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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서유럽/오스트리아

잘츠에서 생긴 일 - Sound Of Music Tour

by 개굴아빠 2017. 9. 12.


기상 후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뮌헨에서 잘츠까지는 두 시간 가량 걸렸다.


숙소인 에코스위트 호텔에 체크인은 할 수 없었지만 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예약할 수 있었다.


성인 42유로, 아동 21유로.


시간이 남았으므로 동생이 가고자 했던 스왈롭스키 매장을 구경하러 갔다.


인근에 차를 대려고 했지만 댈 곳이 없어 조금 먼 곳에 차를 대고 조금 복잡한 경로를 따라 매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매장으로 향하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어디서 본 듯한데......



아하, 게트라이드 거리!!!



상점들의 특이한 간판들이 인상적인 거리이다.


옛날에 글을 모르는 평민들을 위해 가게의 특징을 나타내는 아이콘(?)으로 가게 간판을 만든 곳.


거리 구경도 재미있지만 이곳은 모차르트와 관련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유명하다는 샌드위치 2개를 사서 맛을 보았는데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정도랄까.


점심 식사를 어디서 해결하나 고민하다 거리의 거의 중간 정도에 있는 시푸드 전문점으로 무작정 들어가 대충 시켰는데 이게 또 맛이 나쁘지 않네.


식사 후 2시부터 시작하는 투어에 합류하였다.


영어 설명이 있는 투어였는데 내 영어도 엉망이긴 하지만 나조차도 알아듣기 쉽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가이드가 설명을 시작했다.


'하~~ 이거...... 느낌이......'



농담도 섞어가며 나름 재밌게 설명을 하긴 하는데 이거 알아듣는 게 절반 넘을듯말듯이니...... ㅠㅠ


이미 동생은 창밖에만 관심을 두고 있고 어머니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셨다.



처음으로 버스를 내린 곳은 저택을 촬영한 호수.


폰트랍 대령이 백작부인과 함께 저택으로 오던 날 아이들이 마리아와 배를 타고 귀가(?)하다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는 곳이다.



이곳이 저택의 뒤쪽인 호수와 접하는 곳이다.


하지만, 영화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저택은 앞과 뒤가 각각 다른 저택이다.



이 집이 폰트랍 대령의 집 정면 부분을 촬영한 집.


그 다음으로 버스가 멈춘 곳은 헬부른 궁전.


여기에서 황당한 일이 생겼으니......



대령의 큰 딸 리즐과 독일군 편이 되고 마는 리즐의 연인인 프란츠가 사랑을 속삭이던 가제보.


원래의 자리에서 이곳으로 옮겨두었다고 한다.



헬부른 궁전.


이곳을 느긋하게 구경하고 있는데 집사람에게서 보이스톡이 왔다.


"갱이가 떨어졌어. 많이 다쳤나 봐.  ㅠㅠ"


참고로 갱이는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중 숫냥이.


"아니, 어디서?  얼마나 다쳤는데?"


"몰라, 거실 창문에서 밖으로 떨어졌는데 지금 옷방 구석에서 나오질 않고 있어. ㅠㅠ"


4층에서 떨어졌으니 아무리 고양이라지만 충격량이 만만찮을 것이다.


그런데, 황당한 일은 이것이 아니라......


어쨌든 집사람을 안심시키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려주고 나서 버스를 내렸던 곳으로 갔더니......


버스가 없다.  헐.



완전 노답인 상태다, 동생의 웃도리도 차 안에 둔 상태니.


혹시나 해서 헬부른 궁전의 안내 데스크에 문의를 해봐도 잘 모르겠단다.


다행히 구글맵으로 확인해보니 근처에 도심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버스 티켓 끊는 곳도 없어 그냥 타고 가서 내릴 수밖에, 절대 고의로 무임승차한 것 아님.


버스를 타고 투어버스가 출발한 곳에 가서 여차저차해서 투어버스를 놓쳤는데 옷을 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시각을 가르쳐 주었다.


혹시나 해서 환불을 받을 수는 없느냐고 물어보니 절반을 환불해주겠단다.


어차피 나말고 다른 가족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투어였으니 어떻게 보면 오히려 잘 된 셈이랄까?


투어버스가 올 시간까지 바로 옆에 있는 미라벨 정원을 구경하기로 했다.



여긴 뭐라고 찍어 놓은 곳인지 모르겠다.



아이들끼리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역시나 함께 잘 논다.



미라벨 정원에서라도 사운드오브뮤직 기분을 내어야지.


그래서 도레미송에 나오는 터널 안에서 뭘 했냐면......



이... 이렇게 난동을 부린 건 아니고......


도레미송을 부르며 좀 뛰었더니 터널 옆의 벤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씨익 (비)웃어 준다.  ^^;;


그래봐야 지들이 날 아는 것도 아니고...... ㅎㅎ



미라벨 정원을 구경하고 나서 되돌아온 투어 버스에서 동생의 옷을 찾은 후 게트라이더 거리를 조금 더 여유있게 구경한 후 식사를 하러 갔다.


구글맵에서 검색한 gasthof goldgasse 란 식당인데 먼저 와서 식사를 하던 한국인들의 추천에 따라 스테이크와 치킨, 샐러드, 어린이용 파스타를 시켰다.


102유로.


모든 음식이 아주 맛이 있었다, 친절함은 물론 말할 것도 없고.


아주 품격있는 식사를 마친 후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했다고 일지에 기록이 되어 있는데...... 그러면 렌터카는 어떻게 된 거지?


일년이 넘은 일이다보니 기억에 아예 없는데 빨리 마무리 해야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