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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중국 운남성/호도협

50 중반 두 남자의 쿤밍 여행기 - 차마고도를 걷다(첫날)

by 개굴아빠 2016. 12. 1.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인 차마고도 걷기.


그 전에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최불암씨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되었던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곳이다.


리장 고성을 출발하여 2시간 정도 빵차를 타고 도착한 곳에 보이는 몇몇 익숙한 글자들.


虎跳峽(호도협), 香格里拉(향격리납-샹그릴라).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이라는 장강이 여기에서는 금사강으로 이름이 바뀌어 흐른다.



다리를 건너 차마고도의 입구로 들어서니 제법 큰 마트가 있었는데 여기서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하고 생수와 기타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한 후 다시 빵차를 타고 출발했다.



2~3분 가량 갔었나?


차마고도의 입구에 위치한 여관 비슷한 곳에 일행들의 짐을 맡기고 가벼운 짐만 챙겨서 드디어 트래킹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걷고 싶었지만 현지 투어다보니 패키지 비용에 말타기가 들어있어 말을 타야만(?) 했다.


가이드인 한스님은 그냥 걷고 나머지는 각자의 몸무게에 맞는 말을 탔다.


내게 할당된 말이 가장 크고 힘이 센 놈이라고 했었는데 내가 덩치가 큰 것도 아니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기준이 뭐야?



사진을 보니 배가 엄청 나온 아재로 찍혔있긴 하다. ㅋ


하지만 저 때의 허리 사이즈는 대략 30 정도에 몸무게는 69kg 정도?


덩치 큰 서양 애들은 탈 수 있는 말이나 있으려나 모르겠다.



뒤로 보이는 장강과 그 옆의 풍경들이 봄날의 섬진강 옆 어느 시골 마을처럼 평화롭게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간이 휴게소.


가는 길 곳곳에 있을 줄 알았더니 여기 한 곳이 전부였다.


아마 비수기라 그런가보다.



1시간 여 말을 타고 가니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나 다 찍는다는 이 옥수수 사진으로 유명한 나시객잔.


이곳은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다 가는 곳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묵을 수도 있다.



표고버섯 볶음, 계란 토마토 볶음, 청경채 볶음, 감자 볶음, 오이 무침, 돼지 갈비(였나? 여하튼 돼지고기 요리)였었는데 모든 요리가 다 맛이 있었다.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이 들리는 곳이다보니 중국 특유의 향채들을 넣지 않거나 소량만 넣어 먹기에 무난하게 만든 듯하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다시 말을 타고 차마고도를 오르기 시작했다.



나시 객잔에서 조금 더 가면 유명한 28밴드를 만나게 된다.


양의 내장처럼 구불구불 굽어있는 길을 구절양장이라고 하고 우리 나라의 속리산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건 9번 정도가 아니라 무려 28번 굽어있는 길이다.


경사가 그만큼 급하다는 얘기다.


오르다보면 굽이마다 숫자가 적혀있다.



조랑말을 타고 오르다 말이 너무 힘들어 가는 것 같기에 마부에게 내려서 걸어 올라가겠다고 하고는 가이드 한스님을 따라 걸어 올라가고 있었는데...... 헐...마부가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내가 타고 갈테니 내리라고 할 수도 없고...... ㅠㅠ


그렇게 28밴드를 올라서면 약 2시간 가량의 말을 타고 오르는 길은 끝이 난다.


수고한 마부들에겐 팁 10원씩.


마부들도 돌아가고......


그리고 만나게 되는 풍경.



그리고 어김없는 점프샷.


가이드 한스님 왈, 여기서 점프샷 찍다가 발 헛디뎌 못올라온 사람이 약 7.5명이라고......



그리고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트래킹.



위에 사진은 솜다리, 그러니까 에델바이스 느낌이 나기는 하는데... 여하튼, 여러 가지 풀꽃들과 나무들을 만나며 2시간 가량을 걸어 내려가면 저 멀리 객잔 하나가 보인다.


이날 숙소인 차마객잔.



숙소는 그런대로 깨끗한 편이었는데 따뜻한 물이 나오질 않았다. ㅠㅠ



저녁 식사로는 오골계 백숙.


닭이 꽤나 맛있었다.



그리고 한스님이 준비한 초코파이 케잌으로 차려진 조촐한 생일 파티.


가족들의 축하 없는 생일이지만 차마고도 어느 조용한 객잔에서 생일을 맞는 것도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일이다.


자다 잠이 깨어 혹여 깨끗한 하늘을 볼까 싶어 나가 보았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다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