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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도, 네팔/인도

인도 - 델리 시내 관광, 레드포트

by 개굴아빠 2012. 11. 16.


IT강국에 우주발사체도 쏘아올리는 나라의 수도에 있는 여행자 거리치고는 참 거시기하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보이질 않고 밤에는 알 수 없었던 쓰레기들로 거리가 지저분하기 그지 없지만 이미 얘기를 듣고 왔던 거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하지만 대충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여기까지였다. ㅠㅠ)

인도에서의 첫 식사는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 에버레스트 카페에서 하기로 결정하고 그래도 반은 기대에 차서 가게를 찾아갔더니......

아......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 괜·찮·은 음식점이 맞는건가, 내가 잘못 찾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황스러운 실내 분위기.

언제 세탁을 한 건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땟국물로 꼬질꼬질한 방석이며 끈끈함이 느껴지는 테이블하며......

별로 깔끔을 떠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좀 버텨내기 힘든 정도다.

하지만, 각오하고 온 거니 받아들여야지.



솔이는 치킨 샌드위치를 나는 아메리칸 조식을 시켰다.

모두 190루피니 우리 돈으로 3,800원 정도이다.

배낭 여행자에게는 좀 비싼 식사라는 느낌이 든다.

식사를 마친 후 바로 옆에 있는 시계포를 겸한 사설환전소에서 200$을 환전했는데 사장이 참 정직해 보이고 친절했다.

환전하는 도중 사장의 부인과 딸로 보이는 사람들이 왔기에 가지고 다니던 아몬드 사탕을 몇 개 선물했더니 아주 즐거워했다.

델리 관광을 위해 시티 투어 버스를 이용할까 하였지만 악샤르담 사원을 비롯해 내가 점찍어 두었던 몇 곳에 들르지 않는 관계로 그냥 알아서 다니기로 했다.

물론 배낭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니 택시를 대절해도 되었겠지만 그렇게 돈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직접 부대끼는 것이 여행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거기다 큰 도시들은 대부분 지하철 시스템이 있어 이동하는데 동선만 잘 짜면 아주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델리도 우리가 가고자 하는 지역은 모두 지하철로 근처까지 갈 수 있어 지하철과 오토릭샤, 사이클릭샤를 적절히 이용해 보기로 했다.


인도의 지하철도 테러에 대비해 배낭이나 가방을 검색하기 때문에 기차를 타는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린다.

토큰 발권 창구에서 목적지를 얘기하고 토큰을 구입한 후 기차를 타는 것은 어디나 거의 비슷한 시스템.

뉴델리역에서 찬드니촉까지는 8rs.


첫 목적지가 레드포트였는데 지도를 살펴본 결과 찬드니촉 역에서 내리는 것이 가장 가깝다고 판단되어 찬드니촉역에서 내려 출구를 찾아보니 이거... 방향 잡기가 참 어렵다.

사람들 많이 가는 쪽으로 나갔지만 레드포트가 어느 방향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구글맵 신을 호출했지만 이런 때는 구글맵 신께서 응답하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좀 헤매다 방향을 잡고 10분 가량 걸어가니 멀리 붉은 성이 보인다.

대대적인(?) 보수공사 중인 모양.

무굴제국시대(1639-1648년)에 건립되었으며 빨간 사암으로 건축된 성벽이 인상적이며 일명 빨간성이라 한다. 지금은 비록 조잡해 보이지만 예전에는 '지상에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성이였다. 

현재의 모습으로 변한 이유는 영국점령군에게 수없이 침략 당했기 때문이며 당시에는 보석과 귀금속으로 장식되고 아름다운 휘장이 드리워져 있었으며, 궁전 안으로 연결된 수로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곳에서 안락하게 살던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천국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정문인 라호르문과 남쪽에 델리문이 있으며 정원 안쪽에는 흰 대리석 궁정인 디와니암이 있고 더 안쪽으로는 궁전 디와나카스, 예배소인 모티마스지드등이 있다. 또한 오른쪽에 위치한 박물관에는 무굴제국 시대의 회화와 무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출처:다음)

여기서 왼쪽으로 쭉 가면 매표소가 있는데 입장료는 1인당 250rs, 우리 돈으로 약 5,000원이나 되는 제법 비싼 금액이다.

2000년경 정권이 바뀌면서 인도고고학협회와 정부가 짝짜꿍하여 문화재 보호와 보수를 위한 비용을 외국인에게 전담시키기 위해 기존 2rs(40원)하던 입장료를 어마어마하게 올려버린 것.

타지마할도 그 전까지는 5rs(100원)이었는데 지금은 자그마치 750rs(15,000원).

현지인과의 입장료 차이가 20배에서 50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유적지가 하도 많은 곳이라 배낭여행자라고 하기에는 가끔은 조심스러운 나조차도 부담스러운 입장료인데 통상적인 배낭 여행자가 감당하기에는 정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거기다 적지 않은 곳에서 카메라 소지시 별도의 돈을 추가로 내어야 하고 비디오 카메라는 더 많은 돈을 내어야 하니 외국인들은 그야말로 봉인 셈이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입장료가 없다고 하는 자미 마스지드에서는 말도 안되는 카메라 fee를 요구해서 결국 입장을 포기하고 말았다.


카메라질이 서툴러 사진을 신경 써서 찍는 편인데 찍다보니 별 찍을만한 게 없다.

한 마디로 입장료가 아깝다는 얘기.


안쪽에 박물관이 있는데 이런 것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진열품이나 진열 방식도 조악한 수준으로 보인다.

그냥 쓱 훝어보고 나오면 되는 정도.


정원이 다람쥐 천지라 저놈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그것도 너무 자주 보게 되니 심드렁.


덥기도 덥고 첫 관광지에서 크게 눈에 뜨이는 것도 없고 하니 솔이만 아니라 나도 지쳐가는 느낌.


레드포트 입구에 기념품 가게가 줄지어 있는데 이런 곳에서 물건 구입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상책.


구리로 된 현판을 열심히 닦고 있는 인부 옆에는 테러에 대비해 기관총과 소총으로 무장한 경비병들이 보인다.

이제 결국 입장하지 못했던 자미 마스지드로 갈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