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2 인도, 네팔/네팔

인도에서 네팔로

by 개굴아빠 2013. 2. 15.
기차는 바라나시에서 02:00'이 넘어서 출발했다.

원래 출발 시각보다 1시간 30분이 늦어진 것이다.

인도에서 기차를 몇 번 타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연착된 기차였다.

카주라호에서 바라나시로 갈 때의 열차칸과 같은 등급을 선택했지만 이번에 탄 기차칸은 현지인들과 섞여있는 칸이었다.

아무래도 바라나시에서 네팔로 넘어가는 외국인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

기차칸이 좀 청결하지 못한 것을 빼면 너무 춥거나 덥거나 하지 않아 잠은 그냥저냥 잔 듯.

8시 쯤 고락푸르 역에 도착을 했는데 그놈의 바라나시 응가 꿈 때문이었는지 열차가 도착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제법 나가고 난 후에야 잠이 깨었다.

비몽사몽간에 역사를 나가는데 채 역사를 나가기도 전에 한놈이 붙어 소니울리까지 합승택시 1인당 200RS. 달라기에 100을 불렀더니 안된다고 한다.

"그래? 그럼 나 버스 타러 간다아."

하고 가는 척하니 어랍쇼? 안 붙잡네?


뭐, 그럼 버스타러 가는 거지.


배낭 여행자가 아쉬울 게 있나.



5분 가량 걸어가니 버스를 탈 수 있을만한 곳이 나왔다.


버스 정류소 가까이 가니 이번에는 이상한놈이 소나울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라며 오라고 하기에 소나울리 간다고 했더니 갑자기 말을 바꿔 소나울리 가는 버스 맞다며 1 인당 또 200씩 달란다.

이번엔 씩 웃어주지도 않고 그냥 무시.


버스 찾느라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택시 기사가 200RS를 부르기에 100했더니 잠깐 멈칫하더니 ok.


절대 공정 가격 이상으로 줄 필요가 없다.


가이드북의 공정 가격도 현지인 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태반이니까.


기사까지 5명 다 탔기에 출발하는 줄 알았더니 한 명 더 태워야 된다고 한다.


결국 할아버지 한 분이 더 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변속기어 스틱 위치에 탔다.


경차 크기에 6명이 탄 셈인데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가 될 거다.




그런데 택시에 6명 타는 것은 양반.


오토릭샤에 대략 15명 가량이 타고 가는 것도 보였다.


거기다 짐까지 잔뜩.




고락푸르에서 소나울리로 가는 길에 펼쳐진 한적한 호수, 그리고 그 가운데의 사원.(이 맞겠지.)


인도 사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리안 인종이다.


피부가 조금 가무잡잡하지만 긴 얼굴 형태에 짙은 눈썹과 굵은 쌍꺼풀, 큼직한 눈 때문에 피부색만 제외한다면 대부분 상당한 미남 미녀들이다.


그래서 네팔로 넘어가기 전에 차를 타고 가면서 사진을 몇 장 찍었었는데......





얘들은 왜 다 이러냐? ㅠㅠ


그런데 출발한지 조금 지나자 오른쪽에 앉은 젊은 놈이 졸기 시작하더니 기름이 더깨미로 앉은 머리를 자꾸 내쪽으로 기대어 온다.


처음엔 점잖게,


 "내 어깨 니 베개 아니거등. 창문쪽으로 기대줄래?"


하고 얘기하니 게슴츠레한 눈으로 알았다더니 1분 정도 지나자 또 기대어 온다.


이번엔 약간 정색하고,


 "나 어제 자정 넘어 출발한 기차 타서 피곤하거등. 나도 피곤하니까 좀 조심해 줄래?"


그래 봐야 다시 1분. ㅠㅠ


마지막으로 엄청 화난 표정으로,


 "나 어제 조금도 못잤단 말야. 나도 억수로 피곤하단 말야 이 친구야."


그래봐야 게슴츠레한 눈으로 미안하다는 듯 잠시 쳐다보고는 30초 후에 또 머리가 넘어오는 거다. ㅠㅠ


할 수 없이 포기.



차는 50~60Km/h 의 속도로 달려 약 3시간만에 소나울리에 도착했다.



사이클릭샤를 40에 계약해서 국경까지 이동했다.


인도 이미그레이션 센터 앞에서 내려주기에 여기까진가보다 생각했더니 밖에서 대기를 하더라고.


그러고는 네팔 이미그레이션 센터 앞에서도 대기해 주더만.


그러더니 국경 조금 넘어가 버스 있는 곳에서 내리라네.


뭐 내려야지.


룸비니 가는 버스 타는 곳 물어보니 모두 100을 부른다.


비싸다고 흥정하려는데 아까 그 영감님이 50이라기에 뭔가 속았다 싶으면서도 할 수있나, 타야지.


한참(20분 가량? 이번에는 제법 갔다.) 가서 주차장이 나오기에 100을 주니 거스름돈을 주려하지 않는다.


그렇잖아도 아침도 못먹은데다 바라나시에서의 멘붕 상태도 아직 안 끝났겠다 어디 화풀이할 데도 없었는데 너 잘 걸렸다 싶어 화를 내며 고함을 치니 주변에서 우르르......


룸비니 가는 버스 차장은 버스 출발하니 그냥 100 주고 나서 버스 얼른 타라고.


주변 애들도 50x2해서 100맞다고.


인도 루피가 3,000 가까이 남아 그냥 줄 수도 있었지만 괘씸해서 계속 화를 내고 있으려니 경찰이 다가와 중재하는데 이놈도 국경에서부터 100이 맞다고.


"어이 이 양반아. 나 이 영감한테 국경에서 40 주고 나서 탄 거란 말야. 거기다 영감이 그 다음엔 50이라 그랬고. 90주는 것도 비싼 줄 안단 말야. 내가 여행 초짜인 줄 알아? 거기다 네팔 루피가 아니라 인도 루피잖아."


라고 하니 그제야 영감에개 몇가지 묻더니 영감에게 거스름돈 주란다.


근데 영감이 내미는 건 꼬깃꼬깃한 30루피.


더이상 실랑이 해봐야 뭐하겠나 싶어 버스를 탔다.


외국에서 겁도 없이 화 좀 내 봤다.


어쨌든, 네팔로 큰 탈 없이 넘어왔다.



※ 참고 : 바라나시에서 네팔로 넘어가는 방법 간단 정리


1. 바라나시에서 기차를 타고 고락푸르까지 이동(6~8시간 소요)


2. 고락푸르에서 국경까지 택시(100rs) 또는 버스로 이동(3~4시간 소요)


3. 국경 근처에 내려주면 도보 또는 사이클 릭샤(5분 이내 소요)를 이용하여  인도 이미그레이션에서 출국 신고


4. 국경 통과 후 네팔 이미그레이션 센터(5분 이내 소요)에서 비자 발급


5. 네팔 이미그레이션 지나서 오토릭샤 또는 사이클 릭샤로 바이라하와 주차장까지 이동(10~20분 소요)


6. 룸비니 또는 포카라로 이동

   - 룸비니 가는 주차장과 포카라 가는 주차장이 다르니 주의.

'12 인도, 네팔 > 네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푼힐 트래킹 3일째  (0) 2013.02.22
푼힐 트래킹 2일째  (0) 2013.02.20
푼힐 트래킹 첫 날  (0) 2013.02.19
룸비니에서 포카라로  (0) 2013.02.17
네팔 룸비니 - 대성 석가사  (0) 201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