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 서유럽/스위스

그린델발트 트래킹, 꼭 가 봐, 두 번 가 봐.

by 개굴아빠 2017. 11. 18.


아침에 일어나 짐을 챙겨 인터라켄에서 그린델발트로 이동했다.


굳이 그린델발트로 이동한 것은, 어떻게 보면 내 삶의 지표였던 외삼촌(자유여행가로서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아실만한 분이다, 한비야 정도는 명함도 못 내미는. 1990년대에 이미 200개국 가까이 다니셨던 것으로 기억된다.)의 조언이 컸다고도 할 수 있고 어쩌면 내 나름대로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채울 수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음...... 자세한 것은 통과.



인터라켄의 숙소에서 인증샷을 찍은 후 그린델발트로 이동했다.



운전을 전혀 하지 않던 동생이 운전대를 잡았다.


얼마 운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유럽에서 운전을 해 보았다는 얘기를 남겨야 하기 때문이겠지.


여행이란 것이 그걸 위해서 가는 거잖아, 새로운 경험.


이 글을 읽는 이 중의 누군가가 늘 얘기하는 "평소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 보는 것".


어쨌든, 나를 그린델발트로 향하게 한 것은 그것이 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 시작 전에 외삼촌께 어쩔 수없이 조언을 구했어야만 했다.


비행기 티켓도 다 끊고 나서 가족들에게 얘기했더니 여행을 함께 한 여동생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반대를 하는 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푸켓 여행에서 어머니께서 배앓이를 하셨고 그 때문에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조금 고생을 하셨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그보다 더한 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라는 것은 나도 안다만......


그래서 다른 가족들이 전문가인 외삼촌이 분명히 반대하실 거라고 짐작하고는 외삼촌의 의향을 여쭤보라고 한 거다.


그래서 외삼촌께 조언을 구했더니 외삼촌의 첫마디가 무조건 OK.


외삼촌 연세가 지금 여든이 거의 다 되셨는데 같이 다니시는 분들도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많으시지만 전혀 문제 없다고.


그러니 건강하신 어머니 상태로는 아무 문제 없을 거라는 거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며칠 후 외삼촌께서 전화를 하셔서는 어머니한테 힘들거니 가지 말라고 하셨다.


아마도 혹시라도 어머니께 문제가 생기면 외삼촌께서도 부담을 가지셔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그러셨을 거라는 것이 짐작되었기에 여행을 강행할 수 있는 버팀돌이 되었다고나 할까.


여하튼, 외삼촌께서는 스위스를 가면 융프라우는 거의 안간다고 하시면서 그린델발트를 적극 추천하셨다.


그래서 그린델발트로 무조건 고고.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피르스트는 first 즉 첫째이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뜻인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여하튼 첫째 봉우리라는 것은 맞다.


우리는 트래킹이 목적이었으므로 올라가는 것은 케이블카, 내려가는 것은 도보... 였으므로 올라가는 것만 티켓팅을 하려했...나 잘 모르겠다, 여하튼 비용은 그게 그거.



페달 없는 자전거인데 뭐라 그러더라?


여하튼 동생과 조카는 저거 타고 내려왔다.


트로티 바이크라는 이름이네.



여기가 케이블카로 갈 수 있는 제일 높은 곳이다.



알프스에서의 트래킹은 캐나다 단풍 숲에서의 자전거 하이킹 다음으로 가는 버킷 리스트였다.


탁 트인 풍광 그리고 들꽃들.



스위스 어느 언덕이나 전 꽃들이 피어 있을 거라고?


몰러.


여하튼 폭풍의 언덕이나 제인 에어 같은 소설에 보면 그 동네의 여러 들꽃들에 대한 묘사가 나오긴 하는데... 아, 거긴 영국이구만.


여하튼, 그냥 가 봐.


꽃 많아, 즐길만큼 아니 그 이상 들꽃들 많아.



동영상 잠깐 보면 이 느낌의 100분의 1이라도 느낄 수 있으려나?



그래서 할메도 이런 꽃반지 하고



새파란(?) 젊은이도 머리에 꽃 꽂은 광녀가 된다는......



알프스에선 알프스 맥주.



설정샷 하랬더니


엄마나 딸이나......



흐이그......


엄마나 딸이나, 그 딸의 딸이나...... ㅎㅎ


이런 사진이 남는 거지.


도중에 두 개의 정류장이 있는데 전구간 티켓을 끊으면 어디서든 내렸다 타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막 걸었다.


지치면 다음 정류장에서 타면 되니까.



그린델발트 숙소의 주인 할머니가 제일 높은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바로 밑의 정류장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은 걸릴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내려서보니 20분 정도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냥은 절대로 못걸어 내려간다.


스위스는 정말로 축복받은 나라다.


20분이면 내려가는 거리를 거의 두 시간에 걸쳐 내려가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아까웠으니까.


직접 가보라.


한 구간을 걸어내려간 후 다시 한 구간을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 다음 중간 지점에 내려 피크닉을 즐겼다.


스위스 소고기가 정말로 맛있다는 것을 전날 샌드위치를 통해 느꼈기 때문에 아침에 Qoop에 가서 다시 소고기 샌드위치와 음료, 과일을 사서 갔기 때문에 간단한 피크닉이 될 수 있었다.



bort 라는 중간 정류장에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았다.


적극 추천.


그리고 동생과 조카는 트로티 바이크 타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면서 찍은 사진인데 조카가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끌고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둘 다 후회막심이겠구나, 내려가는데 한참 걸리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머니와 함께 둘이서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간 후 근처 식당에 들러



커피를 시켜드렸다.


비엔나커피였나?



좀 있으려니 의외로 빨리 동생과 조카가 내려왔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재미가 있었단다.


그 다음에는 스위스의 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건너편 마을로 무작정 차를 몰고 갔다.



내비에서 뭐라 그러든 상관없이 무조건 위로 위로......


렌트의 장점이 이런 거니까.


그린델발트 구경 후에는 숙소로 이동하여 체크인 후 정원에서 휴식을 가졌다.


숙소의 정원에서 맥주 마시는 사진이 있었는데 어딨는지 못 찾겠음.


저녁은 치즈 퐁듀와 스테이크를 먹으려고 했는데 숙소의 주인 할머니가 한국인에게는 퐁듀가 좀 많이 짜고 안맞다는 평이 많다고 해서 그냥 쿱에서 쇠고기를 사서 스테이크를 해먹었다.


4인 가족인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1박 요금이 25만원 정도였는데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하면 최고 비싼 금액이었다.


그런데, 그게 스위스에서는 나름 상대적으로 가장 저렴한 금액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숙소는 거의 도미토리와 비슷했다는 점. ㅎㅎ


여하튼, 숙소에는 주방이 있고 거기서 요리도 가능했는데 숙소에서 준비해둔 기본 양념도 있고 먼저 지나간 사람들이 남겨둔 요리 재료도 있을 수가 있어 도움이 된다.


냉장고에는 와인이 있고 기본적으로 후추와 소금은 있으니 이건 완전 스테이크를 해먹기에 필요 충분한 조건이 완성이 되어 있는 것.


기차역 옆의 쿱으로 가서 쇠고기를 사서 와인에 절이고 후추와 소금으로 밑간을 한 후 주방에서 센 불에서 3분, 약한 불에서 1분의 룰을 지켜 후라이팬으로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역시 기대했던 것만큼 맛있었는데 동생 얘기로는 인생 스테이크였다고. 지금도 가끔 얘기할 정도.


결론 : 스위스 소고기 엄청 맛있음.


참, 쿱에서 인도쌀로 만든 햇반 비슷한 것이 있어 사봤는데 맛있었다.


안남미였지만 찹쌀이 섞인 것이었는지 찰기도 있었고 구수한 것이 먹을만했다.


아쉽게도 사진이 없넹.



'2016 서유럽 > 스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 여행 최악의 날  (0) 2017.12.04
다시 인터라켄에서  (0) 2017.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