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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스리랑카

멀고 먼 땅 스리랑카

by 개굴아빠 2020. 4. 15.

 

[ 부산 출발 중국 동방항공의 스리랑카 콜롬보행 비행기 정보 ]

ㅇ 여정: 부산 - 상해 - (쿤밍) - 콜롬보

ㅇ 소요 시간: 약 30시간 ㅠㅠ

ㅇ 항공료: 1인 약 70만원

- 인천에서 콜롬보 가는 직항(대한항공)은 비슷한 시기에 항공료가 100만원임.

  시간 여유 있으면 환승, 돈 많으면 직항은 진리

 

 

지난 여름 코카서스 3국을 갔을 때 알마티에서 만난 사람들 중 친한 친구와 함께 다니는 여인 두 사람이 참 부러웠다.

 

그래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슬쩍 던져 봤더랬지.

 

"야, 뉴질랜드 같이 안갈래?"

 

"힘들 건데...... 운전 중이라 나중에 얘기하자."

 

그러고 며칠 후 집 옥상에서 친구와 후배 불러 바베큐 모임을 하다 여행 얘기가 이어지던 중 같이 가는 것으로 의기 투합.

 

그런데, 뉴질랜드는 제대로 된 트래킹을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

 

그 외에도 챙겨야할 것들이 많아 다른 곳으로 선회.

 

"그래서, 내가 챙겨 봤거등. 베트남 달랏, 나트랑 어때?  거기서 빈둥거리며 휴양하고 오는 거."

 

"음...... 글쎄다."

 

"그러면...... 어디로 하지?"

 

......

 

"스리랑카는 어떻겠냐?  며칠 전 살펴 보니까 뱅기도 그리 안 비싸고 이런 기회 아니면 가기 안쉬운 동네일 거고."

 

"콜!"

 

그렇게 해서 술 잔뜩 마신 50대 후반 남자 둘이 스리랑카 행이 결정이 된 거다.

 

친구와 대략 맞춘 일정을 참고하여 1월 2일 출발, 1월 18일 귀국 비행기로 티켓팅부터 했다.

 

비행기는 악명 높은 goto gate를 통해서 했는데 일정을 바꿀 것이 아니라면 이것도 나쁘지 않다.

 

여정 중에서 첫 날 쿤밍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하는 것이 있긴 한데 나야 뭐 공항 노숙에 이골이 난 거고 친구에겐 배낭 여행의 이런저런 면들을 경험시켜주고 싶은 것도 있었고 친구도 그런 생각이 있었던 모양이라 이것도 그냥 ok.

 

그리고, 귀국 길에 중국을 한 번도 안 가본 친구에게 스톱오버를 이용해 상해를 구경시켜줄 수도 있으니 배낭 여행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거의 전부를 선물해 줄 수 있는 비행 스케줄이라 나름 괜찮은 것으로 생각된다.

 

시간이 한 달 이상 남아 천천히 일정표를 만드려고 했더니 자유 여행과 또 배낭 여행이 처음인 친구가 내가 사용하는 일정표 샘플을 달라고 해서 줬더니......

 

열흘 정도 후 세부 일정을 내가 짜는 것보다 열 배는 더 자세하게 짠 일정표를 보내온 것이다.

 

하기야, 요즘은 세부 일정을 짜는데에는 조금 게을러진 면이 많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을 거다.

 

그렇잖아도 친구에게 자유 여행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전수(?)해주려고 마음 먹기도 했던 건데 일정표를 보니 이번에는 내가 그냥 따라만 가면 되는 여행이 되어 버린 거다.

 

룰루랄라~~~ 거리다보니 어느새 출발일.

 

공항에서 체크인하며 사진 한 컷.

 

 

이 사진을 찍고난 후 우리 뒤에 있던 아가씨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혼자서 ABC 트래킹을 간다며 조금 흥분이 된 듯해 보여 푼힐까지 갔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히말라야 트래킹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비행기 스케줄도 쿤밍까지는 같은 터라 잠깐의 동행(?)이 되었다.

 

체크인 후 게이트 옆에서 기다리다 출발 기념으로 친구와 맥주를 한 잔 할까했더니 근처에 그 아가씨가 보여 함께 하자고 했더니 기다리는 시간이 무료했던지 흔쾌히 응해 주었다.

 

시원한 맥주로 여행 출발을 축하하고 서로의 멋진 여행을 기원해준 후 함께 비행기를 탔는데 여기서부터 콜롬보까지 약 30시간 정도의 멀고먼 여정이 시작되었다.

 

부산을 출발한 동방 항공 여객기는 상해 공항에 정시 도착을 했고 환승 시간은 세 시간 가량이라 여유는 있는 편이었다.

 

다만, 기내식은 닭모이 비슷했고 알콜은 서ㅏ비스가 되지 않았다.

 

비행기 타기 전에 맥주 안 마셨으면 많이 서운했을 듯.

 

상해에서 환승하는 절차는 제법 복잡했다.

 

지문 등록부터 하고난 후 파란색 종이에 환승 관련 내용을 적고 환승할 비행기 정보가 적힌 프린트물 주는 것도 미리 챙겨야 하고......

 

시간 여유가 있어 망정이지 두 시간 정도였다면 조금 긴장될 정도로 시간이 걸렸다.

 

상해에서 쿤밍까지는 3시간 45분인데 국내선이라 그런지 저녁 비행기인데도 식사를 주지 않는다.

 

이러면, 대략 낭패인데......

 

닭모이 같은 기내식으로는 저녁 해결이 안되잖아.

 

 

자정을 5분 넘긴 시각에 쿤밍 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함께 한 아가씨는 공항 근처의 숙소를 예약해 두었고 픽업이 올거라고 한다.

 

우리는 귀국길에 상해에서 무비자 입국 예정이라 중국에서는 2회 무비자 입국이 안되기 때문에 쿤밍에서는 공항 밖으로 나갈 수가 없을 거라 판단하고 공항 노숙을 결정한 건데 알고보니 상해에서 쿤밍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 이미 중국에 무비자 입국을 한 거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우리도 쿤밍 공항 근처의 숙소를 구해서 그곳에서 밤을 보냈어도 된다는, 즉 공항 노숙을 하지 않아도 됐었다는 얘기다.

 

어쨌든, 위안화가 있어야 뒷날 아침이라도 먹을 수가 있어 환전을 하려 했더니 환전소는 이미 문닫았고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수수료가 헐......

 

뒷날 알고보니 공항 환전소에서도 환전시 60위안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었다.

 

택시 기사가 눈탱이 치려던 게 아니었던 거다.

 

쿤밍 공항에서는 거의 영어가 안 통하기 때문에 정보를 알아볼 방법이 없어 좀 헤맸다.

 

픽업을 온 기사에게 번역앱으로 우리에게 어떻게 해서든 도움을 주려던 아가씨를 태워 보내고 난 후 미리 검색해 둔 정보를 바탕으로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역시나 늦어서 그런지 노숙할만한 공간이 거의 없었다.

 

조금 있다보니 등받이가 불편하다는 의자에 자리가 났기에 자는둥마는둥 눈을 붙였다.(중국애들 목소리 큰 건 답 없음. 밤새 떠들더구만.)

 

아, 여담인데 쿤밍 가기 전 노숙 정보 검색하다보니 지하 3층에 제법 괜찮은 의자가 있긴한데 어쩐 일인지 등받이가 불편하다는 얘기들이 많이 있었다.

 

이 의자인데 이거 딱 봐도 감이 오잖아, 안마의자니까 당연히 안마볼이 등받이쪽에 있고 그러니 불편하지.

 

그래도 이 의자가 괜찮긴 하다.

 

새벽에 눈을 뜬 후 아침을 해결해야겠기에 환전부터 하려니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어마무시한 수수료를 달라고 한다.

 

100달러 환전하면 약 700위안인데 거기서 60위안이 수수료라니.

 

차라리 ATM이 낫겠다 싶어 찾아보니 잘 안보이는 구석에 있었다.

 

1000위안을 찾고나서 통장을 확인해보니 약 17만원 가량이 빠져 있었다.

 

응?  이거 수수료는커녕 거의 은행 환전 수준이잖아.

 

그렇다, 쿤밍에서는 ATM에서 인출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것이다.

 

돈도 있겠다, 밤새 쫄쫄 굶었으니(?) 아침 식사를 하러 가서 국물있는 면요리 하나씩을 먹으니 해장 비슷한 느낌이 괜찮았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커피를 한 잔 했는데, 지난 번 코카서스 여행에서 커피가 너무 고팠던 기억이 있어 가져간 드리퍼와 미리 갈아서 가져간 원두커피를 이용했다.

 

공항에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는 정수기가 있는데 컵이 없어 어떻게 할까하다 맥도날드가 보이기에 그리로 가서 손짓발짓으로 종이컵을 얻을 수 있겠냐고 하니 어떻게 뜻이 통했는지 종이컵을 하나 주기에 그것으로 핸드드립을 해서 친구와 커피를 나누어 마셨다.

 

공항에서 드립 커피라니...... 별 짓 다한다. ㅋ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양치질도 하고 밀어내기도 한 후 지하 3층에서 다시 빈둥거리다 점심으로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세트를 각각 하나씩 먹은 후 콜롬보행 비행기를 타러 갔다.

 

체크인을 한 후 게이트로 가다보니 전날 만났던 아가씨는 카트만두행이었지만 비행 스케줄이 비슷하여 다시 만날 수 있었기에 잠깐 인사를 나누고 연락처를 받은 후 만만치않은 5시간 30분의 비행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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