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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스리랑카/엘라

나인 아치스 브릿지

by 개굴아빠 2020. 7. 3.

 

[ 나인 아치스 브릿지 정보 ]

ㅇ 식민지 시대에 기차로 차를 운반하기 위해 만든 아홉 개의 아치가 아름다운 다리.
ㅇ 엘라 시내에서 도보 또는 버스로 이동하여 20분 가량 걸어가야 함
ㅇ 하루에 다섯 번 정도 기차가 지나가며 운이 좋으면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음.

 

엘라에서 나인아치스 브릿지 입구 버스 정류장까지는 걸어서 갈만한 거리이긴 하지만 거기서도 더 걸어가야하고 또 도로 사정도 좋아 보이지 않는데다 둘 다 아침부터 다녀온 립튼 시트와 9호선 지하철 못지않은 기차 여행에 지쳐 있기도 해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나인아치스 브릿지로 가는 버스는 도시 아래쪽 방향으로 조금 걸어 가면 나오는 삼거리의 노란 쉼터(? 위 사진) 앞에서 타면 되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잘 오지 않았다.

 

힘들게 탄 버스는 도심(?)을 벗어나 두어 군데에서 사람들을 싣고 내린 후 우리를 버스 정류장에 내려주었다.

 

버스를 내려 표지판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작은 가게가 나왔는데 세상에나... 패션 프루트 주스를 팔고 있었다.

 

이 시기(겨울 시즌)에 패션 프루트라니.

 

그렇잖아도 열대 과일에 목말랐던 터라 들어가서 한 잔을 시켜 마신 후 다시 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길이라 짐작되는 곳으로 걸어 갔는데 의외로 좀 험했다.

 

나오면서 보니 길을 잘못 들었던 듯한데 그 길을 가면서 만난 현지 젊은이들과 얘기도 좀 나누고 하다보니 내리막이 나왔고 저 멀리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이게 뭐람.

 

어디 시골 장터도 아니고......

 

 

사진을 찍기 좋은 위치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는데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만 나와도 괜찮다.

 

그 위치가 사진 찍기에는 가장 좋은 위치인 것 같다.

 

 

경사 급한 비탈 길을 내려가며 괜찮다 싶은 곳에서는 계속 셔터를 눌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비가 오는 날이나 그 뒷날에는 다리 구경은 무리겠다 싶다.

 

길이 전혀 포장이 되어 있지 않으니 저 비탈길을 비온 날 또는 흙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걸어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거다.

 

 

 

 

다른 처자들이 다리 난간에 앉아 사진을 찍는 것을 친구가 보더니 자기도 저렇게 찍어 달라고 해서 찍기는 찍어주었다만 되도록이면 안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글을 쓰는지금도 다리의 높이를 생각하니 후덜덜하다.

 

 

이렇게 저렇게 사람이 별로 없는 장면을 잡아 사진 찍기 놀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 멀리 터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소란스러워졌다.

 

뭔가싶어 바라보니......

 

헐...... 기차다.

 

시간이 안맞아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기차가 오고 있었다.

 

 

다리에 사람이 워낙 많아 사진 찍기에는 별로였지만 그래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기차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으니 이 정도면 된 거다.

 

여행이란 예상과는 다른 만남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이 즐거운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것 아닌가.

 

 

기차가 지나가는 행운을 얻었던 덕분에 아주 만족스러웠던 다리 구경을 마치고난 후 다시 엘라로 갈 때는 걸어서 갔다.

 

리틀 아담스 피크로 가는 길이 근처에 있다기에 그쪽으로 향하다 일정에 여유가 충분히 있다싶어 뒷날 가기로 하고 숙소로 되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저녁에 숙소에서 내려가 맥주를 한 잔 마시려고 했더니 가게마다 하는 얘기가 풀문 데이라고 술을 안 판단다. ㅠㅠ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지.

 

다니다보니 Chill 맞은 편의 Ice Cube 라는 레스토랑에서는 대놓고 술을 팔고 있었다.

 

가장 핫하다는 Chill 레스토랑은 길가의 좌석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지만 안쪽으로 들어가 뒤쪽으로 가서는 마실 수 있다고 했고 그 외 거의 모든 레스토랑이나 카페 또는 자그마한 식당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길거리 바로 옆 좌석에 이미 맥주병이나 생맥주잔이 놓여져 있었다.

 

여행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스리랑카식 불문률이 이곳에서는 조금씩 희미해지나 보다.

 

어쨌거나 우리에게는 좋은 것이고 또 원하던 바라 Ice Cube로 들어가 안주와 맥주를 시켰다.

 

 

주방장 특선 요리라는 것이 보여 그것을 시켰더니 맥주 마시기에는 그만이다.

 

닭고기, 소시지, 해물, 채소를 아주 맛있게 볶아 철판에 서빙을 해주었는데 맛도 맛이지만 양도 둘이서 먹기에 충분했다.

 

가격도 나름 착한 편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술을 맛있게 마시고 숙소로 되돌아가는데......

 

하, 웬만하면 언덕 위의 숙소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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