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 코카서스/조지아

트빌리시 시내 구경

by 개굴아빠 2020. 2. 13.


지하철이 있는 도시의 경우에는 되도록이면 지하철 근처로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정한 곳이 Elle Boutique Hotel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위치가 상당히 괜찮은 곳이었다.


근처에 여행사와 레스토랑 거리가 있을 정도였으니까.


여하튼 호텔에서 건네주는 웰컴 드링크인 레드 와인(사페라비) 한 잔을 들고 방으로 간 후 대충 정비하고 뭐할까하다 트빌리시 시내 구경이나 하자 싶어 리셉션으로 내려 갔다.


참고로 조지아에서 땅에 파묻어 놓은 초벌구이 항아리인 크베브리에서 숙성시킨 레드 와인은 통칭 사페라비라고 부르던데 크베브리에서 숙성시키는 포도 품종 이름이 사페라비인 것 같다.


리셉션에 물어보니 올드타운 지역으로 가라고 하네.


지도를 살펴보니 웬만한 건 그 인근에 다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하지만 코카서스 30일 여행을 준비하면서 아무 것도 조사해 오지 않았다.


준비 없는 여행이 가능할지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했고......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는 말이 안되고...... 


그냥 귀찮아서 그랬지 싶다.


다행히 코카서스 여행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 놓은 블로그가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글은 이미 적었지 싶다.


리셉션에서 직원이 대~충 설명해 준 지도를 머리 속에 넣은 채 늘 그렇듯이 구글신에 의지해 무작정 걸었다.


올드타운의 메디안 바자(Median Bazar)까지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도 되고 걸어도 될 듯한 거리. 약 2.5km.


그런데 지하철을 타면 다시 제법 걸어야할 듯해서 그냥 걸었다.


길을 가다보니 레스토랑 거리가 나오고 제법 많은 여행객들이 길가의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물담배와 함께.


물담배만 아니었으면 저녁을 먹으러 그곳으로 갈 수도 있었겠지만 담배는 싫어.


조금 더 가니 여행사도 한 곳 보이는데 플래카드에는 텔라비 투어가 없다.


그래서 통과한 후 또 계속 걷기.


다리를 건너면 벼룩 시장이 나온다던데 벼룩 시장인 듯한 곳을 가보니 파장 무렵이었던지 다들 짐을 꾸리고 있었다.


봐도 딱히 구경하거나 살만한 것은 없어보이기에 또 통과.


가다보니 쿠라강 위로 레저보트 비슷한 유람선(?) 타는 선착장도 있고 멀리에는 특이한 형태의 다리도 보였다.




트빌리시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해 주는 다리인데 2010년 준공되었다고 한다.



걷다보니 차 한 대 폭의 골목길에 카페들이 있는데 그곳 한쪽에 오래된 피아노가 있고 영감님 한 분이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옷차림새로는 이 동네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연주 실력도 꽤나 좋고 곡도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이기도 해서 나홀로 여행의 운치에 흠뻑 빠질 수 있었으나 너무 오래 시간을 쓰다가는 트빌리시 시내 투어에 차질이 있을까하여 다시 이동.



평화의 다리는 도보 전용 다리이다.


사진에 보다시피 난간의 유리막이에 불이 켜지던데 딱 봐도 LED.


그런데 유리를 아무리 뚤어지게 살펴보아도 LED를 이어주는 선이 안보였다.


아마도 유리와 같은 굴절율을 가진 재료로 서킷을 구성한 듯하다.


저것 때문인지 밤 풍경이 더 좋다는 얘기도 많다.


다리를 건너지는 않고 잠깐 살펴본 후 메디안 바자를 목적지로 삼고 계속 걸었더니 레스토랑 거리가 나왔다.


올드 시티에 있는 여행자 전용 레스토랑 거리라고나 할까?



며칠 후에야 여기서 먹기는 했지만 여기 음식은 다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조금 더 가니 특이한 표지의 건물이 보였다.



종교와 관련된 건물인 것 같지만 이건 정교회 건물이 아닌데......


조금 더 살펴보니 다윗의 별 표식이 보였다.


그러면 유대교 회당.


내부는 어떤지 싶어 들어가볼까 하고 물어보니 안된단다.


다시 메디안 바자(Median Bazae)로 이동.



어?


여긴 뭐지?


여기가 바자는 아닐테고......


바자라고 해서 터키나 그런 곳에서 본 커다란 시장을 생각했더니 보이지를 않는다.


GPS는 근처라고 알려주는데.


조금 더 찾다보니 지하도 비슷한 게 보이고 잘 살펴보니 그곳에 메디안 바자라고 적혀있다.




그랬다.


메디안 바자는 지하 통로에 형성된 그다지 규모는 크지않은 오래된 시장이었던 것이다.


크게 볼 건 없다만 여자들이라면 다를 수도.


조금 더 걸어가니 정교회 성당이 보였다.




zion cathedral(시온 성당).


괜찮은 성당이었는데 마침 뒷날이 일요일이라 혹시 여기 미사에 참석할 수 있을까 하여 관리자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내가 하는 영어는 알아들은 듯한데 조지아어로 대답을 한다.


대충 감으로는 참석이 안된다는 듯해서 좀 더 확실히 알아볼 방법이 없나 하는데 마침 사복으로 갈아입은 사제가 지나기에 물어보니 절대 안된다는 투로 말을 한다.


그게 안되는 건가?


될 것 같은데.


같은 가톨릭이잖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의 동방 정교회 성당인 스베타 네델리아에서는 신부님이 아주 친절하시더만.


뭘할까 하다 평화의 다리를 건너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갔다.





그곳으로 갈 때는 그냥 강 건너편 사진이나 찍을까 해서 간 건데 간 김에 케이블카까지 타 버렸다.


나리칼라 요새까지 올라갈 수 있기도 하고 트빌리시 야경도 찍어볼까 해서다.


올라가니 트빌리시 전경이 예쁘게 보였다.



저 멀리 황금빛으로 빛나는 건 보나마나 성삼위일체 성당일 것이다.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하다 조지아의 어머니 동상을 찍을까하여 갔더니 일반 홍보 사진에 나오는 각은 절대 만들 수 없었다.


마지막 날 다시 가서야 어디서 찍었는지 알게 되었지만 여하튼 위쪽에서는 절대 정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이런 사진이 아마 그나마 최선일 것이다.


힌트를 주자면 이 사진을 찍은 곳에서 좀 더 가면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있다.


잘 찾아 보시길.





내러갈 때는 걸어서 내려가 아블라바리 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되돌아 갔다.


올드 시티에서 아블라바리 역까지는 조금 걸어야 한다.


참고로 카즈베기 가기 전날 도착해서 유심 눈탱이 맞은 곳이 바로 아블라바리 역.


아르메니아에서 밤중에 도착해 헤맸던 곳이지만 나름 도심에 데려다 준 것이었는데 공부를 안해왔으니 알 수가 있었나. ㅋ


여행 가기 전에는 최소한의 공부는 하고 가자.


호텔 옆의 Marjanishvili 역에 도착 후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와 콜라로 저녁을 때웠다.


코카서스 쪽 음식은 안 맞다고 느끼고 있었을 때다.


뒷날은 다비드 가래지 가기로 결정하고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