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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하, 프리힐리아나

by 개굴아빠 2019. 4. 18.

한인 민박의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네르하로 향했다.

네르하는 유럽의 발코니라고 불리는 곳이다.

스페인의 왕인 알폰소 12세가 처음 보고 풍광에 반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베니스의 산 마르코 광장은 유럽의 응접실이라고 불리우니 이제 유럽의 안방만 점령하면 되는 건가?

숙소에서 sn1 버스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가 시외 버스를 탔다.

지도상으로는 대략 1시간이면 갈 것 같은데 가는 길이 제법 구불구불해서 버스가 속도를 많이 못내는 관계로 10시 15분에 출발한 버스가 12시가 넘어서야 네르하에 도착했다.

네르하 갈 때는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지중해가 왼쪽편으로 펼쳐지니 아무래도 버스 왼쪽에 앉는 편이 좋을 것이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은 특히 겨울에 볼 만 하다고 한다.

버스가 안 들러서 패스...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패스.

 

네르하에 도착하면 어디로 갈지 대충 보면 감이 온다.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모든 관광지가 그렇듯이 사람이 많이 오가는 방향이 목적지이니까.

그게 아니면 그냥 바다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네르하의 길거리 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에는 스페인의 따가운 햇볕을 막을 수 있는 하얀가림막이 쳐져 있는데 이것이 파란색의 하늘과 어우러져 제법 멋진 그림을 만들어 낸다.

파란 하늘을 예쁘게 찍으려면 해를 등지고 찍어야 하는데 해가 머리 위에 있는 한낮에는 아무래도 썩 예쁜 그램은 나오질 않는다, 발로 찍어 그럴지도...... ^^;;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걷는 거리가 조금 된다.

햇볕도 강하고 덥기도 덥고......

저 멀리 둥근 모양의 광장이 보이기는 하는데 거기까지 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질 않는 날씨다.

그래도 이곳이 유럽의 발코니라는 곳이니 등짝에서 고기 타는 냄새가 날지언정 인증샷은 찍어야지.

절벽 좌우측으로는 지중해의 해변이 펼쳐져 있다.

왼쪽편은 칼리온다라는 이름의 해변인데 이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그나저나 이럴 땐 햇볕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사람을 태워 죽일듯한 더위.

까뮈의 '이방인'이었던가, 그 소설 속의 주인공도 햇볕이 뜨거워 총을 쐈을 뿐이라고 했었으니 말이다.

자칫했으면 절벽 아래 바다로 바로 뛰어들 뻔.

얼른 그늘로 피한 후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이탈리아의 젤라또 이후로 유럽에서 처음 산 아이스크림일 가능성이 크다.

이것도 그냥 줄줄 흘러내리고 만다. ㅠㅠ

 

서둘러 프리힐리아나로 향했다.

네르하에서 프리힐리아나를 왕복하는 버스도 시간대가 있으니 잘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둘러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13시 30분 버스를 타고 15분 가량 이동.

버스에서 내려 무엇을 어떻게 보나 고민하는데 마을 안내소가 보였다.

지도를 하나 받아들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프리힐리아나는 스페인의 여름에 맞는 아주 예쁘고 하얀 마을이었다.

사진 감상 타임.

아, 쏘리, 이건 사진 감상용 아님.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현지인이 추천해 준 식당으로 갔다.

노오란 사프란 색이 맛깔나게 보이는 빠에야와 눈으로만 봐도 시원하게 보이는 샹그리아다. 오오!!!

표정 보면 맛이 어땠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폭망했다. ㅠㅠ

마을 풍광이나 감상하자.

이 사진은 v20의 전문가 모드로 노출을 높여 하얀색을 강조해서 찍은 것이다.

폰에서 보면 아주 예쁜데 컴터 화면에서는 영 아니네. ㅡㅡ;;

성당이 있으니 잠깐 눈팅하고 방향을 돌려 버스 주차장쪽으로 걷기.

3시간 가량 마을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난 후 다시 네르하로 향했다.

4시 30분 버스를 탔으니 5시 전에 도착했지 싶다.

마트에서 선블럭 크림과 자두 두 개, 복숭아 하나, 칫솔을 구입한 후 다시 유럽의 발코니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벽 왼쪽의 해변이 목적지.

오랜만에 지중해 바다에 발 담궈 봐야제.

물은 맑다.

자두와 복숭아로 갈증도 해결하고 배도 채우고.

자그마한 성당이 있어 또 들리고.

7시 버스를 타고 그라나다로 향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에서 가까운 타파스 거리에 갔더니 그곳이 대성당 인근보다 훨씬 분위기도 좋고 가격도 저렴했다.

맥주 두 잔에 무료 타파스 두 개, 하나는 거의 식사 수준. 각 2.3유로

저녁 늦게 들어오니 침대 위에 아침에 먹을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빵 네 개와 바나나 하나, 그리고 주스 하나.

새벽에 기차를 타야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