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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불가리아 외/헝가리(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쏘다니기(어부의 요새, 부다 왕궁, 중앙시장)

by 개굴아빠 2014. 5. 5.


그러고 보니 머르기트 다리 밑의 지하철 역에서 티켓을 구입했던 내용이 빠졌다.


아침부터 어찌나 걸었던지 머르기트 다리를 건너서는 이거 안되겠다 싶어 비상용으로 티켓을 한 장 구입해 두었다.


티켓도 없어 할 수없이 걷는 것과 티켓이 호주머니에 있으면서도 그냥 걷고 싶어 걷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니까.


이건 내 인생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개똥 철학이다.


어쨌거나 골목길을 들어서서 가는데 집집마다 창문에는 저렇게 예쁜 인형들을 진열해 놓았다.




이걸 보면서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참 애매했었는데 느낀 그대로를 쓰려니 아닌 것 같고...... 여하튼 길 가는 사람들은 보기 좋을 법도 한 듯.


사실 자유 여행이란 것이 이런 게 좋은 것이 아닌가.


예정 없이 어디인지 모르면서 마냥 걸어도 괜찮은 여행.


동남아의 판잣집 사이를 걸어도, 유럽의 오래된 집들 사이를 걸어도, 일본의 회색 빌딩들 사이를 걸어도 마냥 좋은 시간들.



그렇게 골목을 헤매다보니 역시나 예정했던 목적지가 눈 앞에 나타났다.


지난 밤에도 보았던 어부의 요새.




어쩌다보니 원치않게 머르기트 다리를 지나게 되었지만 지난 밤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되었으니 그다지 나빴다고만은 못할 것 같다.



어부의 요새에서 찍었지 싶은데 파노라마 사진은 해상도만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냥 스마트폰 어플로 찍는 게 나을 듯 하다.


밤에 보았던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성당을 낮에 보니 느낌이 다르긴 한데 궂이 두 번 올라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마차시 성당 건너편에는 티켓 부스가 있는데 입장료가 살짝 비싼 듯 했다.


그래서 안 들어 갔다.




아무래도 렌즈를 바꿔야 할 듯.



마차시 성당에서 부다 왕궁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민속품장터.


여러 가지 판매를 하고 있는데 중앙 시장에 없는 품목도 몇 가지 있었던 것 같다.



왕궁 근위병(또는 비슷한 애들)과 같이 사진을 찍는다든지 그게 아니라도 가까이서 대놓고 찍는다든지 하지는 않는다.


쟤들도 짧지 않은 시간을 저렇게 서 있으려면 쉽지 않을테고 관광객들의 별난 관심이 달갑지는 않을테니까.





부다 왕궁 뒤편에 있는 청동 조각상.


왕이 사냥을 갔는데 사슴이 어쩌구...... 몰라.  관심 없음.


내려가기 전에 그래도 증명 사진은 찍어야겠다 싶어 폰 들고 셀카 찍으려는데 까르르 하는 웃음 소리와 함께 우리 말이 들렸다.


아가씨 둘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기에 같이 찍어주겠다고 하니 고맙단다.


묻지 않아도 그 중 한 아가씨가 내 사진을 찍어주겠다기에 부다에서의 증명 사진 한 컷.



구글맵에는 길이 없어 보였지만 방향상 왕궁 끝 쪽으로 겔레르트 언덕 가는 길이 있을 것 같아 가봤더니 길이 끊겨 있어 세체니 다리 쪽으로 다시 되돌아 갔다.


푸니쿨라는 여전히 오르락 내리락.



전날 세운 계획으로는 겔레르트 언덕을 거쳐 중앙 시장까지 걸어가려고 했었는데 아침에 머르기트 다리까지 걸어가는 바람에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


그래서 비상용으로 사 둔 승차권을 이용하여 중앙 시장까지 트램을 타고 갔다.




라인 강변을 따라 걷는 것도 괜찮았지만 트램을 타고 가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었다.



트램 역에서 내리면 바로 건너 편 고풍스런 건물이 중앙 시장이다.


자유의 다리 인근에 있어 찾기는 상당히 쉬운 편이다.


1층에는 각종 식료품 가게가 있고 2층에는 식당가(?)와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캐논 정품 렌즈와 싸구려 탐론의 차이가 확실하게 나는 사진이다. ㅠㅠ


그래서 조금 전에 렌즈들을 살펴 봤다는......


축복 렌즈를 하나 구입해 버려?


그런데 EXIF 정보를 보니 무조건 F3.5에 맞추어져 있는 걸 보니 피곤하기는 어지간히 피곤했었나 보다.


기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였구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쨍~~~한 사진을 보면 렌즈 욕심이 안생길래야 안생길 수 없다.


시장을 돌다가 출출하여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가로 갔더니 이건 뭐... 발 디딜 틈도 없다.



겨우겨우 한 구석에 끼어 굴야쉬 스튜에 그... 뭐였더라? 여하튼 밥 비슷하게 생긴 것을 함께 주는 걸 먹었는데......


헝가리 파스타라고 되어 있다.  1300 포린트, 6,500원.


아, 맛 없어. ㅠㅠ


핫 와인은 어떤 맛일까 싶어 그것도 시켰는데......


아, 이것도 맛 없어. ㅠㅠ


390원이니 약 2,000원.


음식은 양도 많고 좀 짜면서 느끼하고 와인은 알콜향과 와인향이 훅 솟구치는 게 둘 다 실패인 셈.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들 중 최악의 맛으로 평가할만한 몇 가지 중에 포함 되지 싶다.




1층에서 이곳저곳 둘러보는데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유럽 3대 진미라고 하는 것들 중 두 가지.


바로 거위간 푸아그라와 철갑상어알 캐비어.


이런 걸 언제 먹어보겠나 싶어 고민고민하다 가장 작은 크기로 각각 하나씩을 샀다, 물론, 최상품으로.


푸아그라는 3650포린트, 18,000원 정도.


캐비어는 4,600포린트, 23,000원 정도.


중앙 통로 쪽의 가게들보다 뒤쪽 으슥한 곳(?)의 가게들이 훨씬 가격이 저렴하니 중앙 통로 쪽의 가게들은 무시하고 뒤쪽 으슥한 곳의 가게들을 살펴보길 권한다.


맛은 어땠냐고?


귀국한 것이 설 직전이라 대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풀었는데......






둘 다 느끼함의 극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만 보고는 절래절래 고개를 흔드는데......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와 형수는 푸아그라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는 전설이......


시장 입구 안쪽 왼편 가판대에서 버스티켓 세 장 사서 트램타고 데악광장으로 가는데 펀칭하기 애매해서 그냥 타고 갔다.


아무도 안 잡아서 그냥 티켓 한 장 벌긴 했는데 지금도 왜 이리 찝찝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