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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터키, 불가리아 외/불가리아(소피아)

예정에 없던 불가리아행

by 개굴아빠 2014. 8. 24.


원래는 셀축에서 쿠사다시를 거쳐 피타고라스의 고향이라는 그리스 사모스 섬을 방문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겨울에는 배편이 끊긴다기에 급하게 계획을 변경하여 불가리아를 2박 3일 동안 방문하기로 했다.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이스탄불 -> 소피아 항공편을 구입하려 했지만 그놈의 엑티브엑스 때문에 애를 먹은 끝에 셀축에서 동행했던 박군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구입할 수 있었다.(는 얘기는 앞 포스팅에서 썼다.)


소피아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항공권은 어쨌든 구입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안되면 기차 타지 뭐.



[ 아틀라스젯 셔틀 버스타기 ]


항공권 구입부터 뭔가 쌔~~~하더라니, 이번 이야기는 이래저래 몸 고생, 맘 고생한 얘기가 주를 이루게 된다.


셀축에서 이사베이 자미까지 구경한 후 숙소에서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아틀라스젯 셔틀 버스를 타러 갔다.


원래 아틀라스젯 항공권을 구입한 사람만 셔틀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동행했던 박군이 같이 타도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고 하기에 그냥 밀어 붙여보기로 하고 셔틀 버스를 타는 곳을 물어물어 찾아 갔다.




셔틀 버스 타는 위치는 지도에 표시해 둔 부분인데 이곳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사람들마다 얘기가 달랐고 위치를 대략 찾기는 했지만 표지판도 없고 또 어느 편에서 타야하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셔틀버스 타는 곳이라고 짐작하고는 서 있었더니 쉬린제 가는 날 만났던 아가씨들 중 한 명도 버스를 타러 오는 것이다.


조금 후 셔틀 버스가 왔기에 짐을 싣고 버스에 올라탔더니 이번에는 항공권을 검사하는 것이 아닌가.


아... 내려야 하나 싶었는데 박군이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다.


자신의 항공권은 아이패드의 인터넷 화면을 보여주고 내 것을 보여달라고 했을 때는 캡쳐해 둔 것을 찾아 보여준 것이다.


물론 항공권 번호도 같았을 것이고 이름도 같았을 것이지만 통과.


"얘들이 우리 이름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잖아요. ㅎㅎ"


맞구만. ㅋ


어쨌든 무사히 셔틀을 타고 이즈미르 공항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젊은 사람 둘은 취침 모드.


어디서든 잘 자는 사람들이 부럽다.



[ 이즈미르 공항에서 ]


이즈미르 공항에서는 들어갈 때 검색 한 번, 탑승구 갈 때 검색 한 번.


아, 귀찮아.


셋 다 이스탄불로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비행기편이 다르다.


내가 한 시간 정도 늦게 출발.


이틀 동안 함께 다녔던 박군과도 헤어질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셋이서 기념 사진을 찍는답시고 찍었는데 폰카로 찍었더니 흔들렸을 줄이야.


그래서 얼굴 가리지 않고 그냥 올리는데 둘 다 아주 미남 미녀다.


아틀라스젯이라 먼저 보내주고 라운지에서 션하게 맥주 한 잔 할렸더니 pp카드를 쓸 수 없는 곳이다. ㅠㅠ 


pp라운지는 국제선에만 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물 한 병 2리라를 주고 샀었는데 라운지만 있었으면 공짜로 마실 수 있는 거란 생각에 잠시 짜증.


이즈미르 -> 이스탄불 구간도 샌드위치가 제공되었다.


78리라 39000원짜리 비행기에 샌드위치가 어디야.


일찍 체크인했더니 자리는 비지니스석 바로 뒷 자리를 배정 받았다.


혼자 널찍하게 창가 자리에 앉긴 했는데 비즈니스석에는 제대로 된 식사가 제공되는 모양인지 음식 냄새 때문에 조금 별로였었다.



[ 이스탄불 공항에서 노숙(?)하기 ]


이번 여정에서 모두 12회 비행기를 탔었는데 pp 카드를 믿고 몇 번의 공항 노숙을 시도했다.


그 중 이스탄불에서는 유일(북경도 있었지만 야박하게 4시간 지났다고 쫓아 냈음. ㅠㅠ)하게 24시간 운영하는 라운지가 있어 그런대로 편하게 밤을 샐 수 있었다.


이용자가 많아서인지 시간 체크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그래봐야 다시 끊고 들어가면 그만이지만) 샤워실도 있고 음식의 질도 괜찮은 편이었고 술이나 음료도 다양해서 이번 여행에서 사용했던 라운지 중에서는 가장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그래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밤을 샌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 때문인지 뒷날 불가리아로 향하면서 많이 기분도 체력도 많이 저하되어 버렸지 싶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이동 후 다행히 셀프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셀프 체크인 안되면 대략 낭패다, 라운지 이용이 안되니까.


시큐리티 체크 후 라운지로 들어가서 몇 시간 사용 가능하냐 물어보니 6시간이라는데 대략 시간이 두 시간 정도 부족하지만 안되면 다시 입장하면 되니 별 상관없는 일이다.


이용자가 많아 제법 번잡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볶음밥과 초밥(?) 비슷한 게 있어 간만에 쌀알을 섭취할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 소피아->이스탄불행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려 했지만 스마트폰으로는 불가능해 거의 한 시간 걸려 카톡 이용해 집에서 발권하라고 시켜 놓았다.


덕분에 취침은 두어 시간?


일어나 샤워 후 식사를 마치고 불가리아행 비행기를 타러 갔다.



[ 아! 불가리아... ㅠㅠ ]


아탁튀르크 공항의 라운지에서 밤을 새며 생각을 해 보니 판단을 잘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일 처음 세웠던 계획에는 산토리니가 들어 있었는데 그곳을 뺐던 결정적인 이유가 비싼 항공료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항공료와 같은 비용을 들여 불가리아로 가게 된 것이 아닌가.


갑자기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오밤중에 항공권을 취소할 수도 없고 산토리니로 가는 항공권을 구할 수도 없고......



어쨌든 나를 실은 비행기는 불가리아의 소피아로 향했다.


소피아 공항에 내리니 비행기에서 나오는데 여권을 보자고 한다.


몇몇 찍어서 하는 모양인데 내가 어딜 봐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불심 검문 비슷한 것 따위는 당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이유는 나중에.)


이미그레이션은 쉽게 통과했지만 느낌이 많이 어둡다.


공항에서 20유로를 환전했다.


나오기 직전-택시.버스 표시된 입구 바로 오른쪽에 버스 티켓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참고로 잡화점이다.


84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하는데 급우울해지는 것이다.


하늘도 흐리고 도시도 흐리고......


버스 종점이 맞나 긴가민가하는데 버스 기사가 내리라고 손짓을 하기에 내렸다.


알고 보니 종점이었던가 보다.


그런데 점점 더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나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우울한 것 같았다.


다시 공항 가서 뱅기 타고 이스탄불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이스탄불은 사람들의 표정도 밝고 기후도 나름 포근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이곳은 건물의 색상마저 우울한 느낌이다.


공항 주변은 온통 회색빛이었는데 하얗게 서리가 내려 더욱 그렇게 보였던가 보다.


거기다 버스를 내려 중심가로 가려는데 이놈의 폰이 말을 안 듣는다.


gps도 잘 잡히지 않을 뿐더러 지자기 센서 이상으로 90도 또는 180도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니 도저히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길거리에는 길을 물어볼 사라조차 보이질 않는다.


그냥 우울 모드 x 100이다.




한 나라의 수도에서 겨우 발견한 나름 화려해 보이는 건물인데 때가 덕지덕지 앉은 듯한 느낌.


이 도시에서 볼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겠다 싶었다.


중심가인듯한 곳에 겨우 도착했지만 호텔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심지어 환전소도 찾을 수가 없다.


전날 밤에 확인해 둔 레바호스텔을 겨우겨우 찾아가 4인실 도미에 20레바(=10유로)로 있기로 했다.


호스텔 주인이 젊으면서도 영어가 유창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이미 이 때는 체력도 기분도 완전 바닥 상태였다.


속이 불편해 좀 비우고 침대에 잠깐 누웠는데 2박 3일 동안 숙소에서 인터넷질이나 하며 누워있다가 갈 거란 생각을 잠시 했을 정도다.


우울 모드 x 1000 정도 되는 느낌을 곱씹다보니 어느 새 잠이 든 모양,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13:00이다.


1-2시간 잠든 모양이다.


잠을 자서 그런지 아주 쬐끔 상태가 나아진 듯하기에 어쩔까 고민하다 나가기 싫은 몸을 이끌고 나갔다.




[ 소피아 시내 살펴 보기 ]



스베타 네멜리아 성당.


여긴 지나가면서 들어가나마나 했었는데 나중에 이 곳을 들어가면서 소피아가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서유럽에 비해 많이 가난한 상태이다보니 사라들이 서구권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이동을 많이 하다보니 한 나라의 수도라고는 하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듯 보였다.


낡은 건물들을 수리나 정비할 생각으로는 보이질 않았다.


걷다보니 몸에 온기도 돌고 힘도 나는 것 같아 계획했던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첫날은 중앙 시장과 길거리 시장만 구경하고 나머지는 뒷날 본 후 근교의 다른 도시에서 1박하고 소피아로 돌아온다는 계획.





중앙시장은 부다페스트의 중앙시장과 비슷한 건물 형태지만 그보다는 규모가 많이 작았다.


관광객을 위한 상점은 아예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시장 2층 은행에서 50유로를 환전했는데 2박 3일간 쓰는데는 충분했다.


스왈롭스키라고 해서 목걸이 두 개를 33레바에 샀는데 물가는 상당히 낮은 편으로 보였다.



길거리 시장은 공사 중이었는데 절반 정도만 영업 중이었다.


완전히 주부들을 위한 시장이라 별 볼 것은 없어 보였다.



뒤에 알고 보니 이 다리도 네 마리의 사자상으로 유명하다고 하는 모양인데 이 사진은 알고 찍은 것이 아니라 사자가 좀 많이 우습게 생겨 찍어 본 것이다.


하체가 너무 빈약해서 마치 사자탈을 쓴 고양이처럼 보였다.



바냐바시 자미.


다음에서 소개된 내용으로는 여행자에게는 개방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들어갔었다.


자미답게 내부는 별 볼 것이 없었던 기억이다.



내부 사진도 찍어 뒀었네, 뭐.


어쨌든 한참 공사 중이었는데 그 때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인지도.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성 페트카 지하 교회였는데 내부가 아주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고 했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참고로 입장료가 있다.


그래서 안 들어 갔던 걸까?


사진 주변으로 볼 수 있겠지만 지하도엔 기념품점들이 가득하다.


가서 알게 된 건데 불가리아는 장미로 유명한 나라다.


기념품점들에서 장미 관련 제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마지막날 여기서 기념품으로 몇 개 집어 왔다만 시장 쪽이 조금 더 싼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