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은 딱 질색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 서유럽은 패키지로 다녀왔었다.
준비에 쓸 시간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는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우리 가족에게 패키지는 맞지 않았다.
유럽의 방대한 유적지들을 핵심만 찍어 다니는 것이다보니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가이드로부터 체계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패키지다보니 여행 경로를 짠다든지 교통편을 구한다든지 숙소를 알아본다든지 하는 번거로운 일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 큰 장점이기는 하지만 패키지는 역시 패키지다.
한 번 밖에 가지는 않았지만(두 번 갈 필요는 없는 여행이기도 하다.) 서유럽 패키지를 직접 가 본 경험과 여행 준비를 하면서 인터넷에서 습득한 정보들을 종합하여 서유럽 패키지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초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1. 여행 경로
국내 여행사들이 내놓고 있는 12일 안팎의 서유럽 6개국 패키지 여행은 대부분 아래 지도의 코스를 밟게 된다.
프랑크푸르트에서부터 출발하여 런던에서 귀국하게 되거나 그 반대이거나 움직이는 경로는 아래와 완전히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2. 옵션 관광
저가 여행의 경우 대부분 옵션 관광에 대해서는 적어놓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가 여행에서 가이드가 가질 수 있는 수입의 많은 부분이 옵션 관광에서 오는만큼 유럽 도착 후 조금만 있으면 옵션 관광에 대해 가이드가 언급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선택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옵션을 선택하게 되면 돈을 더 내고 조금 더 고급스런(?) 내용의 투어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 경험할 수 있는 저렴한(?) 투어가 생략되게 된다.
예를 들자면, 독일에서는 고성 투어가 옵션인데 선택을 하게 되면 디즈니랜드의 모델인 백조의 성을 포함하여 하이델베르크 고성 안에 입장하여 성을 살펴보게 되는데 이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하이델베르크 고성을 밖에서 보고나서 괴테가 걸었던 산책로를 걷는 시간이 있고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 스와로브스키 매장을 둘러볼 수 있게 된다.(물론 이건 스와로브스키 컬렉션 관람을 빙자한 쇼핑이기는 하지만 볼만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또, 이탈리아에서는 카프리섬 투어가 옵션인데 이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나폴리의 계란성을 둘러볼 수가 있는 그런 식이다.
3. 숙소와 음식의 질
숙소는 모두 우리 나라의 장급 여관 수준이거나 그 이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식은 저가 여행이냐 아니냐에 따라 차이가 좀 난다고 하는데 저가 여행이라고 하더라도 각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들을 먹어볼 기회는 주어진다.
다만, 그 음식의 수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4. 관광 내용
이게 가장 불만이다.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정해진 스케줄에 의해 움직여야 하며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나 여기 왔었네라."하는 사진 찍기가 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포로 로마노나 콜로세움에 들어갈 시간이 없다든지 영국의 몇몇 유적지에서는 말 그대로 사진 찍는 시간 5분 정도만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수박 겉핥기 식의 투어가 좀 있다는 얘기.
하기야 어떻게 보면 꼭 들어가보아야 하는 곳은 그래도 들어가는 편이니 너무 불만을 가지기는 좀 그렇긴 하다.
5. 가이드
많이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10여일 동안 함께 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제각각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모인 여행팀에서 전체를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으니 여러가지의 클레임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고 여행객의 안전에도 주의해야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적절한 안내 멘트도 끊임없이 해야 하니 말이다.
프랑스에서 저녁에 숙소에 다른 팀의 가이드와 우리 팀의 가이드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잠시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 팀의 가이드(48세 남)도 아주 정직하면서도 성실한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팀의 가이드(40 초반 여)도 아주 성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가 여행을 택했다면 너무 고객의 입장만 내세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대부분의 가이드들은 여행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쓰고보니 패키지 여행도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사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게 다시 패키지를 갈 거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N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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