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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도, 네팔/인도

인도 - 카주라호에서 바라나시로

by 개굴아빠 2012. 12. 11.
총각 식당에서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나니 움직일만해졌다.


호텔로 돌아가 짐찾고나서 거기서도 좀 앉아쉬다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총각 식당 가서 인도라면+라볶이+감자튀김을 먹었다.


180rs.

그런데, 인도라면과 라볶이는 유통기한 다된 라면을 쓴듯 산패한 냄새가 나서 영 먹지를 못할 정도다.

거기다 김치와 감자튀김에는 소독약 냄새가 나서 나는 먹는 것 자체를 포기.

솔이는 평소 먹는 양에 비해 조금 많은 듯한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거기다 웬만하면 먹지 않는 게 좋겠다는 나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남은 음식을 모두 다 먹어버렸다.

이 저녁 식사가 나중에 문제가 된다.

위생 상태는 전라도밥집이 나은 듯 하다.

총각식당의 무료 와이파이도 1시간 이내에 연결 끊기므로 별 유리한 건 아닌 듯 하다.

어쨌든 식사 후에 역까지 오토릭샤를 타고 갔다.

100rs.


바로 위 사진의 오른쪽 편 오렌지색 옷을 입은 꼬마와 누나로 보이는 듯한 애가 있어 사탕을 주니 그걸 보고 있던 엄마인 듯한 사람이 돈을 주면 안되겠느냐는 제스처를 취한다.

단호히 거절.

그냥 사탕 한 개씩 더 줬다.

그런데 기차가 올 시각이 되어갈 때쯤 해서 솔이가 속이 이상하다고 했다.

그러더니 결국 화장실로 가서 저녁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왔다.

역시나 저녁으로 먹은 음식이 탈을 일으킨 것이다.

열이 오르고 거기다 두 번이나 토해내는데다 기차가 바라나시에 도착하기까지는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태가 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기차에 올라보니 좌석이 하나는 upper 이고 다른 하나는 side upper이다.

말하자면 좌석이 양편으로 떨어져 있다는 얘기.

마침 side lower가 비어 있기에 차장에게 사정 얘기를 하고 그쪽을 쓸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차트를 살펴본 후 자리가 비어있으니 사용을 해도 된단다.

상태가 엉망인 솔이를 side lower에 눕히고 두 알인가 남아 있던 해열제를 한 알 꺼내 먹인 후 side upper로 올라가 계속 신경을 쓰는데 바로 옆 좌석의 스페인계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들이 엄청 큰 소리로 떠들어대고 있었다.

기차 도착 시각이 11시 30분인가 되었을 거니 기차가 출발을 했을 때는 이미 열 두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소곤거리는 것도 아니고 객차가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얘길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누구하나 제지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12:30'쯤 결국 한 마디했다.

정확하게 이렇게 말했지.

"이 자식들이...... excuse me but it's already over midnight."

그랬더니 "이 자식들"이라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바로 "sorry"라고 하더니 깨갱하더만.


차장 보조인듯한 친구가 각 좌석마다 시트 두 장 씩을 가져다 주더니 아침 식사 주문을 받았다.

200rs.라기에 먹지말까 하다가 다음 사람을 위한 정보가 될 듯하여 일부러 시켜보았다.

그랬더니 아침에 나온 것이 아래 사진에 있는 것이 모두다.

참, 종이컵에는 짜이가 들어 있었다.

역시 인도답게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버터가 발린 건지 아닌지도 모르는 아주 짠 식빵(그것도 날 것) 넉 장, life is egg 2, 짜이 한 잔이 전부다.

짜이 한 잔 더 추가로 달라고 했더니 다음 역에서 준다고 해 놓고는 결국 주지 않았다.

오! 인크레더블 인디아!

옆 자리의 스페인계 친구들도 깨어났기에 밤에는 미안했었다, 아들이 식중독 증세로 쉬어야 했기 때문에 내가 좀 예민해져 있던 상태였다고 정중하게 얘기하니 자기들이 잘못한 게 맞다고 하며 이 친구들도 내게 사과를 한다.

그렇게 해서 또 이 친구들과 말을 트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바라나시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이제 세 시간 정도만 가면 인도의 모든 것(이라고 쓰고 "더러움의 결정체"라고 읽어야 할 듯)이라는 바라나시다.
마크트웨인이 두번이나 바라나시를 방문했었다는데. 그때도 더러웠을까?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처럼 썩지않는 것과 썩어가는 것들이 뒤섞인 역겨운 더러움은 아니었을 것 같다.
하이힐이 길거리의 개똥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말도 있을만큼 유럽의 거리가 더러웠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썩지않는 쓰레기들로 뒤덮인 공간은 아니었을 것 아닌가.
하천과 계곡, 호수마다 가득가득 쌓여가고 있는 엄청난 쓰레기들을 볼 때마다 얘네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을 세우려할 때는 늦어도 한참 늦은 시각이 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을 막을 수없다."

스마트폰에 기록했던 여행 일지 중에서 이 때 기록한 부분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 이벤트나 해프닝 외에 생각을 기록한 것은 이 부분이 유일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