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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불가리아 외/터키

카파도키아를 걷다(3/4) - 괴레메 파노라마, 결국 벌룬투어는......

by 개굴아빠 2014. 6. 22.


세 시 정도인가 깨어서는 조금 뒤척이다 날씨가 궁금하여 밖을 나가 보았더니 생각보다는 맑은 듯 했다.


그러면 벌룬은 뜰테니 벌룬 이륙장으로 봐 둔 곳으로 가면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생겼다.


어차피 짙은 안개로 인해 벌룬 투어는 취소를 해 버린 것이니 벌룬들이 떠 있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시 잠이 들었다가 기도 소리에 잠을 깼다.


다섯 시가 되면 엄청 시끄러운 기도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만 하는데 장기 체류자에게는 별로일테지만 나처럼 짧은 기간 머무는 사람들에게는 기상 벨 소리가 되기 때문에 꼭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대충 씻고 챙긴 후 전날 봐 두었던 벌룬 이륙장으로 향했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어 전날 되돌아왔던 뒷산 길로 넘어가 또 한참을 걸어 가면서 괴레메 특유의 경치를 마음껏 즐겼는데 밤새 더 자란 상고대와 어울린 모습이 꽤 볼만 했다.






이런 차량들과 ATV들로 인해 괴레메가 많이 망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는 통제를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벌룬이 몇 대 이륙장에 있었는데 주변 안개가 심하다보니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이륙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렸다.


때문에 괴레메에서는 결국 벌룬 투어도 하지 못하고 벌룬들이 하늘을 수놓는 장면도 보지를 못했다.


처음부터 벌룬 투어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갔었기 때문에 크게 아쉬운 것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겨울에는 벌룬 투어와 관련된 것은 마음을 비우고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는 것이 낫겠다.



상고대가 버드나무 비슷하게 생긴 나무의 잎사귀에 자라고 그것들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생긴 모습이다.


마치 나무 아랫 부분에만 눈이 온 것처럼 보인다.



숙소로 돌아가 1시간 정도 잠깐 눈을 붙였다.


마지막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체크 아웃을 한 뒤 어디로 가나 고민을 하다 첫날 그린 투어에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던 괴레메 파노라마 방향으로 향했다.


차를 탔었기 때문에 거리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억에 의하면 괴레메 마을 아랫길에서 왼쪽으로 언덕을 올라가 별로 많이 달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걸려봐야 1시간 안쪽으로 걸으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판단이 맞았다.


숙소에서 대략 30분 남짓 걸었으려나?


언덕을 제법 걸어올라가 첫날 버스가 멈추었던 곳으로 짐작되는 곳을 찾아가니 눈 앞에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이런 멋진 모습이 안개에 가렸으니......


화창하게 갠 날에는 어떨지 모습이 아주 궁금하다.





바로 아래 사진이 첫날 보았던 괴레메 파노라마.



파노라마라고 하니 파노라마 사진은 찍어줘야겠지.



두 장을 대충 붙여본 사진인데 가로 사이즈가 9,000 픽셀이 넘는 사진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참을 혼자서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관광버스가 도착하는데 한국팀이었다.


몇몇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말을 붙여왔다.


혼자서 여행한다고 했더니 그 중 한 사람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자기 딸을 불러 이런저런 얘기를 함께 했는데 "담에 너도 이 아저씨처럼 멋지게 살아라."라는 내용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진도 같이 찍었던 것 같은데 내 카메라에는 없는 걸 보니 그 가족들 카메라로 찍었나 보다.


단체 여행객들을 보낸 후 다시 조용해진 괴레메 파노라마에서 한참을 혼자서 있다가 옆에 있는 선물 가게에서 우리 반 애들 줄 데블스 아이 열쇠고리를 35개 65리라 주고 샀다.








올라올 때 걸어왔던 차도를 따라 다시 내려가는 것은 재미없을 듯 해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길도 아닌 길을 따라 내려갔더니 괴레메에 도착할 수 있었다만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