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 코카서스/조지아

다비드가레지 투어

by 개굴아빠 2020. 2. 17.


다비드 가레지 수도원 쪽으로 투어를 가기로 결정한 날이다, 그래봐야 어제 확정한 거지만.


어떤 투어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채 트빌리시에서 할만한 투어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다 보고 가기로 한 것.


기상 후 숙소가 좀 좁아 갑갑해 옮겨야 할 것 같아 찾아보다 street rooms inn이 가격 대비 평점이 좋아 예약을 했다.


조식 없이 38,000원.


조지아 정도의 물가 수준이라면 평소에는 3만 원 안쪽의 숙소를 찾았겠지만 이번 여행은 거지 여행은 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다만 불필요하게 낭비는 않기로.


elle boutique 는 조식 포함 49,000원.



조식은 비지니스급 정도의 호텔 수준이지만 먹을만하다.



종류는 다양하진 않지만 채소를 원하는만큼 먹을 수 있으니 그게 제일 좋았다.


9시 30분 정도에 식사 마치고 혹시나 하여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가방에 넣은 후 10시 30분 전까지 리버티 스퀘어에 도착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짐을 챙긴 후 9시 50분 정도에 체크 아웃 후하고 택시를 탔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숙소 간판이 안 보였다.


알고보니 얼추 정확한 위치에 내려 줬는데 숙소 간판이 안보였던 건 아파트형 민박이었기 때문이었다.


부킹닷컴에는 여러가지 시설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고 방도 호텔식으로 아주 깨끗하게 되어 있어 민박이 아닌 줄 알았더니 민박.


근처를 아무리 찾아봐도 주변 사람들에게 호텔 이름을 얘기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투어를 가기 전에 수트 케이스를 맡겨야 하는데 시간이 자꾸 흘러가니 마음은 초조해지고......


30분 가량 헤매다 근처에 있던 사람에게 혹시 숙소에 전화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하니 전화를 걸어 주었는데 1분만에 나타나는 거다.


바로 옆 건물의 조그만 철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이 나왔다.


방은 깨끗하지만 역시나 리셉션이 없는 민박형 숙소는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투어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바빠서 짐만 맡겨둔 후 얼른 리버티 스퀘어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20분 전에 리버티 스퀘어에 도착 후 푸시킨 광장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길을 잘못 찾아 또 5분 허비.


다행히 15분 전에 제 위치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딱 알아보고는 안내를 해 주었다.


다른 블로그에도 다비드 가레지 여행 갈 사람인지 바로 알아본다더니......


그런데 투어비가 25라리인 줄 알았더니 30라리.


두어 달 사이에 오른 거다.


지금은 해가 바뀌었으니 더 올랐을까?


참고로 코카서스의 여행자 물가는 수직 상승 중이다.


투어는 11시 출발하니 10시 40분까지는 푸시킨 광장에 도착하는 것이 좋겠다.


햇살에 탈 줄 알지만 혼자이기도 하고 풍경을 보고 싶어 앞 자리에 탑승하니 옆에 독일 여자가 타더니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이탈리아로 가서 20년 이상 비서일을 했다는데 다비드가래지 가는 동안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일인이니 당연히 독일어를 하고 이탈리아에서 일하니 당연히 이탈리아어 되고 거기다 영어는 당연하고......


스페인어도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그때까지는 스페인어 공부하고 있었는데...... ㅠㅠ


여튼 비서일을 해서 그런지 대화하는 중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30분 정도 가서 도중에 식당에 들러 콜라, 물을 구입했다.


트빌리시에서 다비드가레지 까지는 약 70km 이지만 코카서스 답게 도로 사정이 별로라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도중에 만나게 되는 황량한 들판에서 세워주고 사진을 찍게 해 준다.




지나온 길에 있던 하얀 호수였는데 분명히 소금 호수일 거다.



옆 자리에 앉았던 독일 여성.


나이는 40대 후반 정도로 보였는데 아마도 싱글인 듯.


이 사진과 함께 두어 장 찍어서 메일 주소 받아 보내주었더니 아주 고마워했다.


다비드가레지 주차장에는 1시 30분 정도 되어 도착했으니 두 시간 30분이 걸린 셈.


휴게소에서 20분 가량 시간 보낸 거 빼면 2시간 10분 걸린 건가?


주차장에 내리니 가이드가 다비드가레지 인근의 지도를 주며 코스를 설명해 준 후 4시 30분까지 되돌아 와야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알아서 다녀라는 거.


주차장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낡은 벽이 보이고 그 안으로 들어서면 다비드가레지 수도원이다.



아직도 여기서 생활하는 수도사들이 있는 모양이다.


나도 젊었을 때 "사흘 후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한 후 결정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저 길을 걸었겠지.






다비드가레지 수도원을 둘러본 후 시간에 맞추려면 등산을 해야 하고 제법 걸어야 하기 때문에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들 가는 쪽으로 가보니 거대한 바위 언덕 틈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가보니 다비드의 눈물의 샘이 있었는데 철망으로 막혀있어 안쪽을 겨우 볼 수는 있었지만 사진을 찍기는 불가능했다.


다비드의 눈물 샘은 자물쇠로 잠겨 있는데 동굴 안에 예쁘게 장식이 되어 있는 수도 꼭지에서 물이 똑똑......



그리고 이날의 투어는 여기서 끝.


왜냐고?


조지아쪽 군인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아제르바이잔과 군사적으로 조금 긴장된 상태라고 하면서 더 이상 올라가지를 못하게 했다.


트래킹 코스에 여러 가지 볼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래킹 코스 초반이 막혔기 때문에 다비드가레ㅔ지 수도원과 다비드의 눈물의 샘 밖에는 보지를 못한 것이다.


산을 올라가는 코스에 사용하지 않는 동굴 사원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 외에도 우다브노 동굴, 부활의 교회, 와치 타워 그리고 200m 정도만 더 가면 만날 수 있었을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국경도. ㅠㅠ


다비드의 눈물의 샘에서 준비해간 샌드위치와 콜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등산로에 있던 조지아 군인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갔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황무지에 드러난 지층의 색이 예뻐서 한 컷.


조금 더 색이 짙었으면 저것도 관광 거리가 되었을 듯하다.


출발하기 직전 열 댓 명 되는 일행들에게 저녁 식사하는 식당(1시간 소요) 패스해도 되겠냐고 하니 대부분 ok.


트빌리시 그냥 가자고 하니 기사가 못내켜 했다.


대충 보니 커미션을 먹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독일 여자와 내가 식사하는 시간 없이 트빌리시로 그냥 가는 걸 주도한 후 가이드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해 버렸다.


오늘 투어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가이드도 별말 없이 우리 의견을 들어줄 수 밖에.


트빌리시 오는 동안 잠깐 졸기도 하고... 기사가 영 뚱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거라 세 시간 정도 걸렸다.


트빌리시로 되돌아가는 동안 알마티에서 만난 한국 아줌마 둘과 톡 주고 받으며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