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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도, 네팔/인도

인도 - 에로틱 시티 카주라호

by 개굴아빠 2012. 12. 7.


제일 먼저 마주치게 되는 사원.

멀리서 보아도 섬세해 보이는 조각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건 마지막에 들리게 될 사원인데 다른 사원들과는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듯하다.

대부분의 사원들은 사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어딜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는 개님.

소님들도 마찬가지이다.



비슈누신이 멧돼지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워낙이 많이 손을 타서인지 사암으로 된 석상이 대리석 비슷한 느낌을 줄 정도로 빤질빤질하게 되어 있었다.

가끔 멧돼지상의 등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몰상식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사원의 외부와 내부에는 아주 섬세한 조각들이 빼곡히 조각되어 있는데 일부 조각들의 경우



이런 내용의 조각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18금 정도 되는 적나라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쪽으로 오는 여행자의 대부분이 18세는 넘었을 것이므로 그리 민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

하지만, 고 2 아들과 다니면서 보려니 나는 괜찮은데 아들이 영 민망해하는 눈치더만.

짜식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인터넷에서 볼 거 못 볼 거 다 보다가 들킨 전력이 있으면서. ㅋ



위의 사진은 전체 조각 중에서 유일하게 동물과 성교를 하는 조각이다.

그 옆에서 얼굴을 손으로 가린 여성(인 듯)의 모습이 재미있다.


에로틱한 조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이런 생활상을 나타내는 조각이나 힌두교 신들의 조각상들이 대부분이고 그 중에 일부가 에로틱한 조각들이다.




코끼리의 모습을 한 힌두교의 신인 가네샤.



이런 조각도 있는데 저 도끼 자국은 원래 있었던 것인지 후세에 누가 손을 댄 것인지......

이 중에서 에로틱한 조각은 몇 개일까요? ㅎㅎ



뒷태가 예~~~뻐.


사원의 내부에도 이런 조각들로 가득차 있다.

조각상의 특별한 부위에는 손길이 많이 닿은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사원들의 전체적인 형태나 조각상들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쉽게 지루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조각들이 어디어디 숨어있나 살펴보며 다니면 지루함은 현저히 줄어들 듯.



카주라호의 사원 조각이 섬세한 것은 재료가 사암이기 때문이다.

만약 화강암처럼 단단한 돌이라면 저런 조각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우리 나라의 석굴암 본존불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것이다.

불국사의 다보탑 또한 마찬 가지.

유럽에서 본 조각들의 섬세함도 놀랍긴 했지만 역시 화강암에 비해 무척 무른 돌인 대리석을 사용하여 조각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



어느 사원인지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만 사원의 입구에 장식된 이 돌은 전체가 하나의 돌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암으로 조각을 했다손 치더라도 놀라운 솜씨다.



이렇게 중심이 되는 곳에 남녀 둘이 같이 있는 석상이나 그림이 있으면 그건 시바와 그의 아내인 파르바티이다.


얘들은 우리가 지나가는데 그냥 사진을 찍어 달래서 찍어준 것.

인도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 것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자기가 갖지도 못할 사진을 왜 찍는지......


이런 조각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조각들의 크기는 하나하나가 요즘 스마트폰 크기와 비슷하거나 더 작다.

아래에 비교 사진이 있으니 참고.


이런 다양한 체위가 등장하는 것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시바신과 그의 아내 파르바티에 관한 것이다.

그 둘은 10만년 동안 10만 8천가지의 다양한 체위로 성행위를 했고 그 중 핵심적인 것을 뽑아낸 것이 인도의 유명한 서적인 카마수트라이며 그것을 조각해 놓은 것이 카주라호의 사원군이라는 설이다.

참고로 이러한 성행위를 조각해 놓은 것을 "미투나"라고 한다.


마지막에 볼 수 있는 사원인데 재료도 시대도 좀 달라 보인다.

관람할 때는 가이드북을 보며 고개를 끄덕여가면서 보긴 했는데 몇 달 지나지 않은 지금 벌써 하나도 기억에 없다.

그래서 사실 웬만한 유적지는 유적지의 의미를 새겨가며 보기보다는 그 유적지의 개략적인 설명만 기억하고 거기에서 오는 느낌을 가지려 하는 편이다.

상당히 쉬엄쉬엄 다닌 편인데도 2시간 정도 만에 관람이 끝났다.


숙소로 가는 길.

어딜 가나 소님들.

숙소로 복귀해서 레이즈 세 봉지와 침대에서 딩굴딩굴하다가......


6:30'쯤 되어 전라도밥집으로 가서 그 유명하다는 닭도리탕(닭볶음탕)을 먹었다.

맛은 있더만.

그런데 인도까지 와서 무슨 놈의 신라면에 닭도리탕이냐고.

그런데 가이드북을 뒤져봐도 인도 음식으로 먹을만한 것이 없는 곳이 카주라호인 것 같다.

참, 킹피셔도 한 병 같이 마시긴 했는데 아그라에서도 마셔봤지만 인도 맥주는 아무래도 맛이 별로인 듯하다.

인도 여행 중 가장 한가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