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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도, 네팔/인도

인도 - 남들 다 가는 타지마할

by 개굴아빠 2012. 12. 4.


노출을 조금 많이 주어 여명이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가로등이 없는 곳에서는 거의 앞이 안 보일 정도의 어두운 시각.

우리 외에는 타지마할 입구로 향하는 관광객인 듯한 사람들은 보이지를 않는다.

불켜진 티켓 판매소에서 750rs.(15,000원 가량-배낭여행자에게는 어마어마한 금액.  이 때문에 타지마할에 입장하지 않고 멀찍이서 보고만 가는 여행자들도 일부 있다고 한다.)에 티켓을 구입하고 입구로 가니 우리보다 일찍 온 사람들도 있다.


우리 순서도 10번 안에는 든다.

10분 가량 기다리니 문이 열리고 입장을 시작하는데 우리보다 일찍 줄을 선 사람들보다 우리가 먼저 타지마할 쪽으로 갈 수 있었다.

왜냐고?

우리는 아무 것도 없었으니 검색대를 바로 통과할 수 있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작은 가방일지라도 짐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것들은 무조건 검색 대상이다.


입구를 들어서서 조금 걸어가면 보이는 문.

이 문이 타지마할의 정문인 셈이다.


앞서 가던 인도인이 우리 들으라고 뭐라 그러는데 무시.

아마도 가이드를 맡으려고 시도하는 모양이다.

이 사진을 찍은 위치에서 아래 사진처럼 타지마할의 정면이 보이게 된다.


이렇게.

우리 보다 앞에 들어간 이 사람들은 동쪽문으로 들어온 사람들.

동쪽문이 서쪽보다 2-3분 가량 일찍 문을 연 듯 했다.


어제 야무나 강변에서 석양 속의 타지마할을 보기는 했지만 타지마할의 정면이 눈에 꽉 들어차니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잠시동안 발걸음이 더 이상 이어지질 않는다.

어렸을 때 보았던 외국 풍물에 관한 책에서 기억에 남아있는 세 가지(목 긴 부족, 번지 점프, 타지마할) 중 태국의 카렌족은 예의상(?) 보러가질 않았고 번지 점프를 하는 아프리카의 부족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으니 타지마할을 보는 것이 어렸을 때의 기억을 찾아가는 마지막 여정인 셈이라 그럴 것이다.

이눔아, 좀 웃지.


남 말 할 처지가 아니군.

더운 인도의 밤에 제대로 자지도 못했으니 얼굴이 부어 찐빵도 아니고...... ㅠㅠ


부자 지간이라기보다는 금방 싸우고 마지 못해 어깨동무하고 있는 사람들인듯. ㅋ

이제부터 남들 다 찍는다는 사진 찍기 시작.



바로 위 사진의 의자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이 의자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하여 유명해진 곳.

이렇게 말이다.


남들 다 찍는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

고등학교 교과서였나 그런 곳에서도 나왔었던 구도.

안개가 짙어 사진을 못 찍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은 사진 찍기에 기가 막히게 좋은 날씨다.

그림이 되겠다싶은 곳에서는 무조건 셔터 누르기.


아침 일찍 서두르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타지마할 뒤편(북쪽) 난간에서 해바라기 하던 원숭이.

좌우(동·서편)에 있는 부속 건물.


서편으로 가서 뒤쪽을 돌아 동쪽으로 돌아나온 상태.

정면으로 가서 계단을 올라가야 본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본 건물 올라가기 전에 입구 쪽을 보고 찍은 사진.


본 건물(무덤) 입구이다.

안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만약 LED 후래쉬(폰카메라에 있는 후래쉬도 가능)가 있다면 건물 안쪽에서 벽면에 있는 색깔이 다른 돌맹이에 후래쉬를 바짝 붙여 불을 켜보면 무늬가 모두 색상이 다른 각각의 돌(준보석이라고 함)을 깎아 무늬를 만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피에트라 두라 기법이라고 한단다.

우리 나라 도자기의 상감 기법과 비슷한 셈이다.


하얀 대리석 위에 새겨져 있는 무늬가 피에트라 두라 기법으로 만들어진 무늬이다.


타지마할 안에도 이런 낙서가 있다.

벽면의 긁어낸 자국이나 덧칠한 자국을 보면 낙서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나 보다.



내국인에 비해 20배가 넘는 입장료를 외국인에게 받는 이유가 문화재 보수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런 식의 보수는 영 아닌 듯 싶다.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에 관람을 한 때문인지 예상보다 짧은 세 시간 가량만에 관람을 마치고 돌아나오며 출구에서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타지마할의 모습을 머릿 속에 새겼다.

이제 내 기억에 새겨진 타지마할의 모습은 더 이상은 사진 속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의 모습.

인도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는 누구나 다 가는 타지마할이겠지만 나에게는 40년 동안 기억 속에 담고 있던 사진 속의 건물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그 기억으로 인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