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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미얀마/양곤

양곤으로 향하다

by 개굴아빠 2015. 1. 15.


13박 13일의 미얀마 여행.


남미를 계획했다가 원하는 만큼의 휴가 기간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택했던 여행지였지만 나쁘지 않았던 선택이라 생각한다.


미얀마에서의 2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미얀마라는 나라, 참 특이하다.


아직 18개국 밖에 여행하지 않았지만 안전과 보안에 대해서는 가장 맘 편하게 다녔던 나라다.


미얀마에서 만난 이들은 어쩌면 모두 부처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출발 - 김해공항 아시아나 라운지]


체크인 시간보다 2시간 30분 정도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10여 년 전인가 필리핀 갈 때 항공권을 집에 두고 공항에 가는 바람에 고생한 기억이 있기는 한데 요즘이야 여권만 있으면 되니 굳이 그렇게 일찍 갈 필요는 없을 거다.


하지만, 출발부터 심리적인 안정을 갖기 위해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난 번에는 땅콩항공 라운지를 가 봤으니 이번에는 아시아나 라운지를 선택해 보았다.





아무도 없다.


음식도 아무 것도 없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과회사 과자 몇 개가 전부다.


땅콩항공 라운지에 비해서는 좀 많이 초라한 수준이다, 그래봐야 땅콩항공 부산공항 라운지도 별 것 없긴 하다마는.



[에어차이나]


에어차이나는 이번이 처음인지 기억이 애매하다.


아마 맞지 싶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했고 북경까지의 짧은 비행시간이지만 식사가 제공되었다.


그래봐야 이코노미석 기내식.



땅콩도 안주고 음료수나 맥주도 안주고 바로 식사 제공.


이코노미석의 진리는 땅콩이었던 거 아냐?


소고기+밥, 닭고기+면.


후자를 선택했었는데 완전 실패.


그나마, 소금과 후추를 듬뿍 친 후 먹었더니 겨우 배를 채울 수 있을 수준.




[아! 북경공항]


사건 1


환승인데 부산 공항 검색대에서 아무런 문제 없던 보조충전기는 기내 반입이 안된다고 하는 거다.


제품 본체에 용량이 적혀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어찌어찌해서 인터넷에서 제품 메뉴얼 찾아 보여주며 허용치(15,000mAh) 한참 아래라고 해도 무조건 안된다는 거다.


그래서 열 받아서 72시간 무비자 이용해 나갔다가 다시 체크인하면서 배낭에 넣어 부쳐버렸다.


72시간 무비자 카운터로 가서 항공권 보여줬더니 의아해하는 눈초리로 보기에 보조배터리 때문에 다시 체크인하면서 짐부칠 거다고 하고 바로 처리해주는데 가끔 이런 경우가 있는가보다.


어쨌든 1시간 넘게 공항을 돌고돌아 다시 체크인하고 검색대 통과하고 이미그레이션 통과하고... 뭔 짓이냐고 이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공항 출국장으로 들어가 퍼스트클래스 라운지에서 출발 시각 기다리며 식사를 했는데......





북경공항 라운지는 두 번 째 이용인데 역시 수도공항 라운지답게 시설도, 편의시설도 음식도 그런대로 잘 갖추어져 있다.


이건 맘에 든다.



2. 보딩타임인 19:00'에 맞추어 라운지를 나서서 바로 근처에 있는 E20 게이트로 슬슬 걸어갔다.


두번 째 사건은 여기서부터 시작.


여기서부터는 일지를 그대로 옮기기로 한다.


19:05'경 - 게이트 갔더니 게이트에 아무도 없어! 뱅기 출발은 19:30' 옆의 의자에는 졸고있는 사람 너댓명 정도뿐.

19:09' - E21로 후다닥 달려가 물어보니 티켓을 보더니 자기들도 잘 모르겠단다.

19:13' - 다시 E20 갔다가 21가서 물어보니 안내데스크로 가보라네.

19:18' - 안내데스크 겨우 찾아 물어보니 게이트가 E51로 바뀌었다고. 게이트가 머니 옆에 있는 전기 카트 도움을 받으란다.

19:19' - 전기카트 탑승하고 이동 시작.

19:20' - 전기카트 운전하는 ㄴ이 공짜 아니니 5$내란다. 100$짜리 밖에 없다고 하니 그럼 내려서 뛰란다. 라스트콜 방금 나왔다 그러면서.

19:21' - 달리기 시작. 근데 왜 이리 머냐? 다행인 건 여기가 태국 수완나폼 공항이 아니라는 생각.

19:24' - 무빙 워크 발견하고 그 위에서도 전력 질주. 배낭을 수화물로 부친 것이 다행이라 생각. 무빙워크 끝지점에서는 달리는 속도에 무빙워크 속도가 더해진 때문에 다리가 휘청휘청.

19:26' - 젠장 아직도 게이트 E8인가 근처. ㅠㅠ 뱅기 놓쳤다 생각하며 포기할까하는 순간 E51이 눈에 들어 옴. 아래층.

19:27' - 가까스로 탑승구 골인. 버스가 기다리고 있음. 오 신이여!

19:27'~33' - 연이어 다섯 명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버스에 승차. E21 게이트에서 기다리던 몇명의 사람들.

19:33' - 버스 출발. 그리고 5분 후 비행기 탑승. 정작 비행기는 8시 가까워서야 이륙.




어쨌든,북경 공항에서 다시 발권한 티켓에 분명히 E20이라 되어 있었던 게이트가 아무런 안내도 없이 변경되어 버려 자칫하면 출발부터 대형사고를 일으킬 뻔 했다.


내릴 때쯤 보니 카메라 아이캡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는데 예전의 경험을 되살려 착륙 후에 좌석 밑을 살펴보니 역시 거기에 얌전히 있었다.


비행기는 미얀마 현지 시각 24시 가까워서야 도착했다.


픽업이 11시 정도에 되어 있었기 때문에 없으면 어쩌나 했지만 이미그레이션 무사 통과 후 배낭을 찾아 출구로 가니 숙소에서 나온 젊은 친구가 대기 중이다.


숙소인 레이보우 호텔까지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숙소는 상당히 깨끗한 편이었지만 아쉽게도 와이파이가 연결이 되질 않았는데 뒷날 알고보니 양곤 전역이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했던 것 같다.


1시간 정도 뒤척이다 첫 날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