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다만 철도원 영화의 배경이 된 곳도 홋카이도이고 그 역사가 아직 남아 있어 여행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한다.


호로마이역으로 검색하면 될 듯.


아사히카와 역에 도착하여 기차에서 내리니 비에이 가는 기차 시간 대략 8분 전이었다.


환승을 위해 시간을 칼 같이 지킨다고 한다.


기억해 둔 기차 시각이 표시된 트랙 근처로 가서 역무원에게 다시 확인 후 바로 올라가 열차에 탑승했다.


1량짜리 기차라 신기했다.


그냥 타면 된다.


아사히카와를 지나면서부터는 눈이 완전히 그쳤다.


기차는 30분 정도 달린 후 비에이에 도착했다.



[비에이]


비에이 역에 내리면 역에서 나가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에 보면 정보관이 보인다.


그곳에서 비에이 지도와 팜플렛을 받은 후 전체에 대해 안내를 간단하게 받은 후 비에이를 둘러보러 출발했다.


우선 시청사에 있는 사계탑부터.





겨울이라 그런지 청사 안으로 들어가 중앙의 나선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서 엘리베이터 탈 수 있었다.


시 청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니 그냥 통로와 계단을 따라 가면 된다.


올라가면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아~~~ 좋다.






저 멀리 보이는 언덕을 줌으로 최대한 당겨 본 것이다.


저쪽 방향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만 여하튼 저런 언덕을 쏘다니는 게 이 날의 일과.



[비에이의 설경]


시계탑을 내려와 켄과 메리의 나무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기차역 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로는 거리를 가늠하기가 어려워 얼마나 걸릴지 몰랐는데 제법 시간이 걸려서야 켄과 메리의 나무에 도착했다.



이날 걸었던 경로를 지도에 표시해 봤는데 구글맵에서 측정해보니 시계탑에서 켄과 메리의 나무까지가 대략 3.5km로 계산이 된다.


시간상으로는 30분이 걸렸다고 일지에 기록되어 있는데 아닐 수도 있겠다.





켄과 메리의 나무를 멀찍이서 본 후 전망대 방향으로 향했다.


당시도 생각했었던 것이지만 블로그를 쓰면서도 생각나는 것이 일본놈들 상술이 참 뛰어나다는 것이다.


들판에 있는 별 것 아닌 나무 하나에도 의미를 붙여 상업화하는 재주라니......


그리고, 그것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라니......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마일드세븐 나무니 뭐니 하는 것은 제쳐두고 그냥 풍광만 즐기며 다녔다.


그러다보니 지도를 살짝 잘못 봐 전망대 방향이 아닌 다른 길로 걷게 되었다.



그래도 멋진 모습들이 연이어진다.






내가 갈 방향을 보면서 연이어 셔터도 눌러보고



길 안쪽으로 쑥 고개를 내민 신호등이 신기해서 셔터를 또 한 번 누르고



자작나무가 예뻐서 또 셔터를 누르고




내가 걸어온 길의 모습이 궁금해서 뒤를 쳐다보면서 또 셔터를 누르고



눈 내린 들판을 가장 먼저 가로 질렀을 동물의 발자국이 신기해서 또 셔터를 누르고......


그냥 막 셔터만 누르는 거다.


이하 당분간 설명 생략.























거진 들판의 끝까지 온 셈이다.





마지막으로 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 두 장 투척하고 끄읕.




표지판에는 기온 영하 7도, 노면 영하 5도라고 표시하고 있다.


일어는커녕 히라가나조차 하나도 모르지만 검색 신공 발휘.



다시 역으로 향하는 길의 일반 가정집에 걸려있던 자기 인형.







비에이 역사 앞의 모습.



이렇게 찍어 놓으니 동화 속 마을 같기도 하다.




바로 삿포로로 복귀할까 하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열차표를 해독(열차표를 받아보면 왜 해독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지 싶다.)한 후 2:15분 기차를 타고 후라노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후라노역에 내려 입구까지만 나간 후 대기실에서 유부우동을 시켜 먹었다. 380엔.


관광객 대상의 무미건조한 맛.


안먹는 게 나았을 것이다.


우리 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의 우동보다 못한 맛이랄까.



왔던 기차를 다시 타고 되돌아 갔다.




7시 넘어 삿포로에 도착한 후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삿포로 북두성의 나베함박스테이크]


저녁 식사는 북두성의 나베함박스테이크.




기다리는 사람이 좀 많았지만 혼자라 그런지 5분 정도 후에 착석할 수 있었다.


메뉴는 가장 많이 주문한다는 인기 1번.



손님 앞 쪽에는 도가니에 양념을 넣어 끓이기 시작하고



뒷 편에서는 햄버거를 익히고



햄버거가 다 조리되면 햄버거를 도가니에 넣은 후 치즈를 올리고 토치로 가열하기.



맛있게 보인다.


맛은... 썩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나름 괜찮은 맛이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으로는 아스파라거스도 연근도 기본으로 들어 있다더니 그건 아니다.


추가 토핑은 돈을 내어야 한다.


100-300엔.


생맥주 한 잔까지 합쳐 1360엔이니 그닥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눈이 좀 내렸는데 우산도 없이 매일 맞는 눈이라면 욕이 한 바가지 나왔을지 모르지만 타국의 거리에서 맞는 눈은 나름 운치가 있었다.


숙소가는 길에 편의점 들러 컵라면 하나, 지비루 둘 사서 마신 후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