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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도, 네팔/인도

인도 - 착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 괄리오르 포트

by 개굴아빠 2012. 12. 5.


10여분 걸었나? 성 입구가 보이고 요금을 받는 곳이 보인다.

뭐라고 얘기하는데 알아듣기가 힘들어 무작정 100rs를 주니 그거 말고 동전을 달랜다.

그랬다, 괄리오르 포트 입장료는 10rs였다.

참고로, 괄리오르 포트 안의 만싱 펠리스는 100rs.


괄리오르 포트로 가는 길에 있는 자인교 사원이다.

처음 보는 순간 딱 드는 생각이......

발레리노.  ^^;;

실제로 저 석상들은 나체 상태라고 한다.


괄리오르 성은 제법 높은 언덕 위에 있다.

막바지 구간은 경사도가 제법 있어 오르는데 힘이 들긴 하지만 입구에 예쁜 꽃들이 피어 있어 피로를 씼어준다.

인도에서는 처음보는 모습이라 여기가 인도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바로 위의 사진의 끝 부분이 괄리오르 포트의 내부가 된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시크교 사원.

그곳에 짐을 부려놓고 만싱 팰리스로 가기로 했다.

구글맵에 의지해 걷고 걷고 또 걷고......

언덕 아래에서 오토릭샤를 내린 후 못해도 30~40분은 걸었던 것 같다.

한참을 걸어가니 딱 봐도 시크교 사원인듯한 건물이 멀리 보인다.


사원 바로 아래에 접수 창구 비슷한 곳이 보여 말을 거니...... 아뿔사, 영어가 안통하는 거다.

손짓을 보니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라는 눈치다.

한참을 기다려도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없다.

솔이는 영 마음에 내키질 않는지 자꾸 역 근처로 가서 숙소를 잡자고 보챈다.

나도 그냥 내려가서 역 근처에 숙소를 잡나마나 고민하는데 흰수염을 기른 영감님 한 분이 오시더니 말을 붙여 온다.

접수 창구에 간단하게 인적 사항을 적고 나니 숙소로 안내를 해주는데......

세상에나, 10명은 잘 수 있음직한 넓은 방에 맑고 깨끗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수도에다 에... 에어컨까지...... O_o;;

놀라워라!!!!!!

내부를 찍은 사진은 없다만 웬만한 인도의 배낭 여행자 숙소 중에서는 high class에 속하지 싶다.


건물은 공사가 막 끝났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듯했는데 방은 많이 남는 것 같아 보였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만싱 펠리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농업에 종사한다는 인디언과 함께 가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이 친구가 한국이 아직 개발 도상국인 줄 알고 있는 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시스템을 가진 국가라고 얘기하니 믿지 않는 듯하다.

더 재미있는 건 괄리오르 마을 전체가 시크교인들의 마을인데 이 친구는 개신교도란다.

만싱 펠리스에 도착하여 입장권을 구입했는데 100rs.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입장권은 끊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볼 거 아무 것도 없다.

성 내부에 던전 같은 미로가 있다는데 이쪽 지역 건축물들의 내부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 때문에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미로에 들어가도 후래쉬가 없으면 다닐 수가 없다고 한다.


입장권 끊고 들어가서 보는 공간은 바로 위의 사진 세 장 정도가 전부라고 보면 될 것이다.


자연 염료 중에서 파란색을 만들기가 가장 쉽지 않다고 하던데 저 색은 무엇으로 만든 것일지 궁금하다.



   괄리오르는 마드야 쁘라데쉬 주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이자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대한 괄리오르성이 있는 곳이다. 이 성은 라지푸트 왕자 수라즈센이 건설했다고 전해진다. 토마르 왕조의 만 싱 이 지배하던 1398년에 이르러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 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수라즈 센은 나병환자였다고 한다. 나병은 당시만 해도 천형이라 불리던 병이었기 때문에 왕자는 자신의 왕국에서 추방되어 치료를 위해 떠돌아다녀야만 했다. 하지만 그도 괄리오르 언덕에 거주하던 힌두교 성자를 만나면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성자는 실의에 빠져있던 왕자에게 수라즈 쿤드 우물물을 마시게 해서 병을 치료해 주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새로운 삶을 선사받은 수라즈 센에게 수한 팔 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지어주며 ‘팔’이라는 성을 계속 사용하면 이곳에 세운 그의 왕국이 영원할 것이라는 예연가지 남겼다고 한다.  
     성자의 예언대로 수한 팔의 자손은 83대를 이어왔다. 84대째가 집권한 1232년에 이르러 어찌된 일인지 성을 바꾸게 되고, 때마침 북인도를 석권한 술탄 일투투미쉬의 군대가 괄리오르로 쳐들어와 장장 11개월에 걸친 전쟁 끝에 수한 팔 왕조를 멸망시키고 만다. 성을 바꿔 망한 것인지 아니면 후대에 만들어진 얘기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힌두성자의 예언만큼은 정확히 들어맞은 셈이다.
    현재 괄리오르의 중심세력은 1754년부터 지배권을 인정받은 신디아 가문이다. 신디아 가문은 오늘날까지도 인도 정치계의 거물로 인정받는 집안이다. 현재와 같은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은 1780년의 세포이 항쟁에서 잔시의 여왕인 라니 락쉬미바이가 이끄는 독립군을격멸 시키며 영국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부터라고 한다. 세월이 지나면 세력의 흐름도 옮겨질 것 같은데, 영국 식민시절 내내 비교적 자유로운 정치적 독립을 보장 받았던 신디아 가문은 독립 후 네루 정부 시절까지도 주지사 연임에 성공하는 등 인도의 마하라자 후손들 중 가장 잘 나가는 집안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출처:http://cafe.daum.net/alienf/)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 식사를 하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 중이던 차 마침 식사를 마치고 오는 듯한 동양인 총각이 보여 말을 붙여보니 중국인이다.

이 총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안내하면서 식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해 준다.


식사 장소로 가기 전에 우선 머리에 두건을 써야 한다.

입구에 두건이 여러 장 있으므로 아무 거나 쓰면 된다.

신발을 벗어두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한 곳에 쌓여있는 식판과 그릇, 숟가락을 들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배식을 하는 사람이 물과 커리, 그리고 짜파티를 준다.

배식을 하는 사람이 자주 다니면서 부족한지 물어보니 양이 모자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식사의 질은 크게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날 저녁 식사였는데 고추를 향신료에 볶은 듯한 커리(? 이게 아주 짜다.) 조금과 물 한 그릇, 짜파티 석 장이 전부다.

견딜만한 수준?

혹시나 하고 솔이가 먹을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의외로 잘 먹는다.

나중에 물어보니 예의상 좀 억지로 먹은 경향이 있다고 한다. ㅋ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식기를 씼으러 가서 씻는 과정을 보니 입맛이 뚝. ㅠㅠ

흐르는 수도 꼭지에 헹구고, 비눗물과 수세미로 씻은 후 마지막으로 고여있는 물에 헹구고 식판 쌓인 곳에 던져 두는데......

고여있는 물의 색깔이 부옇다는...... ㅎㅎ  ^^;;

에이, 몰라.

뒷날 아침에는 비상 식량을 먹기로 했다.

근처 구멍 가게에 가서 rays 한 봉지와 물을 사왔는데 노란색 봉지에 든 rays가 아주 맛이 있었다.

가게 영감님이 영어를 못하시기는 했지만 이 마을에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환한 미소로 여행자를 배려해 주는 것이 느껴진다.

다 먹고 나서 다시 가게에 가서 두 봉지 더 사와서 뽀작뽀작.

좀 씻고 쉬려고 하니 처음에 안내해 주신 영감님이 오셔서는 내일 몇 시에 기상을 할 건지 여쭈어 보시고는 몇 가지 안내를 해 주신다.

콸콸 쏟아지는 물에 빨래 시원하게 하고 취침.


쓰다보니 원래 계획했던 괄리오르의 시크교인들에 대한 느낌이 별로 나질 않는데 인도에서 머물렀던 곳들 중 가장 깨끗하면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아그라에서 오르차로 가는 여정이라면 괄리오르에 꼭 가보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