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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카서스/조지아

조지아 와이너리 투어

by 개굴아빠 2020. 4. 13.

 

[ 조지아 와이너리 투어(카헤티 투어) ]

트빌리시의 올드타운 또는 숙소 인근의 투어 회사에 문의

시그나기 - 치난달리 - 탈레비 - 와이너리 투어 순으로 돌게 되면 오전 10시 출발, 오후 9시 30분 정도 도착

요금은 2019년 기준 60라리(24,000원)

 

9시에 식사를 마치고 9시 20분 정도에 숙소를 출발하여 20분 정도 후에 아블라바리역 근처의 투어 회사에 도착했더니 기다리고 있던 9인승 투어 차량이 바로 태우고 출발을 했다.

 

투어를 바로 간 것은 아니고 역시나 올드 시티를 뱅뱅 돌며 같이 투어할 사람들을 모두 태운 후 10시 20분 정도 되어서야 올드 시티를 벗어났다.

 

12시 정도 되어서 휴게소에서 쉬었는데 여기가 점심 장소인 줄 어찌 알았으랴. ㅠㅠ

 

어차피 여행 다닐 때 한 끼 놓치는 것쯤이야 예삿일이니......

 

아메리카노가 보여 25일 가량을 커피에 굶주렸던 터라 2,000원 가량 주고 사긴 했는데 한 모금 마시다가 버렸다.

 

한참을 달린 마슈르카가 도착한 곳은 시그나기의 보드베 수도원.

 

카자흐스탄에서 조지아로 넘어오면서 1박을 했던 도시이자 들렀던 수도원이라 그리 기대는 안했는데 가이드인 '베쏘'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제법 들을 만했다, 물론 지금은 거의 기억이 안난다만.

 

 

입구로 들어서면 자그마한 오래된 성당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여기에 성녀 니노의 무덤이 있다.

 

성녀 니노는 초기 기독교 시기에 기독교 전파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아르메니아와 조지아가 기독교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성당 제대 오른쪽에 자그마한 입구가 있고 거기 들어가면 바닥에 유리로 덮인 곳이 있다.

 

대부분 거기에 입을 맞추거나 경배를 하는데 그곳이 성녀 니노가 묻힌 곳이다.

 

그리고 몇 발 더 가면 새로 지어진 성당이 있다.

 

작은 성당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식 등의 행사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약 2주 전 이곳에 들렀을 때는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때문인지 안쪽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는데 이날은 들어갈 수가 있었다.

 

내부는 휑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직 장식이 덜 된 것 같았다.

 

여기서 조지아의 기념품으로 자그마한 이콘을 하나 구입했다.

 

성모자상인데 23라리이니 약 1만원 정도인 셈이다.

 

그런데, 이날 가이드인 '베쏘'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이곳은 수도원이긴 한데 남자는 없는, 그러니까 수녀원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겠다.

 

 

보드베 수도원에서 50분 가량을 보낸 후 시그나기 시내 투어를 시작했다.

 

 

웨딩홀.

 

시그나기의 별칭이 '사랑의 도시'이다.

 

누구든 24시간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고 어떤 말에 의하면 이룰 수 없는 사이의 남녀가 이곳에서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던가 뭐라던가?

 

여튼 그래서 사랑의 도시이기도 하고 또 이곳에는 러시아 민요 '백만송이 장미'와 얽힌 사연도 있다.

 

어제 글 쓰다가 날아가버려 자세히는 못쓰겠으니 궁금하면 검색해 보시도록.

 

 

시그나기 중앙 광장과 크베브리.

 

중앙 광장 옆의 벽에는 1박을 하며 왔다갔다 하면서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시그나기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놓은 벽이라고 한다.

 

 

동네 할매한테 삥 뜯긴 성당.

 

시그나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원이며 지붕 위에서 시그나기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입장료는 없지만 할머니 한 분이 입장료를 1라리 달라고 하면 기부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드려도 될 듯하다.

 

시그나기를 둘러보고난 후 치난달리 박물관으로 갔는데 아쉬웠던 것은 시그나기 전체를 볼 수 있는 포토 스팟에 세워주지를 않는 것이다.

 

시간이 모자라서인지였는지는 모르지만 시그나기 전체 뷰를 보려면 보드베 수도원까지 도보로 가면서 보거나 시그나기 바깥으로 제법 가야만 하는데 투어 차량이 포토 스팟을 지나쳐 버리는 것이다. ㅠㅠ

 

치난달리 박물관의 기본 입장료는 5라리에 와인 시음을 하려면 2라리를 더 내야 한다.

 

와인 좋아하면 당연히 와인 포함해서 구입하실 것.

 

 

박물관 내부는 사실 별 볼 것없는 가족 박물관이라기도 좀 부족한 곳이다.

 

정원이 매우 넓어 산책하기에는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난달리 아이스 와인 시음.

 

 

이거 진짜 맛있다.

 

그렇잖아도 화이트 와인을 더 좋아하는데 이건 완벽한 온도로 칠링이 되어 있다.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아깝기 그지 없다.

 

 

치난달리를 보고 탈레비로 가는 동안 가이드 '베쏘'가 아이스 와인에 대해 설명을 해 주기에 혹시 토카이 와인은 아느냐고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다.

 

토카이 와인도 아이스 와인과 같이 눈이 내려 언 포도를 수확하여 와인을 만드는 것인데.

 

하기야 토카이는 특유의 곰팡이를 이용한 것이니 다르긴 하다.

 

시그나기에서 택시 기사가 탈레비는 볼 게 없다더니 역시나다.

 

 

1000년 되었다는 나무 하나 보는 것으로 끝.

 

 

그리고 가이드가 설명도 안해준 달팽이 조각.

 

 

탈레비 성곽도 그 옆에 보이긴 했지만 가이드가 대충 설명만 하고 가보지도 않는 걸보니 보존 상태가 별로인듯하다. 

조지아의 존경받는 왕이 죽자 1만 5천명의 병사가 왕의 관을 머리 위로 들고 땅에 절대 놓지 않은 상태에서 거기까지 운반했다고 하네.

 

탈레비를 지난 마슈르카는 드디어 와이너리로 향했다.

 

그런데, 딱 보니 역시나 관광객용이지만 그래도 있을 건 있었다.

 

 

돌 뚜껑이 있는 구덩이에는 크베브리(토기 항아리)가 묻혀 있다.

 

오크통 위에 있는 것은 관광객을 위한 시음용 챠챠.

 

 

'베쏘'가 어렸을 때 크베브리를 직접 닦았다고 하며 닦는 시늉을 해 보이며 설명 중.

 

가이드 배쏘는 조지아인답게 조지아 역사와 와인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가진 듯했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와인 독(크베브리)을 씻는 일을 시켰는데 독 안에서 일하면서 노래를 불러야 했다고 한다.

독에서 알콜 증기가 나와 자칫하면 취하기 때문에 취하지 않은 것을 알리기 위해 노래를 계속해서 불러야 했다고.

씻고 난 후에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할아버지가 독 안에 물을 붓고 그 물을 마셔보라고 해서 마실 수 있으면 제대로 씻은 거라고 한다.

 

그 다음은 시음회.

 

 

네 종류의 와인을 시음한 후 와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가격이 비싼듯하고 썩 마음에 드는 와인은 없어 구입을 하진 않았다.

 

화이트는 드라이한 거, 레드는 세미 드라이, 세미 스위트, 마지막으로 로제는 스위트.

마시는 도중 영국 여자와 이탈리아 남자와 와인의 맛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시음 마치고 난 후에는 러시아 남자가 말을 걸어와 함께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어린 아기와 어머니 부인과 함께 여행 중이라는데 캄차카 반도에 살고 있고 한국에 가보았으면 한다고 했다.

 

와인 시음 후에는 와이너리 안에 있는 식당에 들러 저녁 식사를 했는데 그리스인 모녀와 합석을 했다.

 

현재 소치에 살고 있다고 하기에 올림픽 열렸던 소치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버섯과 송아지 갈비를 시켰는데 모녀 식사는 다 나온 것 같은데 내 것은 나오질 않아 기다리고 있으려니 모녀가 식사를 하지 않다가 내 것이 나오니 같이 식사를 시작했다.

내 음식 나오기를 기다려 줬다고 한다.

안그래도 됐었는데......  거기다 실수로 나이프 떨어뜨린 후 종업원이 가져다 준다고 한 후 잊어먹고 있자 딸이 가서 러시아 어로 얘기를 해 주기도 했다.

그리스어로 고맙다는 말 찾아 인사를 하니 방긋 웃어주는 것이 예쁘다.

딸은 14살인데 영어는 못하고 프랑스어를 배운다고 했다.

 

어머니의 영어도 그리 유창한 것은 아니어서 많은 얘기는 못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은 여행이었는데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가이드의 설명도 꽤 괜찮아 조지아에서 한 여행 중에서는 아주 마음에 드는 여행이 되었다.

 

9시 50분 정도 되어서야 마슈르카는 올드 시티에 도착을 했는데 조금 걸으니 리버티 광장이었다.

 

 

리버티 광장에서 내려 지하철 타고 숙소로 오며 아이스콘 하나와 초록색 맛 코카콜라가 신기해 보여 구입했는데 코카콜라는 맛이 별로다.

그나저나 망할 놈의 아스타나에서는 통 연락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