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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인도차이나반도/태국

태국 - 꼬창에서 다시 카오산으로

by 개굴아빠 2012. 10. 28.
전날 낮잠을 잔 때문에 책 읽다 화난새 하다 새벽 5시 넘어 방콕 숙소 예약하고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7시 30분 일어나 짐 정리하고 아침으로 치킨 볶음밥을 먹었다. 60밧.

9시 50분 정도 되어 숙소에 미니버스가 도착했는데 상당히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든다.

이틀 동안 꼬창에서 있었던 숙소인 penny's bungalow는 침구에서 곰팡이내가 많이 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괜찮은 편이다.

겨울에 가면 괜찮을 것 같다.

배를 탄 시간은 대략 30분.

들어갈 때보다 좀 더 걸린다는 생각이 든다만 아마 내 생각에 불과할 거다.

배를 타고 나가면서 해변의 야자수를 보고 있으려니 2002년 필리핀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신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집사람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여행이라 생각하고 무리를 해서 떠났던 첫 해외 여행.

7일간의 필리핀 여행을 마치고 마닐라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창 밖에 보이는 야자수를 쳐다보며,

'다시 저 야자수를 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여행을 다녀온 후 한 달 여에 걸쳐 여행기를 적는 동안 집사람이 내내 컴퓨터 옆에서 지켜보며 보라카이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그 희망이 집사람을 살린 거라고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

그래서 내게 야자수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는 좀 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미니버스엔 정원을 꽉 채워 8명이 탔다.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뒷자리의 미국인 영감 둘이는 계속 주절거린다.

치앙마이... 롱넥... 아프리카에도 비슷한... 어쩌구......


12시 50분 정도에 휴게소 도착했다.

돼지 고명과 딤섬 얹은 국수가 35밧.

돼지육수인듯 한데 국물이 개안네.


이리저리 드롭시키고 예약해 둔 숙소인 비만인 호텔에 도착한 것이 6시경이니 버스보다 더 느린셈이다.

그런데 호텔에 체크인 하려니 등록된 게 없단다.

영어는 알아듣기 힘들 정도라 얘기도 잘 안통한다.

얼른 한메일 열어 바우처 온 거 보여주고 체크인.

저녁 먹을 겸 곧바로 나가서 치앙마이갈 때 이용한 여행사 가서 수상시장 및 로즈가든 투어과 공항 버스를 예약했다.

각각 600+120 밧.

항공권 리컨펌은 요즘은 없어졌다면서도 내일 다시 확인해 주겠다고 한다.

근데 토욜이네. 어케되겠지.

바우처도 인쇄하고 밥먹으러 가려는데 스콜이 좍좍 쏟아진다.

오도가도 못하니 카오산 뒷골목의 풍경이나 담는 수밖에.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의 사람들을 찍다가 혼자서 우산도 우의도 없이 비를 있는대로 맞고 오는 치즈가 보여 사진을 찍으니 이 양반......


이렇게 호기있게 포즈까지 취해준다.

마음에 든다.

한국이라면 막걸리 한 잔 같이 하자고 하겠건만.


30분 정도 비피하다 약해진 사이에 아무데나 가서 또 볶음밥으로 저녁을 떼웠다.

이번에는 새우 볶음밥.

근데 새우 두 마리. ㅠㅜ

딸기쉐잌은 맛있더만.

산미겔캔 하나 해바라기씨 한 봉 사서 들어가 마시고 디비 자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